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은 명작. 인간 심리 묘사가 매우 탁월하다.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들은 밀란 쿤데라의 입체적 서술을 통해 마침내 독자로 부터 공감을 받게 된다. 공산주의 및 자유에 대한 갈망, 결혼과 사랑, 동물과 사람에 대한 통찰 또한 스토리 궤도를 벗어 나지 않으며 폭넓게 서술하는데 성공한다. 가벼운 러브스토리로 시작하는 이 책은, 사실은 인간의 존재의 근원적 이유를 담은 무거운 영역으로 확장된다. 물론 주인공의 여성 편력은 나로서는 도저히 공감할 수 없어, 그냥 이런사람이 세상에 있음을 인정하는데서 이해를 그치려 한다.왜 현대에는 이런 소설이 드문 것일까, 시나리오 같은 얄팍한 이야기가 흘러넘침이 아쉽다.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무자비한 권력이 어떻게 영혼을 빼앗고 판단력을 흐리는지. 또 전체주의 악행을 선의로 포장하는지 그 과정이 그려진 소설.참혹함과 고통은 읽기 어려울정도록 사실적이다. 이루어 질 수 없는 두 사람의 사랑은 기괴하기도 하다.(주인공의 계속된 여성편력, 불륜 등) 우리는 흔히 역사속 위인의 조건없는 선행에 대해서 크게 의문을 품지 않는다. 하지만 아사직전의 주인공이 음식을 사양하지만 마음속으로 탐하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속마음을 엿볼 수 있다. 작가의 뛰어난 역량이 여기있다. 가상인물의 마음을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하는것,읽는동안 괴로웠지만 훌륭한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가독성은 좋지만 어쩐지 얄팍한 시나리오 같다는 느낌을 늘 가졌는데 이책은 묵직한 주제를 담고있다. 뇌사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가 기괴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이해가 가서 마음이 괴로워진다. 무엇이 옳은건지는 아마도 영원히 판단할 수 없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