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것이 살아남는다 - 대전환의 시대를 건너는 진화론적 생존 법칙
대니얼 R. 브룩스.살바토레 J. 에이고스타 지음, 장혜인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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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부터 ‘완벽함’을 도덕이라 삼게 됐을까.
더 빨리, 더 정확히, 더 많이 해내는 것만이 생존의 길이라 믿으며 떠밀리듯 스스로를 몰아왔다. 하지만 이 책은 진화의 연대기를 펼쳐 보이며 뜻밖의 위로를 건넨다. 사실 살아남은 것들은 모두 어설펐다고.



적자생존 "survival of the fittest"에서 fittest는 ‘가장 강한 자'가 아니라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한 자’를 뜻한다. "적자"는 우월한 개체가 아니라 환경에서 번식하고 회복하며 유지하는 종이었다.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망하지 않는 법, 거센 폭풍을 견디고 젖은 몸을 털며 다시 일어나 끝까지 생존하는 생명력. 그것이 핵심이었다.


완벽한 자동 시스템은 가장 먼저 무너진다. 작은 변화에도 유리처럼 깨지고, 환경이 바뀌면 곧바로 멸종해버린다. 반면 조금은 비효율적이고 빈틈이 있는 존재들은 그 여백 덕분에 변화의 흐름을 탄다. 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선택하는 유연함. 그것이 지구라는 거친 환경에서 억척스럽게 생명을 이어온 진짜 비결이었다.


우리는 실패를 오답으로 여기지만 자연은 실패를 예산에 포함한다. 숲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장 쓰임새가 없어 보이는 풀꽃과 중복된 기능을 가진 수많은 개체들은 낭비가 아니다. 예측할 수 없는 내일을 대비한 영리한 자연의 보험이었다. 문명은 통제하려 하지만 자연은 다양성으로 조율한다. 생태계는 효율보다 여유와 낭비로 유지된다. 문명의 문제는 진화 원리를 거스른 데 있을지도 모른다,


변화를 어설프게라도 버티고 갈아타는 유연한 시스템이 진짜 적자라면 이를 적용한 적자생존형 사회 시스템은 어떤 모습일까. 한 가지 방식에 올인하지 않고 다양한 길을 남겨 둔다. 효율과 속도는 떨어져도 충격이 닥쳤을 때 회복과 전환이 가능하다. 경쟁으로 약자를 쳐내기보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공생하며 전체를 살찌운다. 단일한 완벽보다 여러 가능성을 품은 엉성함이 끝까지 지킨다.


생태학적 언어로 바라본 세상은 정말이지 흥미로웠다. 인간 중심적 사고에 브레이크를 걸고, 인간을 우주의 생명 중 하나로 내려놓는다. 인간은 세상의 주인이 아닌 게 분명했다. 하지만 세상을 위험에 빠뜨리기만 하는 불필요한 존재도 아니다. 저자들에게 묻고 싶었다. 인간은 숱한 생물종 중의 하나일뿐인가.


나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인 동시에 자연을 다스릴 능력을 가진 책임자라고 생각한다. 자연은 스스로 책임지거나 옳고 그름을 묻지 않지만 인간은 매순간 선택하고 책임진다. 반성하며 분별한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는 너무나 미약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세상을 제멋대로 주무를 만큼 강한 최상위 주체다. 자연이 보호 대상이라면 우리는 이 세상을 맡은 책임자인 것이다.


꼭 맞는 비유는 아니지만 자연과 인간은 서로 다른 역할을 부여받은 ‘이복형제자매’ 같았다. 생명의 근원은 같은 뿌리이지만 둘은 분명 다르다. 같은 창조 질서 아래 유사한 원리로 작동되지만 동일시하면 문제가 생긴다. 우열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부터 각자 맡은 역할이나 위치가 다른 것이다.


자연을 사랑해야 하지만, 삶의 기준을 대신 세워 달라고 세상을 자연에 맡길 순 없다. 자연이 계절의 순환을 통해 세상의 질서를 근거로 제시할 때, 인간은 그 안에서 자연을 거울삼아 현재를 읽어내고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 인간은 자연을 보며 ‘어떻게 사는가’ ‘어떻게 살면 안 되는가’를 해석하고 지혜로 삼을 수 있지만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자연은 목표가 아니다. 본보기도 정답지도 아니다.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도구이자 거울로 이용할 대상이다.


현장생물학자인 두 저자의 자연에서 나는 ‘겸손한 생존’을 배웠다. 다양성과 비효율성, 느린 변화와 통제불가능을 수용하는 자연의 방식을 배워야 하지만, 인간은 자연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기준은 자연보다 훨씬 복잡하다. 자연에게 배운 어설픈 생존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그 빈틈을 무엇으로 채울지 끊임없이 성찰해야 한다.



우리는 생존을 넘어 존엄을 향해 걷는 존재다. 자연 앞에서 겸손하되 인간으로서의 고귀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이 어려운 균형잡기가 인류세라는 위기의 시대를 건너는 우리의 진짜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한다.





#도서지원 #완벽하지않은것이살아남는다 #빌오한론 #다윈주의 #적자생존 #자연에게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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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는 없어 꿈꾸는돌 45
김지현 지음 / 돌베개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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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작가의 데뷔작이자 2022년 사계절문학상 수상작인 <우리의 정원>을 사랑한다. 울적할 때면 이 소설을 발췌하고 단상을 적어둔 메모장을 펼친다. 무해한 세상 속 멋진 어른들과 따뜻한 친구들이 살아 숨쉬고, 2023년의 내가 머무는 곳. 그 안온함에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초록빛 충전이 된다.


신간 《유자는 없어》는 노란빛이다.
거제도에 사는 고1 유지안. 유자 빵으로 핫한 빵 가게 딸인데다 "유"씨 성을 가졌으니 찰떡같이 '유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전교생아 30명인 작은 중학교에서 전교 1등을 도맡던 지안은 300명 규모의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모범생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나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거지?
이렇게 해서 1등을 지키면 그다음은?
다들 내가 서울로 대학을 가기 바랄 텐데.
거기 가서 뭐라도 하길 기대할 텐데.
내가 거기서 하루라도 숨을 편안하게 쉬고 살 수 있을까?"
-52면


친구 수영 역시 고민이 많다. 절친인 지안에게조차 차마 털어놓지 못한 채 방황 중이다.
"유자 니는 그런 생각해 본 적 없나.
이름 바꾸고 싶다고.

그냥 이름이라도 바꾸고 싶은 거지.
그럼 조금은 다시 태어나는 기분 아닐까?
인생 리셋한 것처럼. 아예 다시 태어나면 더 좋고."
- 54면


두 사람은 치열하게 세상과 부딪치며 정체성을 빚어가는 중이다. 가슴에 꽂힌 질문 하나가 이들의 상태를 잘 대변한다.
"나에게서 제일 마음에 들던 부분을 잃어버렸고
심지어 나를 괴롭게 만들고 있으니,
이제 나는 나의 어느 부분에서 위안과 긍지를 찾아야 하는 걸까.
지금 유지안을 이루고 있는 것 중에 그런 게 남아 있긴 할까?"
- 88면


전교 1등 출신 유자에서
이제는 전교 19등 유자가 된 지안.
자부심이자 가치이며, 위안과 긍지였던 성적이 떨어지고 있었다. 우리 역시 학벌, 직업, 외모, 재력 같은 비교 우위의 성취 목족에 존재 가치를 의탁하곤 한다. 언제든 흔들릴 목록 위에 가치를 올려두고선 무너질까 조마조마해하며 열심을 다해 살아간다. 그 이름표들이 자신이라 굳게 믿으며 헛된 바람을 잡는다.


존재 자체로 위안과 긍지를 찾을 수는 없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버텨온 자신에게, 그럼에도 여기까지 살아낸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면 안 될까. '무엇을 하든, 뭘 가졌든 숨 쉬고 존재하는 생명 그 자체로 난 대우받을 가치가 충분해.'


"배경보다는 시야가 너른 사람이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143면
부산 유학을 고민하는 지안에게 아빠가 건넨 말이다. 자녀가 탄탄대로 꽃길만을 걷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다. 누가 봐도 번듯한 조건이 아니라 인생의 본질을, 편하고 쉬운 길보다 아프더라도 단단한 가치관을 우선하는 참부모의 모습이 뭉클했다.


오랜만에 소설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김지현 작가의 글을 읽으면 무방비 상태가 된다. 가면을 벗게 된다. 더없이 진실하고 진솔한 인물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내 안의 진심까지 배어 나온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아줄 것 같은 사람들이 그곳에 있다.


가상의 인물이라도 좋다. "어디에서도 꺼내 본 적 없는, 나도 알지 못하던 마음"을 (123면) 끄집어내는 사람들은 분명히 이곳에 살아 있으니까.


<우리의 정원> 속 대답처럼, "책 속에는 미운 사람들이 없어. 뭘 해도 밉진 않아. 그래서 좋아. 마음이 편안해져." 뭘 해도 밉지 않은데, 진심을 보이려 용기까지 내는 사람들이 여기 산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유자는 없어》를 읽으면서 세 번 울컥했다. 두 번째까지는 자동 분석 시스템이 작동했다. '내가 이 대목에서 눈물이 난 건 어린 시절 결핍이 자극되어 이러이러한 욕구가 충족된 거야.' 눈물 콧물을 닦으면서도 뇌는 복잡한 기억을 헤집었다.


세 번째로 글썽였을 때야 깨달았다. '감정이 요동친 원인이 뭔지는 모르겠어. ㅠㅠ 그냥 좋았던 거야. 함께 웃고 우는 그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아서, 말하지 않은 상처도 알아주고 보듬는 관계 자체가 너무 예쁘고 따뜻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마냥 좋았던 거야.ㅠㅠ'


《유자는 없어》는 십 대나 읽을 법한 청소년의 방황기가 아니다. '유자'라는 껍데기를 벗고 온전한 '나'를 대면하는 여정이다. 소설은 묻는다. 사회적 성취와 이름표를 걷어낸 당신에게 무엇이 남았느냐고.


분석이나 이유를 내려놓는다. 그저 나로서 존재하며 서로의 상처를 안아주는 인물들의 다정함에 기대어 충전한다. 조건 없는 안온함 덕분에 나의 정원에도 초록빛과 노란빛이 교차한다. 생기가 돈다. 숨이 한결 더 편안해진다.


#도서지원 #김지현 #유자는없어 #돌베개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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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장소
나희덕 지음 / 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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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인의 《마음의 장소》는 이제 내가 특별히 아끼는 책이 되었다. 누군가를 글쓰기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만든 작품이자, 내가 원하는 글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 소중한 길잡이였다.


그동안 시인들의 산문을 읽을 때면 시적 언어의 오묘한 뉘앙스와 세심한 관찰력에 마음이 자주 들뜨곤 했다. 하지만 나희덕 시인의 글은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여행 에세이임에도 여정 그 자체보다 어느 찰나의 장면을 포착해 시처럼 풀어내는 힘이 무척 풍성했다. 동화나 영화처럼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문득 문학의 한 장면이 툭 튀어나오고, 그에 꼭 어울리는 시 구절이 이어질 때면 온갖 문학 장르를 가로지르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에 교수님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식까지 곁들여지니,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내 안의 교양도 함께 깊어지는 듯했다.


문장 하나하나가 어쩜 이리도 취향에 꼭 맞는지. 따사롭고 여유로우면서도 쓸쓸하고 슬픔이 묻어나는 문장들은 눈앞의 풍경만이 아니라 그 이전과 이후, 이면과 내면까지 꿰뚫어 보는 시인만의 남다른 시선 덕분인 것 같았다. 멋 내지 않아도 품격 있고, 아름다움 속에 내실을 갖춘 글이었다. 고즈넉한 여운이 얼마나 향기롭던지 나는 한 편 한 편 줄어드는 것이 아까워 아껴가며 읽었다.


"자신의 뒷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타인에게 포착된 시선을 통해서만
자신의 뒷모습을 확인할 뿐이다.
누군가는 내 뒷모습에서 때로는 쓸쓸함을,
때로는 차가움을, 때로는 경쾌함을 읽어냈으리라.
타인의 시선에 무방비로 노출된 등을 가졌다는 것.
자신이 알지 못하고
어찌할 수도 없는 신체의 영역이 있다는 것이
왠지 두렵고도 안심이 된다."
- 85면


시인은 뒷모습이나 벽을 통해서도 무언가를 읽어내는 이였다. 끌어안고 있는 연인의 뒷모습에서 옛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 홀로 앉아 있는 소년의 뒷모습에서 어린 시절의 파도 소리를 듣는다.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의 뒷모습에서 노동의 짙은 땀 냄새까지 맡아내는 시인의 감각에 감탄할 뿐이었다.


나희덕 시인의 글 자체가 '뒷모습' 같았다. 꾸밀 수 없는 뒷모습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세상의 소리를 정직하고 겸손하게 전해주는 뒷모습 말이다. 나는 그 뒷모습을 통해 가공되지 않은 또 다른 얼굴의 나를 더 자주 마주하고 싶어졌다. 덕분에 이제 나도 타인의 등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으려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졌다. 앞으로 내가 뒷모습에서 사람을 읽게 된다면 전적으로 나희덕 시인 덕분이다.


서문에서 시인은 말한다.
"산책과 여행, 삶을 견디게 하는 두 가지."
영국과 미국, 프랑스, 튀르키예 등의 해외와 우리나라의 회산 백련지, 전주 한옥마을, 전남 백운동 별서정원, 소록도와 나로도 등 세계 곳곳을 다닌 기록이라 장대한 여행기로 볼 수도 있지만, 내게 이 책은 목적지가 없이 걷는 평화로운 산책에 더 가까웠다.


언어의 질감과 무게를 다루는 시인의 솜씨는 설명하기보다 보여주기에 능숙했다. 덕분에 고요하고 느린 글을 슬렁슬렁 쉬어가듯 음미하며 읽었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즐기고 감탄하다 보면 잊혔던 옛 감정이 저기 있었고, 희미하게 꿈꿨던 소원이 여기 있었다. 미소 띤 얼굴로 시인이 늘 동행하는 것 같아 참으로 편안한 휴식이었다.


아름다운 문장을 입술로 낭독하는 재미도, 상상으로 그렸던 장면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쾌감도 있었다. 어원과 한자어 풀이로 단어의 속뜻에서 길어올린 통찰을 맛보는 기쁨도 컸다.


책장을 덮으며 비로소 내가 머물고 싶은 '마음의 장소'를 찾은 기분이 들었다. 화려한 랜드마크가 서 있는 광장이 아니라, 누군가의 쓸쓸한 뒷모습이 가만히 쉴 수 있는 작고 튼튼한 의자 같은 곳이다.


이 책은 내게 그 자체로 신선한 산책이었고 다정한 여행이었다. 목적지에 닿는 것보다 걷는 과정을 음미하는 법, 채우는 것보다 텅 빈 등 뒤의 진실을 읽어내는 법을 배웠다.
​내 글도 누군가에게 정직한 뒷모습이기를 바란다. 멋 부리지 않아도 품격이 느껴지고,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이면의 슬픔까지 보듬을 수 있는 그런 글 말이다. 시인이 비춰준 그윽한 여운을 등불 삼아, 나도 이제 나만의 ‘마음의 장소’를 향해 느린 산책을 시작하고 싶다.


#도서지원 #나희덕 #마음의장소 #에세이추천 #산문집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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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의 인생 지혜 - 삶과 영혼을 다지는 필사 노트
C. S. 루이스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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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의 시작을 C.S. 루이스와 함께 했다. 1월 1일부터 《 C.S. 루이스의 인생 지혜》를 따라 쓰며 그의 통찰을 곱씹었다.


문장을 따라 쓰며 얻는 사고의 변화는 읽을 때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애초부터 천천히 읽을 작정이었으니 마음이 넉넉했다. 천천히 베껴 쓰는 찰나에도 새로운 생각들이 딸려왔다. 광산에서 원석을 캐내는 것처럼 늘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C.S. 루이스는 현대 기독교 변증과 대중 전파에서 문학적 매개자로서 독보적인 의미를 가지는 인물이다. 무신론이었던 지식인 출신으로서 《순전한 기독교》 같은 저서를 통해 논리적이고 감성적인 변증을 통해 수많은 불신자를 기독교로 인도했다.


영문학자이자 소설가였던 그는
세상을 다각도로 보는 데 익숙했다.
"나는 내 눈만으로 부족하기에 타인의 눈으로 볼 것이다.
여러 사람의 눈으로 보더라도 현실만으로는 부족하기에
타인이 지어낸 허구의 세상도 볼 것이다.
훌륭한 문학을 읽으면 나는
천의 인물이 되면서도 여전히 나로 남아 있다."
- <오독: 문학 비평의 실험>


여러 관점을 수용하면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열정이 멋지다. 타인을 포용하고 이해시킨 힘은 이렇게 열린 시선에서 나왔을 것이다. 동시에 그는 세상을 두루 겪어본 사람만이 가지는 예리함을 발휘한다.


"마귀는 세상에 오류를 보낼 때
늘 서로 반대되는 것을 둘씩 짝지어 보낸다.
그러면서 늘 우리를 부추겨, 많은 시간을 들여
둘 중 어느 쪽이 더 나쁜지를 저울질하게 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당신이 어느 한쪽을 더 싫어할 테니 그 반대쪽의
오류 속으로 당신을 서서히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거기에 속아서는 안 된다.
목표점에서 시선을 떼지 말고 두 오류 사이를
똑바로 걸어가야 한다. 둘 중 어느 쪽에도
관심을 두어서는 안 된다."
-<순전한 기독교>


이분법을 경계해야 한다. 둘 중 하나에 빠지기가 너무나 쉽고, 한쪽을 택하면 반대편을 이해하기 무척 어렵다. 양쪽 모두에 오류가 포함돼 있음에도 우리 편의 오류는 쉽게 간과한다. 우리의 목표는 양극단이 아니라 저 높은 곳에 있다. 두 오류 사이를 똑바로 걸으라는 조언이 묵직하다.



"무엇이든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지만
답을 알고 나면 늘 하나의 관점만 남지요."
-<그 가공할 힘>



"나는 해가 뜬 것을 믿듯이 기독교를 믿는다.
해가 보여서만이 아니라
해를 통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이다."
- (신학은 시인가?)


이 문장에서 전율을 느꼈다. 해가 뜨고 별이 뜬다.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자란다. 구름이 흐르고 공기 중에 산소가 폐 속으로 들어온다. 한 치의 오차 없이 우주와 지구가 운행된다. 이 모든 존재들이 하나님을 증거하고, 이 모든 존재를 통해 나는 하나님을 본다.


성경과 신학만이 아니라 세상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알 수 있기에 나는 책을 읽는다. 지식과 지혜에 깃든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추동한다. 해를 통해 만물을 보듯, 하나님 안에서 세상을 살고 싶다.


"하나님은 화가시고 당신은 그림일 뿐임을 잊지 마세요.
당신에게는 그림이 보이지 않아요.
그러니 그분이 그리시는 대로 조용히 맡기세요.
당신은 이미 바른길에 들어서 있습니다.
그러니 그 길을 보고만 있지 말고 걸으세요."
- (C.S. 루이스 서한집)


사랑이 가득한 최고의 화가가 나를 그린다. 나 혼자만의 그림이 아니라니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보이지 않아도 조용히 그분의 붓칠을 믿으며 함께 걸어가자는 그의 권유가 따뜻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물음에 답하는 루이스의 지혜는
기쁨의 선물을 끌어안고,
슬픔을 변화시키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현실을 상상의 눈으로 보고, 우정을 즐거워하고,
소망의 근거를 찾고, 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성품을 깨닫고, 아슬란의 나라를 추구한다."
- 편집자 서문


2026년, 내 삶이라는 캔버스 위에 그분이 그려 넣으실 색채가 기대된다. 루이스가 건네준 지혜와 함께 성경의 등불을 든다. 발 앞의 등이요 길의 빛이 되는 진리가 비치니 삶이라는 길을 보고만 있지 않기를, 감히 용기를 내어 힘차게 내딛기를 하나님의 자녀인 모두를 응원한다.




#명문필사클럽 #CS루이스의인생지혜 #CS루이스 #두란노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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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하루 15분 영어 필사
백선엽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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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것을 이해하는 데서가 아니라
명백한 것을 항상 기억하는 데서 더 큰 이익을 얻는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더 똑똑해지려 하기보다
더 어리석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 찰리 멍거


찰리 멍거의 말을 좋아한다.
명백하고 단순한 진리를 항상 기억하는 것이 온갖 유용한 지식을 이해하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책을 읽을수록 확신하게 된다.


진리는 항상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어렵고 복잡하기보다 흔하고 당연해서 지나치기 쉬운 평범함으로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아름답게 날리는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되어줄 '단 한 문장'일지도 모른다. 뿌리가 깊게 뻗기 위해서는 흙을 옮기는 힘이 필요하다. 흙을 흩뜨리지 않고 수직으로 파고드는 힘을 길러주는 작업 중 책상에서 할 수 있는 제일은 필사가 아닐까.


필사의 유익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 저자 백선엽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보자. 문장을 정성스럽게 베껴 쓰는 것에서 나아가, 문장을 다 쓴 후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이 단계가 핵심이다.


"이 문장이 내 삶의 어떤 부분과 연결되는지,
오늘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짧게 메모를 남기세요.
오늘 이 문장이 나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문장과 나를 잇는 이 잠깐의 질문을 통해서 문장과 나는 관계를 맺는다. 상관이 있게 된다. 평범한 내 일상에 일부가 된다.


영어 필사만이 주는 상쾌함이 있다. 영어를 따라 쓸 때마다 신기하게도 늘 명쾌함이 따라왔다. 우리말이 길고 부드럽게 건네는 의미를 영어는 압축된 덩어리로 강하게 던져주는 것 같았다.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하루 15분 영어 필사》를 따라 쓰면서 이 의문을 풀었다. 자료를 찾아가며 나름의 결론을 얻었다. 게르만계 언어인 영어의 특성 때문이었다.


게르만계 언어는 주어-동사 중심의 구조로 동사가 문장의 뜻을 빠르게 결정한다. 핵심을 앞에 싣고, 수식이 뒤따르기에 결론이 초반에 나버린다. 강약과 장단이 명확해 강한 리듬이 생긴다. 단어의 위치가 문장 구조와 의미를 결정하면서 단어가 움직이는 방식이 보인다. 이렇게 형성된 영어만의 리듬과 직진하는 구조가 명쾌함이라는 감각을 깨웠던 것이다.


모국어는 감정이 생기면 언어로 자동 출력된다. 이것이 얼떨결에 뱉은 말로 이불킥하며 후회할 때가 많은 이유다. 반면에 외국어는 표현의 벽에 부딪히며 '틈'을 만든다. 어휘나 문법을 떠올리느라 '강제 멈춤' 기능이 작동해 감정과 내가 분리된다. 그 탓에 외국어 습득이 어려운 일이 되었지만, 이 불편함 덕분에 감정과 나 사이에 거리감이 생겨 생각을 고르고 통제하는 능력이 자란다.


다른 언어 패턴 안에서 색다른 사고방식과 관점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것은 여러모로 값진 경험이다. 필사를 하면 타자로 친 내용보다 3배 더 오래, 더 깊이 기억한다고 하니 영어 필사는 필사의 혜택을 배가하는 영리한 시도다.

이 책은 기업가, 리더, 혁신가 100인의 성공 철학을 100일 동안 필사하는 구성이다. 한 사람이 남긴 수많은 말 중 단 한 문장만을 엄선했을 저자의 노고가 빛났다. 그야말로 정수라 할만한 문장들로 가득한 필사집,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는 하루 15분 영어 필사》


책을 받고 8일간 필사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을 남긴다.
영어 필사로 생각과 감정 사이의 틈을 만들어
어제보다 명쾌해진 세상과 당신을 마주하기를! 추천한다.


"열정은 행동할 때만 빛난다
Turn passion into action.

Passion means nothing without action.
If you believe in something,
don't just dream; do something about it.
Start small, work hard,
and keep showing up.
Real success comes from turning energy
into sustained effort.
Dreams grow only when you move forward.


행동 없는 열정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무언가를 믿는다면
꿈만 꾸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세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꾸준히 실천하세요.
진정한 성공은 열정을
지속적인 노력으로 전환할 때 찾아옵니다.
꿈은 당신이 앞으로 나아갈 때에만 자랍니다
- 하워드 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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