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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철학 - 흔들리는 삶을 위한 16가지 인생의 자세
샤를 페팽 지음, 이주영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월
평점 :
《태도의 철학》 !
《태도의 철학》 !!
《태도의 철학》 !!!
2025. 1. 1 전영애 교수님의 책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이후로 올해 두 번째 인생책을 만난 것 같다. (벌써? 또?! ^^)
샤를 페팽.
재미난 발음이 왠지 정겨운 샤를 페펭은 오늘날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로 알려졌다. 1973년 생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한다. 프랑스 공영 방송에서 매주 공개 철학 강좌를 열어, 대중에게 친근하고 쉬운 언어로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해외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프랑스 철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태도의 철학》은 그의 대표작으로 10년 연속 프랑스 아마존 베스트셀러다.
《태도의 철학》은 한 마디로 실패 예찬론이다. 실패를 피하려 발버둥 치는 사람들에게 실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책. 실패를 진. 심. 으. 로. 배움과 성장의 발판으로 보게 하는 책. 실패를 딛고 성공한 수많은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실패의 정체를 뼛속 깊이 새기게 하는 책. 그렇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힘을 주는 책. 책을 덮고 나면 어서 빨리 자신이 실패하기를 바라게 될지도 모른다...!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실패하면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실패나 시련이 죽도록 무서워 바들바들 떨었다. 멀리서 고난의 먹구름이 희미하게 한 점만 어른거려도 온갖 걱정을 뭉게뭉게 펼치며 스스로 지옥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태도의 철학》이 인생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떤 말이든 단언하기를 조심스러워하는 편이지만 이번만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태도의 철학》을 읽기 전의 나와, 읽은 후의 나는 확실히 다르다고.
《태도의 철학》의 강점은 완전 쉽다는 것이다. 철학자가 쓴 철학책이라 조금은 어렵고 지루하리라 예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교수로서, 대중 강연자로서 쌓은 연륜 덕분인지, 샤를 페펭은 어떻게 설명해야 독자가 쉽게 이해하는지 잘 아는 작가였다.
《태도의 철학》은 사르트르, 프로이트, 니체, 노자, 라캉까지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시련이 주는 지혜가 무엇인지 윤곽을 잡는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술가, 스포츠 선수, 과학자, 정신분석학자, 에디슨, 스티브 잡스 등 현실적으로 와닿는 인물들의 인생사와 성찰을 예시로 시련을 디테일하게 그려준다.
《태도의 철학》을 읽으며 시련과 실패를 다각도로 깊게 들여다봤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다. 《태도의 철학》에는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의 존재가 실패의 진정한 의미를 밝히는 증거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철학서나 인문서라기보다 자기계발서에 가깝다고 느꼈다. 실제로 강하게 동기 부여가 되어, 자기계발서가 주는 특유의 불타는 듯한 벅차오름을 자주 느끼기도 했다.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너무 많은데 그렇게 되면 줄 긋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 고심하며 아껴 그었다.
"살면서 겪게 되는 시련을
어떠한 태도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생의 모습이 달라진다."
과거의 나를 떠올리니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어리석게도 시련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회피했다. 작은 시도조차 못하는 안전지향 겁쟁이었다. 경험이 없으니 자존감과 자신감도 없었다.
《태도의 철학》 속 위대한 인물들은 달랐다. 실패를 당연한 과정으로 보고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승리는 패배를 해봐야 얻을 수 있다. 실패를 경험해야 만만치 않은 현실의 벽 앞에서 무엇을 할지 스스로 질문하고, 문제를 모든 각도에서 살펴보기 때문이다. (- 20면) 이유도 모르고 성공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시련을 통해 새로운 질문을 던질 때 성장한다. 실패를 받아들이고 다시 질문하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 성공만 경험할 때보다 생각이 깊어진다. (- 21면)
이른 나이에 스타가 되었다가 인기가 떨어지면서 정신질환을 앓거나 자살하는 연예인들이 떠올랐다. 현실과 충돌하고 부딪히며 삶을 경험하며 강해지는 시련으로 삼지 못한 건 아닐까. 반면에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도 떠올랐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온갖 악플에 시달렸지만 오히려 그 모든 상황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그리고 반듯하고 강한 멘탈로 발전하는 가수로 성장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실패를 경험해야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보스톤 의과대학에서는 지원자가 많고 실력이 비슷하면 이미 실패를 경험한 지원자를 우선 선발한다. 다른 분야를 전공했다가 의학을 선택한 학생은 자신이 할 일을 더 빨리 알아차리고 자신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실패는 성숙함의 증거이다. 빠르게 무너질수록 그만큼 일찍 인생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 27, 28면)
동물도, 기계도, 신도 실수를 통해 배우지 않는다. 새는 본능으로 언제나 완벽하게 둥지를 만든다. 실수로 배울 것이 없다. 실수로 삶을 배우는 건 인간뿐이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초고는 놀랍게도 무수히 고친 흔적과 수정하고 재배치한 문장으로 가득하다. 만족스러운 문장을 쓰려면 실수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절대로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욱 잘 실패하는 것이 위대함의 비결이다.
《태도의 철학》에는 신념으로 삼고 싶은 개념들이 넘친다. 명언으로 외우고 싶은 문장도 많다. 너덜너덜해지도록 반복해서 읽고 싶은 책이다.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오히려 서평을 쓰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 리뷰는 실패작이 된 것 같다. 하지만 괜찮다. 오늘의 실패에서 오류를 찾아 도약한다면 그것이 나의 원동력이 되디라 믿기 때문이다. 글을 마칠 때마다 진하게 남던 아쉬움이 한결 가볍다. 오늘의 이 실패를 작은 성공으로 다시 이름 붙여본다.
*** 출판사 다산초당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