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를 주우러 다닙니다 - 탐석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 가이드북
애완돌 키우는 T.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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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돌멩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보기 좋은 돌멩이, 즉 수석을 모으는 걸 좋아하고 감상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처음에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하면서 가는 나라마다 희한한 돌멩이를 주워 와 책장에 보관했다. 돌멩이는 그냥 자연에 있으면 사람의 발길에 밟히고 짐승의 배설물을 뒤집어쓰고, 거센 비바람에 마모되는 무정물일 뿐이다. 그러나 자신을 알아보는 주인을 만나면 미적 향기를 지닌 예술품으로 승화한다. 수석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자연의 묘미를 느껴 창조주가 만든 피조물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이 책은 애완돌 키우는 T 저자가 새로운 취미로서의 탐석을 소개하고, 운명의 돌멩이를 직접 찾아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유의 사항, 유용한 팁 등을 친절하게 소개하는 국내 최초의 탐석 가이드북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돌멩이를 수집하는 취미가 좋은 점은, 관심사를 분산시키지 않아도 돌멩이 한 가지에 집중하기만 하면 취미 생활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면이 충족된다.”(p.23)고 말했다. 나는 돌멩이를 수집하는 취미로 살고부터 돌멩이처럼 무게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돌멩이를 수집하기 전에는 더러 촐랑거렸던 것 같은데 묵직한 돌멩이와 많은 세월을 보내다 보니 의젓하고 점잖아졌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결혼을 하면 부부간에 서로 닮는다고 하지만 나는 아내보다 돌멩이와 많이 닮은 듯하다. 그렇다고 시골 비포장도로에 구르는 모난 돌이나 강가에 구르는 자갈과 같은 존재는 아니다. 돌멩이의 미학을 알아주는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의 안방에 놓여 있는 예술품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진다.

 

저자는 돌을 모으기 전, 수반에 연꽃과 옥잠을 키우는 취미가 있었는데, 애지중지 키우던 연꽃과 옥잠들이 한여름 불볕에 익어 모두 죽어 전혀 예상치 못한 이별에 상심하고 충격으로 며칠 동안 앓아누웠다고 한다. 한동안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했던 저자는 SNS를 보다가 돌멩이를 애지중지하는 취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자신의 작은 연못을 대신해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새로운 대상을 발견했다는 걸 깨달았고, 절대 죽지 않을 빛나는 돌멩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돌멩이를 수집하는 것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고백한다. 무엇을 좋아하는 데에는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첫째, 좋아할 대상, 둘째, 대상을 지속적으로 접하고 좋아할 수 있는 환경, 셋째, 몰두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라고 말한다. 이 세 요소에 순서는 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세 가지 요소가 동시에 딱 맞아떨어져야 발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불꽃 같은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다.

 

우리 집 앞마당에는 수려하고 험준한 산악 경치를 자그마하게 축소해서 조성하고, 여기에 골짜기 물이 흐르며 호수가 넘치게 꾸몄다. 이렇듯 대자연의 경치를 작게 축소시켜서 꾸며 놓고 보니, 자연의 신비스러운 아름다움이 한 곳에 집약된 축경을 이루어 놓은 것 같은 아름다움에 행복해진다.

 

수석은 자연이 스스로 빚어낸 조각품이다. 산과 계곡의 형태, 흡사 붓을 들어 그림을 그려 넣은 듯한 모양, 동물의 형태로 웅크리고 있는 모양 등 우리는 돌에서 삼라만상의 오묘한 신비를 읽고 체감하면서 그 마력에 빠져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돌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애완 돌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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