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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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말과 글로 원하는 것을 얻는 설득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모든 일상생활에서 회의, 상담, 교육, 광고, 면접, 그리고 심지어 가정에서 배우자나 자녀들과 나누는 대화에서까지 상대를 설득해야 한다. 과거나 현재나 모두 설득이 필요하지만 현대 인공 지능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손님을 사로잡지 못한 장사꾼들은 물건을 팔 수 없고, 유권자들을 설득하지 못한 정치인은 낙선의 고배를 마신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에도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이 주도권을 갖는다. “설득하느냐, 못 하느냐하는 문제가 곧 우리의 삶에서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데 매우 중요하기에 도움이 될까 해서 <문장의 맛>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작가이자 언론인, 교정인, 대필 작가, 시시콜콜 따지기 전문가인 마크 포사이스가 세계적인 작가들도 차근차근 밟았다고 하는 글쓰기 레토릭(수사법)’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특히 영어권의 39개의 수사법을 흥미로운 예시와 함께 누구나 소화하기 쉽도록 요리한 문장학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수사학 기술을 전수받으면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문장 실력도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 이 책은 마음에 착 달라붙는 말로 누군가를 반드시 설득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오스카 와일드의 대조법을 소개한다. “잘 자란 점잖은 양반들은 남의 말을 반박한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자기 말을 반박한다.” 이처럼 먼저 한 가지를 언급한 다음 다른 것을 언급하는 수사법이다.

 

구약성경 아가서 4:1~5절에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도 어여쁘다 너울 속에 있는 네 눈이 비둘기 같고 네 머리털은 길르앗 산 기슭에 누운 염소 떼 같구나. 네 이는 목욕장에서 나오는 털 깎인 암양 곧 새끼 없는 것은 하나도 없이 각각 쌍태를 낳은 양 같구나. 네 입술은 홍색 실같고 네 입은 어여쁘고 너울 속의 네 뺨은 석류 한 쪽 같구나. 네 목은 무기를 두려고 건축한 다윗의 망대 곧 방패 천 개, 용사의 모든 방패가 달린 망대 같고 네 두 유방은 백합화 가운데서 꼴을 먹는 쌍태 어린 사슴 같구나.시인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육신에 속하는 부위들을 목록으로 만든 다음 거기다 직유법을 하나하나 만들어 붙이는 것이 과시적 양극총칭법이다.

 

레이먼드 챈들러는 그녀가 풍기는 냄새는 달빛에 비친 타지마할 같았다.”고 했는데 공감각표현이다. ‘공감각은 색깔을 냄세로, 냄새를 소리로, 소리를 맛으로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뜻하기도 하고, 한 가지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셰익스피어가 즐겨 사용한 이사일의(二詞一意)’도 있다. 형용사와 명사를 하나씩 선택한 다음, 그 형용사를 다른 명사로 바꾸면 된다. “나는 시끄러운 도시에 간다라고 말하는 대신 나는 소음과 도시에 간다고 하는 식이다.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와 레너드 코헨도 애용자다. 그의 노래 할렐루야에는 그녀의 아름다움과 달빛이 당신의 넋을 빼놓았죠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녀의 아름다움과 달빛은 실은 달빛 속 그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이사일의다.

 

이 책은 작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 회의 시간에 상사를 성공적으로 설득하고 싶은 직장인과 상품의 장점을 머릿속에 콕 박히게끔 설명하고 싶은 영업맨도 말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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