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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령
오세영 지음 / 델피노 / 2023년 7월
평점 :
'10.26 사건'은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고 정권을 탈취하려 일으킨 쿠데타였다. 김재규는 자신의 범행을 시종일관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김재규는 자기의 계획대로 쿠데타가 성공할 것으로 확신했다. 하지만 김재규는 체포당했고 전두환은 박 대통령 시해 사건 수사 책임자 겸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에 임명되었다. 이것이 이른바 '12.12 사태'다. 지금 세상에서는 이를 '십이 십이 쿠데타'라고 하는데, 사실은 김재규가 일으키고 정 총장의 방조와 동조로 진행 중이었던 쿠데타를, 전두환 합수부장이 정 총장을 체포함으로 저지된 사건이다. 만약 전두환이 기지를 발휘하지 않고 정 총장의 의도대로 되었더라면, 지금 어떤 세상이 되었을까?
이 책은 베스트셀러 작가 오세영이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을 결합한 팩션이다. 작가는 사학 전공자로서 치밀하게 자료를 조사하고 고증을 거쳐 책을 읽는 이들이 스릴 넘치는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매력에 빠져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 책의 줄거리를 보면 우리 현대사의 가장 뜨거운 순간인 격동의 80년대를 돌아본다. 1979년 10월 26일,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는 수발의 총성. 김재규가 현직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함으로써 18년간의 장기 정권이 종지부를 찍게 된 바로 그 사건으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대한민국 특전사 팀장 한태형 대위와 그의 육사 동기였던 안기부 보좌관이 된 장재원. 이 두 사람은 12.12사태 이후 각기 다른 신념을 가지고 전혀 다른 길을 걷게 된다. 한태형은 신군부 쿠데타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명예제대를 당하고 미국으로 쫓겨나지만 장재원은 집요하게 한태형을 쫓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한태형뿐 아니라 반정부인사들과 북한 정찰국 최정예 멤버까지 대통령을 노리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북한이 대한민국 대통령을 저격하도록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대한민국 법정에 세우기 전까지는 그를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 과연 스나이퍼가 된 한태형의 총구가 겨누는 곳은 어디일까?
이 책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암울했던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인 10.26부터 전두환 대통령의 집권, 힌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로 남은 1983년의 ‘아웅 산 테러 사건’은 비록 테러의 목표였던 대통령은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무사하였지만, 정부의 장, 차관들을 비롯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는 한반도 안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제3국의 영토 안에서 북한 정권이 주도하여 범죄를 저지른 것이기에 북한의 외교 평판이 크게 떨어지는 시발점이 된 현대사의 흐름을 씨실로 뉴욕, 앙골라, 모나코, 홍콩, 필리핀, 가봉 등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국제적으로 펼쳐지는 스나이퍼의 사투를 날실로 하여 촘촘하게 구성되었으며,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펼쳐지는 첩보물에 비견될 만큼 재미잇게 읽힌다.
우리 헌법 제74조 제1항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군을 통수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대통령이 국군의 최고사령관이자 최고의 지휘·명령권자임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을 통하여 20세기 말, 격동의 역사를 돌이켜 보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위기에 대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으며 누구나 한번은 읽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