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대형 박순찬의 장도리 카툰집
박순찬 지음 / 비아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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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와 촌철살인으로 대중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시사만화 장도리카툰집 도리도리를 재미있게 읽었던 적이 있다. 소시민 장도리의 눈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특유의 위트와 풍자로 그린 것인데, ‘장도리는 어느 집에나 있을 만큼 흔히 볼 수 있는 못을 박고 못을 빼는 연장인데 장도리처럼 거짓을 뿌리 뽑고 진실을 박아 넣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인들(더불당)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분노가 치밀어 올라 죽을 지경이다.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과 정치자금 관련 혐의로 구속되었고, 돈봉투에 관련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예고돼 야당에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경향신문에 시사만화 장도리26년간 연재했으며, 현재 오마이뉴스에 장도리 카툰, 시민언론 민들레박순찬의 만화시사를 연재하고 있으며, 블로그 장도리 사이트와 유튜브 채널 장도리TV’를 통해 장도리 연속극시리즈를 연재 중인 박순찬씨가 4컷 만화의 완성도는 살리면서, 각개의 사건들이 연결되는 형식의 시트콤 만화이다. 실시간으로 전개되는 사건 사고와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팩션이 만나 거대한 서사를 이루고 있다. 그림마다 작가의 설명이 있으며, 여러 사이트에 게재되었던 작품들을 모아 재배치하여 당시의 상황을 다양한 각도로 과거를 조명하고 여러 사건을 연계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에서 작가는 김건희 여사의 활동이 왕성해지고 하면서 설 명절에 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국민의 힘 여성 의원들을 관저에 초청해 오찬을 진행했는데, 정치권에선 김여사의 식사정치가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여사는 대선 당시 주가조작 의혹 등 여러 논란이 나오면서 조용한 내조를 약속하며 윤 대통령의 취임 후에도 소위 '비공개' 활동을 조심스레 이어나갔으나, 이제 거리낌 없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다.

 

이 책의 무죄도시에서는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화천대유로부터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전 의원이 무죄 판결을 받아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6년 근무한 31세의 대리직급 사원이 50억 원이란 거금을 퇴직금으로 받았음에도 아무런 대가성이 없다는 판결에 다른 50억 클럽 회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겠지. 퇴직금은커녕 일하다 죽지 않기만을 바라는 수많은 노동자들을 개돼지로 여기며 그들의 분노도 곧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요즘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보를 접할 수 있기에 많은 시민이 정치인의 발화에서 숨은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 텅 빈 수사에 비판적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는데, 문제는 권력 기관은 일상생활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초현실적인 관념어로 권위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레거시 언론들은 판에 박힌 어휘와 표현을 반복하며 허황된 관념을 강화한다. 그 얄팍한 포장이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밀려오는 무력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이 책의 캡틴 아메리카에서는 미국이 대중국 견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 한반도가 미중 신냉전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진영대결의 위험을 격화시킬 것이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벌써부터 긴장의 기운이 싹트고 있는 것이다. 일반시민으로서는 정부와 정치 권력을 비판하기 어려운데 작가는 시사만화를 통해 풍자적으로 정치권력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기에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속이 시원함을 느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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