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 타인을 신경 쓰느라 내 감정을 외면해온 당신에게
정우열 지음 / 김영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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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정우열 선생님의 신간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정우열 선생님을 안 지 벌써 4, 5년이 되었다. 강연과 책으로 달라지고 싶은 의지를 불태우고 있을 무렵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선생님을 만났다. 그리고 팬이 되었다. 복잡해서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 이해하기 쉽게 차근차근 설명해 주셔서 나를 알아가는 데 큰 도움을 주셨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생각과느낌 몸마음 클리닉' 원장이며, 7년 차 23만 심리 유튜버이기도 하다. 다양한 저서와 방송 출연으로 특히 아픔 속에 있는 이들이 외면해온 자신의 진짜 감정을 발견하고 상처로부터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내 마음과 친해지는 것"을 강조하는 선생님께 배우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 바로 이 책의 제목, 내가 내 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싱긋책방'의 글에도 이 문장이 자주 등장한다. '내가 내 편이 되는 것'은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수많은 선택 앞에서 내가 이전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책의 뒷날개에 실린 문구에 머리를 얹어맞았다. 몇 년 동안 내가 내 편이 되어야지 애쓰며 꽤 달라졌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나는 내 편이 아니었다. 실수나 잘못에 습관적으로 자책 먼저 하고, 타인을 볼 때와 달리 높은 기준으로 나를 평가했다. 셀프 칭찬에 인색하고 타인의 칭찬을 받아도 나의 장점을 인정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내 편이 되어주는 연습"은 계속 필요했던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당신의 부족함을 비난하며 구석으로 몰아붙이는 검사인가, 높은 기준으로 당신의 잘잘못을 따지는 판사인가, 아니면 당신의 편이 되어주는 변호사인가?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는 내가 먼저 나의 편이 되어줄 수 있도록 따뜻하게 손을 잡아준다. 우선 각종 인간관계에서 뿌리내린 상처와 콤플렉스, 스트레스를 맞닥뜨려야 한다. 변호사에게만은 숨김없이 진실한 속내를 모두 내주어야 한다. 그래야 한 편이 되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내 마음을 솔직하게 마주해야 내가 내 편이 될 수 있다. 예상하듯이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이기 때문이다.


심리 문제 해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아감'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과 감정을 경험하는지 늘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들숨과 날숨으로 호흡하듯, 내 마음을 읽고 표현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내면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해내기가 어렵다.


그 이유를 정우열 선생님은 우리가 "사람"에 대해 높은 기준을 갖고 있어서라고 지적한다. 자신과 타인이 지나치게 대단한 위치에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에 막상 그 내면에서 형편없는 것들을 발견하면 깜짝 놀라 마음의 문을 닫고 억지로 바람직한 쪽으로 이끌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별로다. 나 자신은 별로다. 그 점을 인정하면 나를 수용하게 되고, 더불어 타인도 수용하게 된다.


의아했다. 평생을 자기 비하 회로 발달에 공들여온 나 같은 사람은 내가 별로임을 누구보다도 깊이 인지하고 있지만 나를 수용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를 읽으면서 알았다. 자책과 비하로 스스로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내가 별로임을 아는 데에 열심이었던 나는 안타깝게도 거기서 멈추고 말았다. 별로인 나를 혼내고 벌주어 어둠 속에 가둬놓은 채 내버려두었다.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진심으로 "수용" 하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지금의 나를 벗어나 내가 원하는 이상향인 밝고 힘 있는 다른 사람이 되고 싶었다. 수용하고 성장하는 길이 아니라 내 모든 것을 아예 내다 버리는 변신을 원하고 있었다. 그래서 오래 외로웠다. 주변에 내 편이 없기 때문이 아니었다. 내가 내 편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나의 장점 하나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만을 갈망했다. 남의 편에 서서 타인의 눈으로 나를 보고, 낯설고 어지러운 세상의 목소리만을 내게 들려주었다.


"개인의 자연스러운 감정은 생각보다 별로이기 때문에 타인과 공유하지 않거나, 혹은 겉으로 보여지기에 괜찮은 것들만 공유합니다. ... 그럴수록 타인과는 어느 정도 친밀해지는 느낌을 받지만, 상대적으로 자기 자신과는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외부 세계에 집중하느라 내면의 목소리를 외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서문 8면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다양한 사연들을 세세하게 다룬다. 4~5장 분량의 챕터마다 상담 사례로 시작해 내담자의 심리 이해와 해결책을 전한다. 분명 각 독자에게 해당하는 비슷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인생의 흐름 속에서 형성된 마음의 모양이 나와 꼭 닮은 이야기가 있었다.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하는 분의 마음이 어떤지 완벽히 알 것 같았다. 읽고 나서 한참을 울었다. 다음 날 퉁퉁 부은 얼굴로 아침을 맞아야했다. 하지만 그만큼 나를 더 알아내어 기뻤다. '그랬구나, 그때 나 그랬었구나.'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 문장 안에 고스란히 살아있는 오래된 마음을, 너무 오래 묻어두어 있는지조차 몰랐던 마음들을 지금에야 이해했다.


해당 챕터에서 선생님이 주신 솔루션은 "이제 스스로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세요"였다. 그 말씀이 폭우로 쏟아졌다. 어느 배우의 영상에서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별 감흥 없이 오히려 비웃었던 적이 있다. 돌이켜보니 부모에 대한 쓴 감정이 올라온 것이었다. 하지만 상담으로 풀어주신 마음 설명서를 읽고 나서 해결책을 받으니 크게 와닿았다. 순식간에 나 자신이 내 딸로 여겨졌다. 기억 속 어린 내가 주인공이 되어 영화처럼 펼쳐졌다. 힘들어도 버티고 애써서 결국은 지금까지 살아낸 한 여성이 보였다. 그렇게 자신을 미워하며 살지 않아도 됐는데,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아이였는데, 그때의 비틀린 생각과 감정이 아니었다면 훨씬 쾌활하게 자신을 드러내며 살만한 사람이었는데 그 시간들이 너무나 안타깝고 아팠다. '이제라도 내가 좋은 부모가 되어줄게. 아픈 마음이 회복될 때까지 많이 안아줄게.' 스스로 나비 포옹을 하며 토닥이며 잠들었다.


나의 존재조차 모르는 정우열 선생님의 말씀 또한 나를 다 알아주시는 것만 같아 큰 위로가 됐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닮은 마음과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크게 4부로 나뉜다.
1부 부모와 형제, 자매를 중심으로, 가족을 미워하면서도 사랑받고 싶어하는 양가감정을 깨닫게 한다. 마음껏 미워할 수도 없는 고통, 가족은 서로 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멀어져가는 자녀, 누구에게나 어려운 부모 되기 같은 주제를 다룬다. 가족 안에서 시작된 우리의 불안, 미움, 상처의 근원을 살핀다.

2부에서는 상처를 보게 한다. 나를 중심에 둔 생각으로 방향을 바꾸도록 도우며, 완벽주의나 강박적 성격, 성 정체성, 우울증, 피학적 성향 등을 이해할 수 있다.

3부는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누군가를 미워해도 괜찮다, 내 잘못이라는 트라우마, 내 부모의 역할은 내가 할 수 있다, 내 편 하나 없는 가족, 부모 부양, 발표 공포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4부는 내가 내 편이 되어주는 연습이다. 스스로 원하는 삶으로 감정 회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홀로서는 연습, 열등감이 폭력으로 바뀔 때, 자식의 독립이 두려운 부모, 멀어져야 마땅한 가족도 있다, 가족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지 말 것, 나는 내 부모와 다르다 같은 주제를 담았다.


하지만 정우열 선생님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사연자와 독자의 상황이 다 달라도 '아, 사람의 마음이 이렇구나' 깨달음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를 읽는 분들이라면 아마 알게 되실 것이다. 사람이 마음, 내 마음이 이렇구나 외부 세계에서 대부분을 사느라 자신의 작고 싶은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내비게이션이 되어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도록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다. 오래 묻어두어 어디 있는지도 알지 못한 생각과 감정을 찾게 도와주신다. 찾는다면 자신과의 정직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편안함과 행복감을 주는 회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부록으로 <감정일기>를 쓰는 방법과 예시를 꼼꼼하게 알려준다. 검열이나 판단하지 않고 자신을 이해하는 데 추천하는 방법이다. 놓쳤던 감정을 인식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자기에 대한 인식 '자기감'을 알아차리는 감각을 기를 수 있다.


자신의 마음과 내면을 알고 싶은 모든 분들이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를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할 수가 없다. 분명 책 속 이야기에 당신의 모습들이 조금씩 흩어져 있을 것이다. 그 생각과 감정의 조각들을 모아 돌보고 쓰다듬는다면 당신의 마음과 훨씬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깊은 이해 속에서 평안과 편안함이 깃들기를, 타인을 향한 수용과 이해로 넓혀 다툼과 분쟁의 갈등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기를. 자신의 편이 되어줄 줄 아는 건강한 마음들이 모여 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출판사 김영사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나는왜내편이되지못할까 #정우열 #김영사 #타인을신경쓰느라내감정을외면해온당신에게 #나와친해지기 #심리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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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200만 부 기념 합본호 : 아메리칸드림 에디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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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평
잠드는 사람,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할 소설.


대한민국 역사상 초단기 100만 부 판매로 베스트셀러가 됐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전 세계 누적 판매 부수 200만 부 기념 합본호로 아름답게 돌아왔다. 책머리와 책꼬리는 물론 책배면까지 3면을 특수 프린팅 해 책 자체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미니어처로 실현된 것 같다.


100만 부 기념 합본부도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욕심이 나 갖고 있는데 이번 200만 부 에디션은 판타지에 걸맞은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표지뿐 아니라 면지에 일러스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판의 표지와 일러스트를 활용해서 '아메리칸드림 에디션'이란 이름도 붙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각 층을 세밀하게 표현해 청소년 독자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영국,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중국, 브라질 등 세계 22개국에서 번역된 《달러구트 꿈 백화점》. 미국에서는 출간 즉시 소설 분야 ‘이달의 책’, ‘내셔널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영국에서는 양대 서점 체인인 ‘워터스톤즈’와 ‘포일스’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K 문학의 저력을 보여준 자랑스러운 책,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작가님은 이공계 전공자로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로 입사해 4년을 근무했다. 글을 쓰기 위해 퇴사한 뒤 처음으로 완성한 작품이 바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다. 1년간은 퇴사를 크게 후회하셨다는데 이렇게 성공할 줄 모르셨을 테지! 2020년대 전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달러구트 꿈 백화점》 책 한 권으로 순수익만 13억 정도라는 말도 들었다.


나도 2021년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고 3년 만에 재독을 하게 됐다. 처음 읽을 때도 작가님이 창조하신 꿈의 세계관이 참으로 따스하고 포근해 푹 빠져 읽었었다. 이번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읽으면서는 꿈에 관해 굉장히 넓은 지식과 깊은 사유를 녹여내신 점들이 보여 특히 인상 깊었다.


작가님의 짧은 인터뷰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책에 등장하는 꿈의 절반은 작가님께서 직접 꾸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만큼 많은 꿈을 꾸고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며 꿈을 연구하셨을 것 같다. 낮이나 공상으로, 밤에는 꿈으로 항상 꿈을 꾸며 사셨기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같은 기발하고도 창의적인 소설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라훌 잔디얼, 당신이 잠든 사이의 뇌과학, 웅진지식하우스, 2024> 책에서 렘수면 단계만이 아니라 수면의 모든 단계에서 꿈을 꾸는 것이 가능해 우리는 삶의 1/3 동안 꿈을 꾸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꿈에 대해 아는 것은 베일 뒤에 가려진 인생의 뒤편을 아는 것과 같다. "꿈꾸는 뇌는 더 똑똑하고 더 강하며 더 창의적이다." 꿈은 우리 모두가 가진 초능력이며, 자신을 위해 만들어내는 독특한 세계라는 관점이 《달러구트 꿈 백화점》를 읽으면서 확실하게 믿어졌다. 작가님이 바로 그 증인이 아니실까. 꿈이 삶에 의미와 풍요로움을 더하고, 통찰력을 제공하며, 새로운 이해와 창의성을 선물하는 도구라는 것을 되새겨본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호기심은 집요해지고 물음은 복잡해지며 대답은 간결하게 삶을 관통하길 바라게 뵐 뿐이다. 특히나 나의 경우, 잠과 꿈에 대한 분야에 대해서는 더욱 그랬다. 나는 궁리해봐야 도무지 알 수 없는 어제와 오늘 사이의 그 신비로운 틈새를, 기분 좋은 상상으로 채워 넣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리고 점점 상상이 현실과 사랑스럽게 밀착하는 것을 느끼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어떤 점이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훔쳤을까 궁금해 그 질문을 품은 채 읽었다. 현실과 판타지의 조화로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주는 힐링 소설의 대표작인 만큼 독창적인 세계관이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 꿈을 사고파는 독특한 설정과 다채로운 꿈 이야기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들려주는 인생의 희로애락까지, 다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뭉클한 한국판 해리포터 다운 스토리텔링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실을 벗어나 도피하고 싶은 환상적인 세계가 필요했던 타이밍도 행운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들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마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잠든 손님들은 이곳에서 원하는 꿈을 고르기 위해 분주하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일하게 된 신입사원 페니를 중심으로 꿈 제작자들, 파는 사람들, 사는 사람들의 따뜻하고도 아픈 에피소드가 가득 펼쳐진다.


심리학도 공부하셨는지 인생의 의미와 통찰이 문장과 문장 사이에 진하게 녹아있다. 그래서 비현실적인 동시에 현실적인 스토리라는 생각도 자주 했다. 원하는 꿈을 고르고 꿈을 꾸며 시행착오를 겪는 인물들은 자아를 찾으려 헤매고, 삶을 보다 의미 있게 만들기 위해 삶의 목적과 목표를 찾는 우리와 다를 바가 없었다. 꿈을 선택했지만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고, 열심히 추구했던 꿈이 실제로 자신에게 중요했던가를 깨닫는 이야기들은 내게 질문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통찰과 꿈을 팔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인생의 변화와 이별로 다가와 그것들을 받아들이라고 응원하는 용기도 주었다. 무엇이든지 가능한 꿈의 세계 역시 인간의 불완전함과 취약성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허구로만 치부하지 못하고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 《달러구트 꿈 백화점》



재독해도 삼독해도 지루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귀퉁이를 찾을 것 같은 소설이다. 따뜻한 연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반짝이고 기분 좋은 이야기로 올해를 마무리하시길. 무엇보다 200만 부 기념 에디션인 《달러구트 꿈 백화점》 책 자체가 최고의 선물이지 않을까 감히 선언해봅니다.


"과거의 어렵고 힘든 일 뒤에는, 그걸 이겨냈던 자신의 모습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
- 146면

"언제나 인생은 99.9퍼센트의 일상과 0.1퍼센트의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퍼센트의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 542면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니야.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니까."
-543면

*** 출판사 팩토리나인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달러구트꿈백화점 #이미예 #팩토리나인 #아메리칸드림에디션 #한정판 #판타지 #소설 #연말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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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몰입하라 - 머리부터 시작해 발끝으로 완성하는 20가지 몰입의 법칙
폴커 키츠 지음, 배명자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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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커 키츠
특이한 이력을 가진 분이다.
심리학 전공. 법학 박사 학위를 최우수 성적으로 획득. 3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자연과학 연구소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원. 과학자. 변호사. 저널리스트. 시나리오 작가. 학창 시절에 배우 훈련을 받은 덕분에 독특한 스타일로 강연. '사이코테인먼트'라는 장르를 창시하며 심리학의 대중 소통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몸으로 몰입하라》는 이러한 독특한 이력이 집약된 역작이다. 히말라야 침묵 세미나에서의 체험을 토대로 생물학, 심리학, 철학을 아우르며 깊이와 실용적 통찰까지 담았다.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어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깊이를 무시할 수 없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저자는 조용하지만 거대한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집중력 부족 현상을 꼬집는다. 정보의 홍수, 디지털 기기가 불러온 끊임없는 알림과 유혹으로 우리는 집중력을 힘겹게 지켜야 할 시대에 산다. 전자매체가 뇌 구조를 변화시키고, 종이 잡지보다 인터넷을 사용할 때 집중력이 크게 감소한다는 충격적인 사실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몸으로 몰입하라》는 집중력의 비밀을 우리 "몸"에서 찾았다. 집중은 신체 전체와 조밀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내면은 몸에서 비롯한다는 최신 연구들이 떠올랐다. 몸을 움직이고 통제함으로써 집중력을 높이는 역학 관계를 이해하고 습득해보자.


"머리에서 시작해 멀티태스킹에 사로잡힌 손, 모든 것의 중심인 배꼽, 우리를 실제 또는 상상의 장소로 이끄는 발까지, 우리는 집중의 모든 측면을 탐험하게 될 것이다."
- 서문 15면


머리, 눈, 귀, 코, 입, 목, 어깨, 가슴, 등, 팔, 팔꿈치, 손, 배, 배꼽, 피부, 엉덩이, 비뇨기, 다리, 무릎, 발까지 20개의 신체 부위를 목차로 삼았다. 몸의 구석구석에 숨은 신체의 비밀들이 재미있어 단숨에 읽어갔다.


사무직 노동자의 일상 관찰 결과, 한 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평균 시간은 11분 4초라고 한다. 집중은 3~4분 단위로만 가능하다니 우리는 파편화된 작업을 집중력으로 이어 붙여가며 일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몸으로 몰입하라》 구성조차도 그러한 독자들을 고려한 것 같다. 짧고 명확하게 핵심을 배치해 순서 상관없이 관심 가는 대로 자유롭게 읽어도 좋고, 짬짬이 조금씩 읽어도 무리 없는 책이다.


머리: 생각을 억누르지 말고 풀어놓기
담배를 피우면 안 돼, 생각을 억누르면 뇌는 오히려 그 생각에 더욱 주목한다. 억누르려는 대상에 대해 알아야 억누를 수 있기 때문이며, 신경을 끌려고 애쓸수록 보상 심리가 생겨 오히려 더 강하게 의식하게 된다.
'의도적 주의 전환' 담배가 떠오르면 빨간 폭스바겐을 상상하는 식으로 다른 곳으로 주의를 돌리는 편이 훨씬 좋다.


눈: 눈을 감으면 집중력이 올라간다
눈으로 하는 집중 훈련법을 소개한다.
"변화 감지 챌린지"
1. 일상적 환경(방, 사무실, 거실)을 1분간 자세히 관찰한다.
2. 눈을 감고 30초 동안 방금 본 환경을 최대한 마음속으로 자세히 그린다.
3. 눈을 뜨고 다시 환경을 관찰하며, 처음에 못 보거나 기억 못 한 세부사항을 찾는다.
4. 발견한 세부사항을 기록한다.
5. 이 과정을 매일 반복하되, 매번 다른 공간이나 다른 시간대에 수행한다.

평소에 얼마나 많은 것을 무의식적으로 놓치고 있는지 깨닫고, 세심한 관찰력을 기르는 이 훈련은 기억력, 집중력 향상은 물론, 현재 순간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는 능력까지 길러준다. 추천!


코: 정신과 감정을 현재에 묶어두는 통로
《몸으로 몰입하라》는 코에 대해 재미있는 사실을 들려준다. "코는 평생 계속 자란다!" 코 뼈는 성장을 멈추지만 코끝 연골이 확장하면서 결합조직이 약해져 중력에 의해 늘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쉬어가는 타임도 주는 책 ㅋㅋ)


5000년을 이어온 집중력 훈련 호흡을 알려준다. "교호 호흡" 교대로 한쪽 콧구멍으로만 호흡하는 것이다. 그때 폐가 더 쉽게 채워지며, 왼쪽 콧구멍으로 호흡할 때 3차원적 사고력이 높아지고, 오른쪽 콧구멍으로 호흡할 때 일부 피험자들은 언어적 과제에 더 잘 집중했다고 한다.


코는 호흡, 감정, 기억, 집중력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놀라운 도구였다. 왜 명상에서 호흡을 중시하는지 알 것 같다. 호흡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정신을 현재에 묶어두고, 집중력을 높이며, 감정 상태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괴테의 몰입 비결: 익숙한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괴테의 책은 한 권도 읽지 못했지만 ^^;; 언제나 관심을 갖고 있는 괴테!의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다.


괴테의 집중력 비결은 끊임없는 변화 추구에 있었다. 그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 "어떤 대상이 새로움의 매력을 읽는 즉시, 우리의 집중력을 유지할 힘도 잃는다."( - 고트프리트 빌헬름 라이프니츠) 라이프니츠도 더 매력적인 새로운 대상을 발견하면서 철학자, 수학자, 법학자, 역사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화를 추구할까? 익숙한 일을 새로운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하나의 활동을 여러 단계로 세분화하여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집 청소를 한다면 먼지 털기, 청소기 돌리기, 바닥 닦기 등 다양한 과정으로 나눠 집중력을 더 지속시킬 수 있다.


《몸으로 몰입하라》를 읽고 나면 각각의 신체 부위가 얼마나 신비로운지, 얼마나 비밀스럽게 연결되어 있는지, 정신과 신체가 절대 분리될 수 없는 완전한 하나인지 실감할 수 있다.


"따로 같이" 활용하는 지식과 지혜를 알고 나니 이미 가지고 있는 이 훌륭한 도구들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듯 내버려둔 시간들이 아까워졌다.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기름칠하고 갈고닦듯 운동하기. 영리하게 환경을 세팅하고 시스템으로 루틴으로 구축해 관리하는 것이 곧 내 삶을 현명하게 운영하고 나를 아끼는 길임을 알았다.


똑똑하게 휴식하고 현명하게 몰입하여 활동한다면 아마 2025년은 우리의 계획과 상상보다 더한 일들이 다가오지 않을까. 내년을 계획하는 이 시점에 행운처럼 만난 《몸으로 몰입하라》 추천합니다.



*** 출판사 현대지성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몸으로몰입하라 #폴커키츠 #현대지성 #마음의법칙저자신간 #히말라야몰입수업 #몰입 #집중력 #새로운몰입법 #몰입의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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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출간 20주년 기념 개정판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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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가 있는 걸까,
그럴 수가 있는 걸까,
재준이같이 착한 애가,
겨우 열여섯 살인 남자애가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죽어서 사라질 수 있는 걸까, 이렇게 피가 돌고 맥이 뛰던 몸이 어느 순간 그렇게 갑자기 절구 속에서 빻아지는 뼛가루로만 남을 수도 있는 걸까.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몸 깊숙한 곳에서부터 무엇인가가 치밀어 올라왔다. 그것은 슬픔보다는 분노를 닮은 불길이었다."
- 68면


오토바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 순박하고 착한 평범한 아이, 황재준. 재준이가 떠나고 우연히 발견된 파란 표지의 일기장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재준이의 어머니는 자살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이 문장을 읽고 차마 더는 일기를 읽을 수 없었다. 대신 재준이의 절친 유미에게 읽어봐달라고 부탁한다.


유미는 중학교 2학년 2학기에 전학을 왔다. 귀도 뚫고 선생님에게 대들 줄도 알아 날라리로 오해받기 쉬운 솔직한 아이다. 얄미운 담임에게 한 방 먹이는 모습을 멋있게 본 재준이가 유미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다.
"넌 할 말을 다 하더라. 넌 참 용감해. 저기..... 너랑 친구 하면 안 될까? 그냥 친구 말야. 남자 친구 말고."

"웃고 있는 그 애의 눈은 어찌나 맑고 착해 보이는지 그만 나는 단번에 무장해제되는 느낌이었다. ......
얼마나 행복하게 살면 저런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속으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 42면


그렇게 둘은 남사친, 여사친으로 서로의 짝사랑까지 응원해주는 찐우정을 나눈다. 유미도 재준이의 일기를 읽는 일은 괴로웠지만 누구도 먼저 손대게 하기 싫어 용기를 낸다.


다행히 자신이 죽었다는 그 말은 자살을 암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친구들과 시체놀이를 하다가 진짜 자신이 죽은 시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겁을 집어 먹은 경험에서 재준이는 한 가지를 깨닫는다.


"물론 아주 잠시 든 생각이었지만 그런 생각을 하자 감은 눈 위로 쏟아지는 햇살도, 두 귀로 들려 오는 아이들의 목소리도 갑자기 전혀 다르게 들려왔다. ........
나는 마치 죽었다 살아 온 기분이었다. 그러자 문득 시체놀이를 하는 기분으로 이 세상을 살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달라 보일까?"
- 92면


어쩜 이리 기특한 생각을 해냈니, 재준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처럼 의식적으로 관점을 바꾸는 연습을 하며 재준이는 삶의 기쁨을 맛보며 재미를 느낀다.


"아침에 자리에서 깼을 때, 나는 이미 죽었어, 하고 생각했더니 눈앞에 펼쳐진 하루가 한없이 소중하게 여겨졌다. 그렇게 가기 싫던 학교도 당장 달려가 보고 싶었고, 아침부터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퍼붓는 아빠도 재미있게 여겨졌고, 새로 산 나이키 운동화를 몰래 신고 나가 진흙을 묻혀 온 인준이도 용서할 수 있었다. 나는 이미 죽었는데, 죽은 사람에게 나이키 운동화쯤이야 하찮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 95, 96면


찰리 채플린을 좋아해 희극 배우가 되겠다는 꿈도, 짝사랑하던 소희도, 삶에 열정을 갖고 기록으로 남긴 일기도... 모두 그대로 두고 "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재준이의 이야기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유미의 관점으로 서술된 이야기는 꼭 학창 시절 내 친구의 목소리처럼 생생했다. 20년 전 2004년에 출간된 책이라 복장 제한, 가방 검사를 하는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나를 그 시절로 돌려놓았다. 현실은 유미와 재준이 또래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지만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덕분에 어른들에게 반항하고, 학업에 힘들어하며, 짝사랑에 애달파하는 아이가 될 수 있어 신이 났던 것 같다.


예민하고 까칠한 사춘기 아이의 정서에 공감하며 아이의 눈으로 나를 돌아보는 뜻밖의 부모 교육 수업이기도 했다. 아이의 성장통에 공감하고, 미처 헤아리지 못한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며,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진정한 가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유미와 재준이의 목소리로 엄마인 내가 아이의 감옥은 아닌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아이의 성숙한 사랑을 몰라보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죽음을 매만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꽃다운 나이에 삶을 마무리한 재준이의 속마음을 일기로 들여다보며 무한한 가능성을 닫고 사그라든 청춘이 아득히 아팠다. 죽을 것을 예감한 듯 "죽은 영혼의 놀이"로 삶을 돌아보며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며 재준이가 집어 올려준 생의 반짝임들은 참으로 눈부셨다.


"어이없지, 재준아? 나 역시 오늘 살아 있다고 해서 내일도 살아 있을 거라고 말할 수 있니? 죽음과는 한 끝도 닿지 않을 것 같았던 네가 그렇게 어이없이 저세상으로 가다니..... 너는 정말 소년답게, 열여섯 소년답게 그렇게 살다 갔구나. 사랑도 품었고, 고민도 하고, 방황도 하고, 열등감에도 시달리고, 그러면서도 꿈을 품고, 그리고 우정도 쌓았고."
-177면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는 이경혜 작가님이 처음으로 쓴 청소년소설이다. ‘청소년소설’이라는 분류명도 생소했던 때라 ‘중학생 소설’이라는 명칭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청소년소설이 어엿한 문학의 장르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한 대표적인 작품이라니, 출간 20주년을 맞아 개정판으로 다시 찾아온 작품이라 <작가의 말>도 3개나 실렸다. 그 중 북콘서트에서 만난 학생이 편지를 주고 간 적이 있었단다.

"집에 와 그 편지를 읽다 나는 오래 울었다. 이 책을 읽어서 죽지 않고 살 수 있었다는 편지였다. 그 편지가 내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를 하늘만이 아실 것이다."


20년을 살아남아 꾸준히 읽히는 동안 아이였던 독자가 어른이 되어 함께 늙어간 책이구나 알았다. 독자와 작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이제는 읽는 이 모두의 한 시절로 녹아드는 이야기의 존재에 괜히 먹먹해졌다.


당당하고 단단한 아이들의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가 보는 이야기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를 통해 청소년이든 부모든 독자 자신과 가족을 비춰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바람과 아이들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어느날내가죽었습니다 #이경혜 #바람과아이들 #청소년소설 #20주년기념개정판 #추천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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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 불편한 사람들
가나마 다이스케 지음, 김지윤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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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이 불편한 사람들》은 대학생을 포함한 요즘 젊은이들의 복잡하고 미묘한 심리를 푸는 "세대 간 오해를 줄이고 이해를 넓히는 안내서"이다. 세 개 간 소통의 단절과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대해 색다른 통찰을 접할 수 있었다. 칭찬처럼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그 이면에 숨겨진 사회문화적 배경을 편안하고 유쾌하게 분석했다.


시대와 더불어 요즘 것들의 속마음도 변하고 있다. 주목받고 싶지 않은, 칭찬도 불편한 2030대를 들여다보고 이해하자. 왜 이해해야 하냐고? 그들과 공존하기 위해서다. 함께 하기 위해서는 이해해야 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한다. 우리의 자녀들도 가족의 울타리 밖, 급속도로 바뀌는 각자의 사회 속에서 적응하며 변할 것이다. (아니, 분명 지금도 변하고 있다.) 자녀들 또한 우리가 이해 못 하는 요즘 것들이 될 것이라는 슬픈 사실이 눈앞에 놓여있다. 젊은 세대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곧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는 길과 맞닿아있다.


《칭찬이 불편한 사람들》은 20대 초반의 요즘 젊은이들을 "착한 아이 증후군"으로 정의해 접근한다. 솔직하고 성실하고 바른 아이들. 동시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고 의욕이 없는 아이들.


사실 굉장히 의외였다. '젊은 것들'이라 하면 으레 기성세대에 반항하고 혈기 넘치는 의욕과다형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MZ 세대만 해도 자기 것은 틀림없이 칼같이 챙기며, 이기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당당함을 과시하는 유형이었다.


그런데 《칭찬이 불편한 사람들》이 본 젊은이들은 오히려 나 같은 중년과 닮아 있었다. 절대 튀려 하지 않는다.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남들이 하니까 하고, 결단코 질문하지 않는다. 오로지 안정을 추구하고 자신감이 지나치게 낮다. 오마이갓! 어쩌다 젊은 것들이 나처럼 벌써 늙은 아줌마, 아저씨처럼 사는 거니?!


당신은 수업 1교시 수업에 착실히 출석했나? 나는 그랬다. 나를 닮은 요즘 것들도 그렇단다. 최근에는 1교시라고 출석률이 떨어지지 않는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들은 그래야 하루를 길고 효과적으로 쓸 수 있어 좋기 때문이라고 답하지만 실제 이유는 따로 있었다. '1교시라고 정해져 있으니까'이다. 나는 단박에 이해했다. 1교시 수업이니까 당연히 가야지, 다른 여타의 이유는 핑계일 뿐이다. 그런데 젊은 세대들도 그렇다니 왜 슬퍼지려 하지. 정해진 1교시 수업에 자기만 나가지 않으면 왠지 모르게 불안해지니 나가는 것이란다. 수업에 빠지면 교수님과 친구들 사이에서도 주목받을지 모르고, 자신이 이야깃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자기가 없는 사이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니 초조한 것이다. 다수에 속함으로써 안심하는 심리이다.


칭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학생에게 제발 모두 앞에서 칭찬하지 말라는 쓴소리를 듣는다. 사람들 앞에서 칭찬한 다음, 갑자기 말수가 줄어든 학생도 있었다고 한다. 자신감도, 자기긍정감도 낮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칭찬을 받으면 큰 압박이 되기 때문이었다. 칭찬받아 기쁜 마음은 티끌처럼 작게 느껴질 정도로 눈에 띄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절대적으로 큰 이유도 있었다.


동기유발을 일으킨다는 칭찬이 언제나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건 아니었다.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타인과의 비교를 유발하는 도구로 변질될 위험도 있다. 젊은 세대는 칭찬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이 외부에 의해 규정되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 충분히 공감하지만 칭찬도 떠들썩하게 하면 실례가 된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고시 합격 플래카드가 동네에 나부끼는 광경은 점점 보기 힘들어지겠구나 싶다.


최고의 선택은 적당한 것이고, 부모님이 정해주면 열심히 하지만 자기 탓이 될까 봐 스스로 결정하려 하지 않는 젊은이들. 튀지 않으려 긴 줄 뒤에 서고, sns 사진을 올릴 때도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함께 찍은 사람이 어떻게 나왔느냐'라니 어안이 벙벙하다. (진정 우리나라 젊은이도 이런가요?) 남의 눈을 신경 쓰면서 적절하게 거리를 두고 관계성을 유지하는 숨이 턱 막히는 세계. 동시에 참으로 안정된 세계. 나를 드러내는 것에 공포를 갖게 된 이유는 뭘까.


《칭찬이 불편한 사람들》은 그들을 만든 건 사회라고 말한다.

"젊은이가 변화를 좋아하지 않고, 도전을 피하며, 수비적이고 내향적인 성향이 된 이유는 젊은이가 자라온 일본 사회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도전이나 변화가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도전해도 얻을 게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 역시 어른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지도 못하고, 하지도 않을 일을 젊은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착취일 뿐입니다."
- 253, 254면


할 말이 없어졌다. 정확한 지적이었다. 어른이 보여주지도, 가르쳐 주지도 못한 것을 젊은이들이 해낼 수는 없다.


어른인 당신이 하십시오. 당신이 먼저 도전해야 합니다. 당신이 도전하고, 실패하고, 극복하는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때 만약 젊은이가 곁에 있다면 이 한마디를 했으면 합니다. 이게 제가 생각하는 젊은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한마디입니다.
"나는 이걸 하고 싶고,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도와주지 않을래요?"
- 254면


그들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이어져있고 영향을 주며, 서로의 원인과 결과로 함께 살고 있었다. '요즘 것들'이라는 미명하에 편견을 갖고 비난하고 혀를 찰 것이 아니라 어른인 내 모습을 되돌아보는 것, 같이 해보자 도움을 구하는 열린 겸손을 지니는 것. 《칭찬이 불편한 사람들》이 젊은 세대의 현재에서 시작해 기성세대에게로 시선을 옮기는 방향의 전환이 통쾌했다. 나 역시 못난 어른으로서 혼났지만 왠지 속 시원한 쾌감을 주어 고마운 책이었다. 젊은이를 알고 나를 돌아보게 한 유쾌한 성찰을 선물한 《칭찬이 불편한 사람들》 추천합니다.


*** 포레스트북스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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