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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 해방 - 살찌지 않는 뇌를 만드는 21일 식습관 혁명
저드슨 브루어 지음, 김보은 옮김 / 푸른숲 / 2025년 5월
평점 :
"이 책의 목표는 하나다.
여러분과 식사의 관계를 바꾸는 것이다."
식욕이 크지 않은데도 늘 통통한 실루엣을 가진 나.
별생각 없이 군것질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어 선택한 책 《식탐 해방》은 훨씬 더 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식단 관리나 다이어트 방법론이 아니라 "나와 음식의 관계"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것이 곧 식탐 해방의 본질이다.
중독 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저드슨 브루어가 쓴 《식탐 해방》은 욕망과 중독의 본질을 바꾸는 뇌과학 훈련서였다. "먹는 습관"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 충동에 휘둘리지 않고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신경과학적 관점으로 밝힌다.
우리는 자주 먹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고, 슬프면 먹고, 불안해도 먹고, 지루해도 먹는다. (기쁠 때마저 먹는다!) 우리가 먹는 건 감정이었다. 기분이 나쁘고 무언가 불편하면 음식으로 도망치는 뇌를 만들어온 것이다.
감정적이고 습관적인 가짜 허기로 갈망을 채우려 하지만 가짜 허기는 결코 먹는 것으로 충족되지 않는다. 쾌락은 짧고 강렬하지만,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계속 더 자극적인 것, 점점 더 강한 보상을 원하게 된다.
이것이 중독의 메커니즘이다. 그래서 의지력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길을 가기 힘들다. 그러나 이 난장판을 벗어날 방법은 분명히 있다. 우리 뇌가 움직이는 방식을 알고 뇌의 회로를 바꾸는 것이다.
뇌를 알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게 되고, 마음과 몸을 연결할 수 있게 된다. 욕구에 이끌려 자동으로 움직이는 회로를 끊고, 우리를 발전시킬 새로운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충동과 습관을 이해하고 리셋하는 뇌의 재설계법. 뇌를 재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은 뇌와 몸에 주의를 기울이는 "알아차림" 곧, 마음챙김을 강조한다. 지금 우리 눈앞에 있는 물건이나 상황에 주의를 집중해 보자. 눈을 감고 신체의 감각이나 기분, 감정에 주목하자.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나를 알아차릴 때마다 자신과 생각의 거리가 조금씩 벌어진다.
그렇게 무의식적, 습관적, 감정적으로 무언가를 결정할 가능성이 대폭 낮아진다. 습관적인 뇌의 회로에 브레이크를 걸어, 치킨에 절로 손이 가는 자동 반응을 끊어버릴 수 있다. 충동이 올라올 때 "왜 이러지?" 하고 주의 깊게 관찰하고 궁금해하는 순간, 갈망의 자동반사 회로가 약해지는 동시에 새로운 회로가 만들어진다. 쾌락으로 피하는 대신, 탐구하려 들면 회로가 바뀌는 것이다.
마음챙김이란 내가 지금 어디로 도망치려는지 실시간으로 눈치채는 훈련이다. 감각에 이성을 뿌리는 순간, 쾌락은 식는다. 이성의 시선이 빛을 쏘는 순간, 감각의 몰입이 깨지면서 쾌락이 분해된다. 단, 이때의 이성적인 생각은 메타인지적인 관찰이어야 한다.
관찰자 효과와 머릿속의 위원회를 식별하는 것도 이러한 관찰에 해당한다.
일할 때 회사 대표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업무 생산량이 높아질 수밖에 없듯이(관찰 효과), 우리가 생각을 관찰하면, 그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계획하고(대표), 옳고 그름을 따지고(판사),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정치가) 생각 위원회가 우리 머릿속에 있다. 이 목소리들을 식별하면, 생각과 우리는 별개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머릿속에 목소리들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그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 대표, 판사, 정치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그저 생각일 뿐, 내가 아니다.
내 머릿속의 생각들에서 거리를 두고 그 위원회는 떠들게 두자. 그리고 회의실 밖에서 창문 너머로 지켜보자. 회의실에서 빠져나와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들을지 무시할지 우리는 결정할 수 있다. 위원회의 비난이 우리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알아차리고 환멸을 느낀다면, 그 목소리에서 벗어나 끌려다니지 않고 온전한 자기 삶을 살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메타인지적인 사고방식을 배웠다. 충동은 나 자신이 아니며, 거리를 두면 힘을 잃는다는 사실이 해방처럼 다가왔다. 내 안의 시끄러운 목소리들도 그저 하나의 목소리일 뿐이라는 사실이 기뻤다. 이러한 관찰자적 시선으로 마음챙김을 반복하면, 행동 중독을 끊어낼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됐다.
뇌과학을 좋아하고 탐구하길 좋아하는 독자에게 최고의 책이 될 것이다. '왜 내가 이런 생각을 하지?' 자기 관찰을 하는 분, 메타인지 훈련을 실용적으로 배우고 싶은 분, 자기비판이나 자기검열이 지나쳐 자기 안의 목소리와 거리를 두고 싶은 분, 불안이나 외로움 같은 감정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한다.
물론 의지력을 탓하며 다이어트에 실패한 분, 식습관을 고치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다. 실패한 것은 여러분이 아니라 여러분이 구축한 시스템이다. 뇌를 이해하고 시스템을 바꿔 식탐을 비롯한 욕망에 짓눌린 삶을 해방시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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