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 - 어려운 시기에 유쾌하게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악셀 하케 지음, 양혜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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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언제나 제가 가볍게 떠다니며 일상을 유쾌하고 차분하게 편하게 보내는 사람이 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13명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악셀 하케의 인문교양서다. 악셀 하케는 요제프로트 상(저서와 칼럼을 통해 최고의 언론인에게 수여), 에곤 에르빈 키슈 상(최고의 보도 기사에 수여), 테오도르 볼프 상(독일의 퓰리처상) 등을 받은 실력자다.


어려운 시기에 유쾌함을 갖는 것과 삶의 진지함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저자의 목소리는 철학자 같았다. 온갖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명언을 속사포처럼 쏟아놓으며 "유쾌함"을 주제로 종횡무진한다.


자유롭고 유쾌하다.
저자가 탐구하는 주제 "유쾌함"처럼 가볍고 쾌활하되, 삶의 진지함을 강조하는 서술 방식은 참으로 자유롭다. 치밀하게 구성된 체계에서 틀에 맞춰 서술하는 근엄한 학자의 얘기가 아니다. 좋은 친구와 카페에서 농담을 섞어가며 인생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집중하기도 하고, 흘려듣기도 했다. 그렇게 느슨하게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넓은 들판을 산책하는 느긋함과 자유로움이 책과 꼭 닮았다.


독서하며 메모를 많이 하는 편인데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를 읽으면서는 쓰기보다 아껴서 긋는 줄을 남발하며 그었다. 나름 미학적으로 형광펜을 골라가며 긋는데, 연필 하나만 썼다. 이 책이 주는 여유로운 바이브에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편해졌던 것 같다. 덕분에 지저분한 책이 되었지만 왠지 그 모습이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와 어울리는 것 같다.


삶을 긍정적이고 풍요롭게 만드는 핵심요소를 저자는 유쾌함이라 말한다. 유쾌함은 삶과 거리를 두는 원칙이며 지적 행위다.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태도이며, 마음의 여유다. 타인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다리이며 창의성이고 문제해결력이자 행복이다. 삶의 중요한 가치와 태도이기에 노력해야 한다.


그의 주장에 공감하며 많은 줄을 그었던 건 그저 유쾌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지함 없이는 왜 유쾌함을 가질 수 없는지 설명하며, 삶을 입체적으로 아우르는 관점에 설득됐다.

"유쾌함은 특히 삶의 진지함과 결합할 때, 진지함을 다루고 그것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보여줄 때 깊은 위안을 전합니다."
- 150면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가 보는 유쾌함은 삶의 부조리나 역설, 고통과 상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유쾌함의 바탕에는 진지함이 있다. 유쾌함은 그저 웃고 즐기는 가벼운 감정이 아니다. 삶의 어두운 면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유쾌하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


진지함은 삶의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고통과 상실의 의미를 되새기고,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는 진지함 속에서 우리는 삶의 부조리함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웃음을 찾는 유쾌함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진지함이 없는 유쾌함은 공허하다. 피상적이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웃기기만 하는 것은 순간적인 즐거움을 줄 수 있지만,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악셀 하케는 유쾌함을 '지혜로운 웃음'이라 말하며 삶의 진리를 깨달은 자만이 지을 수 있는 웃음이라 말한다. 삶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그 속에서 유쾌함을 찾을 때 우리는 진정으로 유쾌한 사람이 될 수 있다.


" 여기에 삶 전체가 있습니다. 고통과 타락, 공포와 쾌락, 재미와 두려움이 존재하죠. 이 모든 것이 유쾌함이라는 형태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이 원한다면 누릴 수 있어요. 저는 그렇게 할 것입니다."
- 187면


유쾌함과 진지함이라는 관점으로 본 삶은 정말 풍성하고 흥미롭다. 망해가는 세상에서 미소 지을 수 있고 언제나 행복할 여지가 있다. 코미디의 잔인함을 볼 줄 알고 스스로 웃음거리가 된다. 고통을 피하고 불쾌한 현실을 우회할 줄 알고, 다른 사람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유쾌한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자의식과잉과도 작별할 수 있다. 위로와 죽음, 독재자와 시대상까지 유쾌함에서 사방으로 확장되는 다양한 사유를 《삶은 당신의 표정을 닮아간다》에서 즐겨보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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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 책임과 자율이 함께 자라는 아이로 키우는 법
마르티나 슈토츠.카티 베버 지음, 김지유 옮김 / 다산에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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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는 초등학생까지의 자녀를 대상으로, 비폭력 대화의 원리를 적용해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다루고 아이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비폭력 대화는 감정과 욕구를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과 상대방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고 공감한 뒤, 판단이나 평가 없이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관찰한 상황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감정과 연결된 욕구를 파악해 부탁함으로써 서로의 욕구를 충족하는 해결책을 찾는다.


비폭력 대화의 원리 위에 세운 개념이 "러빙 리더십"이다. 사랑이 담긴 훈육이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지도하되 아이가 넘지 말아야 할 선과 행동을 알려주는 단호한 훈육을 동시에 강조한다. 보상과 처벌이라는 과거의 잘못된 양육 방식을 비판하며 '욕구 지향'적으로 양육하는 올바른 훈육법의 기준이 러빙 리더십이다.


러빙 리더십은 6가지 전략을 포함한다.
1. 마음의 확신 가지기
2. 방패 세우기
3. 힘을 써서 보호하기
4. 힘을 써서 대신 해주기
5. 수평적 위계 질서 세우기
6. 자율성 키우기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는 우선 과거의 가장 흔한 훈육 방식인"보상과 처벌"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보상과 처벌은 철저히 아이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아이의 감정이나 욕구는 완전히 무시된다. 그 때문에 이 방식은 아이들의 정서적, 인지적 발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38면


외부적 요인으로 규칙을 어기지 않으려 로봇처럼 정해진 대로 작동하는 아이가 되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아이를 향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수단이다. 아이는 이런 방식으로는 옳고 그름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없다.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스스로 행동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아이의 행동을 평가하기 않을 때 아이는 다른 사람의 인정 없이도 스스로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행동의 결과보다는 그 과정과 방식, 이유가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는 비폭력 의사소통을 제시하며, 모든 행동이 결국 각자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것이라는 개념을 알려준다. 우리도, 아이도 그저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괴롭히려고 일부러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다!

아이의 행동으로 부모에게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이 자주 일어나지만, 아이는 부모인 우리의 감정이나 욕구를 채워줄 의무가 없다. 성인인 우리에게 그 책임이 있다. 감정에 대한 책임은 우리 자신에게 있다. 어떤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아이의 행동으로 유발되긴 했지만 원인은 아니다. 나의 욕구가 채워지지 못한 것이 이유다.


아이를 나무라고 교정할 것이 아니라, 부모인 우리 감정의 실체가 무엇인지 살피는 편이 더 낫다. 보통 분노나 불편한 감정 뒤에는 공감, 감사, 수용, 사랑에 대해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숨어있다. 감정과 연결된 욕구를 알아차리면 감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된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는 이렇게 부모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살피고 자신을 다정하게, 공감과 사랑으로 대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 점이 특히 좋았다. 아이와 더불어 온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중심을 잡고 자신만의 평온한 기쁨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부모에게도 러빙 리더십이 필요한 것이다. 자신이 일상에서 언제 안정감을 느끼는지 생각하고 (편한 친구를 만나거나 반신욕, 저녁 30분 정도 따뜻한 담요를 덮고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등) 직접 시도하며 자기만의 욕구 충족 전략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특히, 얼마 전 면접을 보며 평가받고, 지레짐작당하고, 비난받는 상황을 겪었던 터라 그런 때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려준 대목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부정적인 평가나 비난을 받으면 스스로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강한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는 인간은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존재라고 말한다. 공격으로 받아들여 상처받는 대신, 상대가 자신의 감정이나 필요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며 선을 그으라고 권한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한 것뿐이다. 나는 나의 일을 하면 된다. 최선을 다해 나 자신을 보살피려고 노력하며 자기비하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를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얼마나 소중한지 의식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이 큰 위안이 되었다.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된다는 건 어떤 걸까?
나는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없는데...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는 자신의 교육관에 자신감을 가지고 단호한 확신을 가지라고 말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두렵고 당황하며 흔들릴 수 있다. 당연하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힘을 준다.


우리는 언제고 다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행동의 이유를 알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감과 확신을 보여줄 때 아이들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흔들리지 않는 부모가 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성찰을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 부모는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좋은 부모이지 않을까.


"내가 나를 사랑하고, 우리 아이에 대한 사랑과 공감을 바탕으로 행동할 때 나의 모든 행위가 더욱 자신감 있고 분명해질 수 있다."
- 75면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는 육아서이지만 지금 내게는 심리서로 읽혀, 마음을 치유하는 데 좋은 약으로 작용했다. 감정을 조절하고 욕구를 중심으로 멘탈을 다스리는 데 효과가 있었다. "날개를 달아주는 말"이나 "나를 돌아보는 연습"을 별도로 제시해 부모 스스로가 마음 챙김을 할 수 있도록 한 팁도 무척 유용했다. 책임과 자율이 균형 잡힌 육아법을 배우며 인생의 길잡이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는 책이자 비폭력 대화를 삶에 적용하는 첫 책으로도 훌륭하다.


#도서지원 #나는흔들리지않는부모로살기로했다 #좋은부모 #다산에듀 #다산부스 #비폭력대화 #러빙리더십 #훈육 #육아서적 #육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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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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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필사책이라고만 소개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필사할 문장들이 인터뷰이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진행한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국내외 석학들의 지혜가 모인 인문학 플랫폼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인생이라는 광대한 시간 속에서 살아온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옳고 그름의 선명함보다 틈새의 아름다움과 존재 안의 광야를 들여다보고자 안간힘을 쓰는' 김지수 기자의 예리한 통찰력과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빛났다. 경청과 공감으로 다져진 따뜻한 품성과 다방면의 지식을 바탕으로 질문하는 프로의 전문성도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버릴 단어 하나 없이 적확하면서도 아름답게 표현된 문장에 정말 감탄했다. 세계의 수많은 지성을 직접 만난 경험 위에 '더 나은 언어로 세상을 잇는 마인즈 커넥터'라는 목표가 더해져 탁월한 문장가에 이르렀음을 알았다. 《필사는 도끼다》는 100명의 지성과 인터뷰한 기사 중에서 135개의 문장을 주제별(어른의 말, 지성의 말, 각성의 말, 안식의 말, 행복의 말)로 선별했으니, 10년의 에센스라 자부할 만하다.


"어른들, 인문학자들, 장인들에게서 울림이 컸던 130여 개의 특정 발화 지점을 포착한 것입니다. 다른 층위의 경험, 고민 끝에 도달한 현자들의 말이기에, 내 인생 어느 순간에 적용해도 어긋나지 않을 거라 자부합니다."
- 9면


《필사는 도끼다》를 읽으며 알았다. 내가 왜 인터뷰 기사를 좋아하는지 말이다. "도끼"가 힌트였다.

"필사란 무엇일까요? 도끼질입니다. 장작을 쪼개듯 암벽을 찍어 오르듯, 오늘 내가 여기 살아 있음을 새기는 존재의 도끼질이지요. 흘러가는 언어를 붙잡아 내 인생의 적재적소에 꽂아 넣는 구체적 행위, 그게 바로 필사입니다."
- 6면


한 사람이라는 존재를 도끼질하듯 훔쳐보며 나의 살아 있음을 새기는 기쁨이 있었던 것이다. 인터뷰로 갈무리된 인생의 정수를 글을 통해 마시며, 그 인생을 훔치는 기분이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각자의 세상에서, 다른 태도와 생각으로, 전혀 다른 우주의 삶들을 경험하는 게 좋았다. 비문학처럼 명확하게 질문하고 답하는 흐름이 편하면서도, 활자로 표현된 인생이 문학처럼 아름다워서 좋았다.


QR코드로 해당 인터뷰를 손쉽게 읽을 수 있으니 한 권의 어엿한 인터뷰집이며, 100권의 사람책이다. 한 사람의 시간을 대표할 수 있는 골수를 골라 손글씨로 음미할 수 있다. 게다가 《필사는 도끼다》는 챕터마다 김지수 작가님의 에세이로 시작해 주제를 관통하는 질문으로 마무리한 가이드 형식이다. 필사로 피어난 생각들이 질문을 기점으로 더 깊은 사유로 확장되는 흐름도 강점이다. 필사를 좋아하고, 올해의 키워드 중 하나를 '질문'으로 삼은 내게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었다.


《필사는 도끼다》의 모든 페이지가 정말이지 놓칠 수 없는 메시지들이라 가슴이 벅찰 정도였다. 100명의 현인들이 김지수라는 훌륭한 필터를 통해 여기 이 책에 모였다. 이 시대의 어른들을 만나며 많은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그 인생들이 비추는 나의 인생은 어떤 모양과 빛깔인지 궁금해서, 눈과 손과 마음이 다 같이 즐겁게 헤매던 독서이자 필사였다.


두 손에 흰 면장갑을 껴야만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고급스러운 물성을 자랑하는 책이다. 나뭇결과 도끼 자국으로 책의 메시지를 양장 표지에 그대로 표현한 센스가 감각적이다. 도끼 틈새로 비치는 문자에 지성인들의 높은 사유가 새어 나오는 듯하다. 사철 제본으로 온전히 펼쳐져 편하게 필사할 수 있게 한 만듦새와 잉크가 비치지 않는 도톰한 종이까지 필사책으로도 더없이 훌륭했다.


인상 깊은 인터뷰들이 많아 고르기 어려웠지만 지금 내게 다가온 몇 구절들을 꼽아봤다.

<성실은 내 인생에 대한 예의, 밀라논나>
"일단 눈뜨면 저를 토닥거려요.
"잘 잤니? 명숙아, 넌 잘 하고 있어. 여지껏 잘 해왔잖아."
기도하고 산책하면서 루틴을 다져요.
루틴은 나를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다짐 같은 거예요.
루틴이 튼튼하면 일상이 무너지지 않아요."


<순간의 영원, 진은숙 (음악계 노벨상 지멘스상 수상자>
지금은 알아요. 그냥 그날그날 사는 거구나,
물 흐르듯이 흘러가면서 어떤 구조를 갖춰가는 거구나.
젊을 때는 그런 인생이 한없이 갈 것 같은데,
나이 드니까 또 알겠어요.
지금 좋은 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는걸.
그래서 최선을 다해 살아요.


<후회해도 괜찮아, 다니엘 핑크>
이미 한 행동에 대한 후회는 선택지가 있어요.
하지만 무행동에 대한 후회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요.
나이 들수록 우리가 괴로워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요.


<걱정하고 웃고 걱정하고 웃고, 요시타케 신스케>
저는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지도 않았고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습니다.
심심한 나를 웃겼더니,
우연히 독자가 생기고 작가가 되었어요.
확실히 운이죠.
그런데 운은 우리가 어쩔 도리가 없어요.
그러니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게 다죠.


<최선의 고통, 폴 블룸>
당신이 어떤 일을 하든
충분한 고난이 당신과 사랑하는 이를 덮칠 것입니다.
그러니 굳이 더 많은 고난을 찾아 나설 이유는 없어요.
안타깝지만 인간은 행복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팩트는 ... 고통을 통해 더 개선되게 하는 것이
진화의 본질이라는 거죠.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가장 신선했던 인생은 백현진 님이었다. 음악, 미술, 연기를 넘나드는 예술인. 영화에서 보고 낯이 익은 이 배우가 천재였다니.

<완성은 없다, 손을 뗄 뿐>
저는 완성도를 믿지 않아요.
수정과 개선과 발전을 믿지 않습니다.
제가 보는 인류 문명도 발전이 아니라 변화와 변경 정도예요.
작업할 때도 마감이나 목표가 없어요.
즐겁고 정실하게 자기 일을 보다가
정해진 시간에 손 떼면 끝이 나는 거죠.
즐겁게 변경시켜 나가면, 몸과 마음에 무리가 덜해요.
그런 상태가 반복되면 무리가 점점 덜해지겠죠.
전 그런 상태를 희망해요.


특히 와닿은 문장들을 살펴보니 지금의 내가 여유와 재미를 중심에 두고 고통의 가치를 되새기는 데 치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삶의 단계마다 달라질 가치 기준이 그때의 나와 어떻게 얽혀 영향을 주고받을지 《필사는 도끼다》를 늘 곁에 두면 알아차리고 싶다. 현명한 어른들을 도끼질하며 그 자국을 들여다보며 나 자신을 다시 도끼질하는 필사와 돌아봄의 시간. 《필사는 도끼다》로 오래오래 누리길 추천한다.


#도서지원 #필사는도끼다 #김지수 #필사 #필사노트 #실사책추천 #필사추천 #명언필사 #인생글귀 #김지수의인터스텔라 #어른의문장 #인터뷰 #문장 #인생 #삶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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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 괴테 수채화 시집 수채화 시집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한스-위르겐 가우데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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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는 괴테의 작품 중 "자연을 관찰한 시"를 골라 한스-위르겐가우데크의 수채화와 묶어 만든 시집이다. 독일 문학의 거장이자 자유주의 문학의 선구자인 괴테의 시는 수채화의 물빛과 하나처럼 어울린다.


시집을 펼치니 아름다움이 흘러 넘쳤다. 각 페이지마다 시의 언어와 그림의 색채가 이별하듯 나뉘어 있지만, 양쪽으로 시선을 오가며 다른 매력의 예술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서, 결국은 하나의 새로운 예술로 감상할 수 있어서 호강스러웠다.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에서 만난 괴테의 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노래하고 있다. 괴테는 자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교감하는 순간을 시로 남겼다. 괴테의 시를 읽는 동안 겨울 내내 잊고 있던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되살아났다.


느낌표를 남발하며 괴테가 감탄하는
자연이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공감하고 싶어, 반짝이는 생명들을 기억에서 꺼내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사계절. 매해 돌아오는 계절은 변화무쌍하게도 한결같이 늘 우리 곁에 있었다. 벌거벗은 계절, 이 황량한 겨울마저 참으로 소중하다.

<5월의 노래>
이 얼마나 찬란히 빛나는가요!
내게 자연은!
태양은 반짝이고
들판은 웃음 집니다.

나뭇가지마다
꽃을 피어나고
떨기에서 터져 나오는
수천 개의 목소리,

그리고 모든 이의 가슴에서
솟구치는 기쁨과 희열.
오 대지여! 오 태양이여!
오 행복이여! 오 환희여!


<밤>
(중략)
심장을 더듬고
영혼을 녹이는 전율이
서늘한 곳에서 덤불을 지나며 속삭입니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달콤한 밤인가요?
기쁨이여! 환희여! 붙들 수가 없군요!
하늘이여, 허나 나는 그대에게
그런 밤을 수천 허락할 터이니
나의 소녀가 내게 단 하룻밤만 주었으면.


자연 속에서 괴테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살피고 살폈다. 그래서 괴테의 시에는 다양한 감정이 솔직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기쁨, 슬픔, 사랑, 고뇌 등 다채로운 감정은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본질 중에 본질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좋다, 나쁘다 갈라버린 감정을 괴테는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그저 그대로 우리에게 다 필요한 감정들인데 제거하거나 줄여야 한다고 잘못 해석해버린 습관적인 행태가 새삼 너무나 어리석다싶다. 나쁜 감정이 들어도 그냥 그렇게 그대로 느껴버리면 어떨까. 감정은 곧 사라져버리니까 말이다.


어린아이가 쓴 동시처럼 순수한 동심이 느껴지는 순간도 좋았다.
<들장미>
소년이 말했죠. 너를 꺾을 거야.
들에 핀 장미야!
장미가 말했죠. 너를 찌를 거야.
영원히 나를 잊지 않도록.
난 꺾이기 싫어.
장미, 장미, 빨간 장미,
들에 핀 장미.

<요정의 노래>
자정에, 사람들이 잠이 들어야 겨우,
달님은 우리를 비추고
별님은 빛을 뿌리지요.
그제야 우리는 거닐고 노래하며
신나게 춤을 춥니다.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괴테의 시는 삶의 지혜와 성찰도 전한다. 괴테만의 가치관이 내게도 물드는 것 같아 기분 좋은 독서였다. 자신을 성찰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도록 안내하는 괴테의 목소리는 깊고 넓다.

<물 위를 떠도는 영혼들의 노래>
사람의 영혼은
물과 같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와
하늘로 올라가고
다시 내려와
흙이 되어야 합니다.
영원히 돌고 돌면서.

(중략)

사람의 영혼이여,
그대는 물을 닮았습니다.
인간의 운명이여,
그대는 바람을 닮았습니다.


<서동시집>에서
자신을 알고 남을 아는 사람은
여기서도 깨달을 겁니다.
동양과 서양이 이제 더는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을.

곰곰이 생각하며 두 세상 사이에서
마음 흔들려도 괜찮습니다.
그러니 동양과 서양 사이를
오고 가세요. 최선을 다해!


<지금>
(중략)
그대가 춤을 추며 몸을 흔들면
온갖 별들이 몸을 흔듭니다.
그대와 함께, 그대를 에워싸고서.

(중략)

그대는 매력적이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러기에 꽃과 달과 별,
태양은 그대만을 섬깁니다.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 덕분에 미리 봄을 맞았다. 수채화의 화려한 색채가 주는 생명력이 꽃이 만발한 봄을 데려다주었다. 이 싸늘한 겨울이 어서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계절은 다시 찾아옵니다》처럼 따뜻하고 자연 향기 물씬 나는 시집으로 이른 봄을 찾아오는 건 어떨까요.



*** 출판사 모스그린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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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철학 - 흔들리는 삶을 위한 16가지 인생의 자세
샤를 페팽 지음, 이주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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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철학》 !
《태도의 철학》 !!
《태도의 철학》 !!!


2025. 1. 1 전영애 교수님의 책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이후로 올해 두 번째 인생책을 만난 것 같다. (벌써? 또?! ^^)


샤를 페팽.
재미난 발음이 왠지 정겨운 샤를 페펭은 오늘날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로 알려졌다. 1973년 생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한다. 프랑스 공영 방송에서 매주 공개 철학 강좌를 열어, 대중에게 친근하고 쉬운 언어로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프랑스 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태도의 철학》은 그의 대표작으로 10년 연속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다.


《태도의 철학》은 한 마디로 실패 예찬론이다. 실패를 피하려 발버둥 치는 사람들에게 실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책. 실패를 진. 심. 으. 로. 배움과 성장의 발판으로 보게 하는 책. 실패를 딛고 성공한 수많은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실패의 정체를 뼛속 깊이 새기게 하는 책. 그렇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힘을 주는 책. 책을 덮고 나면 어서 빨리 자신이 실패하기를 바라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실패하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실패나 시련이 죽도록 무서워 바들바들 떨었다. 멀리서 고난의 먹구름이 희미하게 한 점만 어른거려도 온갖 걱정을 뭉게뭉게 펼치며 스스로 지옥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태도의 철학》이 인생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떤 말이든 단언하기를 조심스러워하는 편이지만 이번만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태도의 철학》을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는 확실히 다르다고.


《태도의 철학》의 강점은 완전 쉽다는 것이다. 철학자가 쓴 철학책이라 조금은 어렵고 지루하리라 예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교수로서, 대중 강연자로서 쌓은 연륜 덕분인지, 샤를 페펭은 어떻게 설명해야 독자가 쉽게 이해하는지 잘 아는 작가였다.


《태도의 철학》은 사르트르, 프로이트, 니체, 노자, 라캉까지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시련이 주는 지혜가 무엇인지 윤곽을 잡는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술가, 스포츠 선수, 과학자, 정신분석학자, 에디슨, 스티브 잡스 등 현실적으로 와닿는 인물들의 인생사와 성찰을 예시로 시련을 디테일하게 그려준다.


《태도의 철학》을 읽으며 시련과 실패를 다각도로 깊게 들여다봤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 《태도의 철학》에는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의 존재가 실패의 진정한 의미를 밝히는 증거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철학서나 인문서라기보다 자기계발서에 가깝다고 느꼈다. 실제로 강하게 동기 부여가 되어, 자기계발서가 주는 특유의 불타는 듯한 벅차오름을 자주 느끼기도 했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줄 긋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 고심하며 아껴 그었다.


"살면서 겪게 되는 시련을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의 모습이 달라진다."


과거의 나를 떠올리니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리석게도 시련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회피했다. 작은 시도조차 못하는 안전지향 겁쟁이었다. 경험이 없으니 자존감과 자신감도 없었다.


《태도의 철학》 속 위대한 인물들은 달랐다. 실패를 당연한 과정으로 보고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승리는 패배를 해봐야 얻을 수 있다. 실패를 경험해야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 앞에서 무엇을 할지 스스로 질문하고, 문제를 모든 각도에서 살펴보기 때문이다. (- 20면) 이유도 모르고 성공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련을 통해 새로운 질문을 던질 때 성장한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질문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성공만 경험할 때보다 생각이 깊어진다. (- 21면)


이른 나이에 스타가 되었다가 인기가 떨어지면서 정신질환을 앓거나 자살하는 연예인들이 떠올랐다. 현실과 충돌하고 부딪히며 삶을 경험하며 강해지는 시련으로 삼지 못한 건 아닐까. 반면에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도 떠올랐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악플에 시달렸지만 오히려 그 모든 상황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그리고 반듯하고 강한 멘탈로 발전하는 가수로 성장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실패를 경험해야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보스톤 의과대학에서는 지원자가 많고 실력이 비슷하면 이미 실패를 경험한 지원자를 우선 선발한다. 다른 분야를 전공했다가 의학을 선택한 학생은 자신이 할 일을 더 빨리 알아차리고 자신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실패는 성숙함의 증거이다. 빠르게 무너질수록 그만큼 일찍 인생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 27, 28면)


동물도, 기계도, 신도 실수를 통해 배우지 않는다. 새는 본능으로 언제나 완벽하게 둥지를 만든다. 실수로 배울 것이 없다. 실수로 삶을 배우는 건 인간뿐이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초고는 놀랍게도 무수히 고친 흔적과 수정하고 재배치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만족스러운 문장을 쓰려면 실수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절대로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욱 잘 실패하는 것이 위대함의 비결이다.


《태도의 철학》에는 신념으로 삼고 싶은 개념들이 넘친다. 명언으로 외우고 싶은 문장도 많다. 너덜너덜해지도록 반복해서 읽고 싶은 책이다.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오히려 서평을 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 리뷰는 실패작이 된 것 같다. 하지만 괜찮다. 오늘의 실패에서 오류를 찾아 도약한다면 그것이 나의 원동력이 되디라 믿기 때문이다. 글을 마칠 때마다 진하게 남던 아쉬움이 한결 가볍다. 오늘의 이 실패를 작은 성공으로 다시 이름 붙여본다.


*** 출판사 다산초당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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