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1월

세상을 살아가면서 훌륭한 철학자를 만나 인생을 배우면서 사는 것이 인생을 즐겁고 풍성하게 사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주의가 심한 나에겐 그런 사람이 쇼펜하우어였고 그가 쓴 글과 이야기들을 들으며 세상을 사는 데 중요한 지표로 삶고 있다. 인생을 더 살찌우는 기분이었고, 그의 말대로 행동하는 것들이 ‘맞는 방향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 흔들리지 않는 방법이었다. 나에게 그런 철학자인 쇼펜하우어 관련서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내리며 쇼펜하우어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기분이 묘하다. 뭐랄까 나만 알고 있는 실력파 언더그라운드 가수가 갑자기 대중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분이랄까. 그가 요즘 세대에게 열풍을 만들어낸 이유는 뭘까?

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소개하며, 그의 책을 읽을 때 쇼펜하우어의 의미 있는 철학을 재미있고 아름다운 글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삶을 괴로움과 고통의 연속인데 그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기쁨을 찾기보다 슬픔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도덕적이고 추상적이고 고상한 말보다 지금 이 순간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실질적이고 위기대응에도 적합한 지혜를 가르쳐 주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문장마다 내게 더 단순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 많았다. 인간은 배신하는 존재이므로 타인에게 지나치게 잘해주거나 관대하게 대하지 말라고 한다. 또한 사이가 나빠졌다면 안 좋았던 관계를 회복하려고 일부러 노력하지 말라고 한다. 사람 관계에서 늘 기대하고, 기대하면서 지내다가 이렇게 상처를 경험하는 일이 많다. 아닐 거라고 늘 스스로에게 믿음을 주려하지만 결코 한번 안 좋아진 관계는 회복해도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그 마음이다. 그러니 애당초 그럴 수 있음을 알고 적당한 거리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이다.

쇼펜하우어는 고통과 지루함을 오가는 인생에 대한 부정적인 철학을 전개하며, 그의 글은 깊은 논리와 함께 아름다운 글의 형태로 표현된다. 그러나 그의 철학은 단순히 음울하고 비관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가치에 대한 고민과 엄격한 기준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생은 배의 항로와 비교할 수 있다. 운명이 바람의 역할을 하려 우리를 재빨리 멀리 운반해 가기도 하고, 때로는 멀리서 되돌려 보내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우리의 노력이나 분투는 별로 힘을 쓰지 못한다.”(p.100) 고 말했다. 인간은 배를 타고 인생이라는 항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선장은 바로 당신이며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항로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 거센 파도와 폭풍우가 몰아치면 당신이 책임을 지고 배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

철학은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은 떨쳐버리게 되었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각을 아주 명쾌하게 이야기한다. 아름답게 포장한 문장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아주 단순하고도 정확하게 짚어간다. 쇼펜하우어 사상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쇼펜하우어가 직접 쓴 본격적인 철학서 ‘쇼펜하우어 인생편의점을 읽어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