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부 리스타트 - 신수정의 죽은 성적 살리는 초공부법
신수정 지음 / 김영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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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건이 있었다. 과거 담임교사와 학교 행정실장, 학부모가 공모해 2년 반 동안 시험지를 훔쳤고, 아이는 줄곧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이들에게 공부란 곧 시험 점수였고 입시를 위한 도구였을 뿐이다. 힘겹게 공부를 하는 동안 익힐 수 있는 꾸준함과 인내, 논리력과 사고력 따위는 가치가 없었다. 세상과 자신을 속여서라도 점수 하나에 모든 것을 걸어야 성공한다는 일그러진 신념을 아이에게 물려준 이 사건을 보면서 공부와 배움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된다.


그런 내게 이 책은 진짜 공부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공부법을 말하는 책이지만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공부가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삶의 기초가 되는 공부 철학을 접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교육자나 수능 만점자처럼 교육에 관련된 사람들만이 공부법 책을 쓸 수 있다.', '일머리와 공부머리는 큰 상관이 없다.'는 어설픈 나의 고정관념도 시원하게 깨주었다. <일의 격> <통찰의 시간> <커넥팅> 등의 책으로 직장인의 멘토로 자리 잡은 신수정 대표의 《진짜 공부 리스타트》 덕분이다.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그는 1등의 공부 방법을 따라 하기 때문이라 지적한다. 상위권이 아닌 90%의 학생들에게는 노력이 아니라 실력에 맞는 공부 방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부 잘하는 학생을 더 잘하게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보통 수준의 학생들을 잘하게 만드는 방식 말이다.


"이들이 성적을 빠르게 올릴 뿐 아니라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부법을
몸에 익히도록 돕고 싶었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만들고
중장기적으로는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평생 쓸 수 있는 도구(배우는 법)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과 실험의 결과다."
- 11면


내가 아이들을 바라보며 가장 안타까운 점도 바로 이것이다. 배우고 공부하는 즐거움을 모르는 것, 이것이 긴 인생에서 얼마나 자신에게 막대한 손해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본격적인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선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 효율적으로 빠르게 배우는 능력이다. 제대로 된 공부법을 익히면 AI라는 놀라운 도구를 파트너 삼아 얼마든지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이다. 당장의 입시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부하는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익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되어버렸다.



일 잘하는 어른의 통찰력에서 흘러나온 공부법은 핵심을 꿰뚫고 있어 무엇보다 본질적이고 실용적이었다. 정보를 분류하면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면 체계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공부 잘하는 방법의 50%는 마스터한 셈이라는 조언이 인상 깊었다. 그래서 모든 책에서 목차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실히 이해했다. 지식을 분류하고 큰 그림으로 제시해 각 요소들의 연관관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목차가 그 책의 보물지도였던 셈이다.



대충 여러 번 전체를 반복하라는 팁도 꼭 활용하고 싶다. 꼼꼼히 하면 6개월이 걸릴 교재를 2개월에 끝내 '내가 이 책을 끝냈다'는 자신감을 가진 뒤 반복하면, 남들이 1~2회 보는 시간에 10회나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대충 보고 두 번째는 자세히, 세 번째 이후에는 대강 보는 방식이다. 세세히 보느라 책의 초반만 새까맣도록 공부했던 학창시절이 떠올라 헛웃음이 났다.


《진짜 공부 리스타트》는 단지 성적을 올리기 위한 기술서가 아니라, 왜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함께 묻고 답하는 책이다. 삶을 위한 공부, 평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부의 본질을 일깨워주며 공부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유익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공부는 인생을 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 그 도구를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익힐 것인가는 곧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택이 된다. 그러니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진짜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리스타트, 바로 지금이 그 시작점이다.


#신수정 #진짜공부리스타트 #김영사 #공부법 #공부법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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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무인도
박해수 지음, 영서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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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은 견디기 어렵다.
즐긴다고 말하는 건 나를 속이는 일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무인도에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는 혼자여서 편하고
가끔은 몹시 행복하다는 점이다."
-11면


에세이판 <삼시세끼>를 읽는 기분이었다. 1장은 소설다운 스토리도, 플롯도 없이 주인공만 등장할 뿐인데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이 슴슴한 이야기의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온 걸까.


도시와는 전혀 다른 결이 좋았다.
도시의 삶은 끊임없는 속도 경쟁이다. 늘 분주하고 촉박하다. 할 일은 넘친다. 그에 비해 무인도에서의 삶은 비효율과 고독의 반복이다. 물질을 하고 텃밭을 가꿔 끼니를 마련하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모든 것을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일궈가는 일상이 정갈했다. 텅 빈 여백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했다.


무인도의 느린 공기 속에서 명상하는 기분이다. 소설을 읽는다기보다 누군가의 호흡을 듣는 느낌이다. 이야기가 달려가는 긴박감 없이 존재가 머무는 느긋함이 편안했다.


수면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바다의 물결, 바람과 새소리, 해 질 무렵 하늘색으로 삶을 가득 채운 감각들이 은은한 재미를 불러왔다. 뭔가를 일으키지 않아서 오히려 존재 자체가 깊이 들어오는 침투력이 은근하다. 이 낯선 밀도가 이 소설의 힘 같다.



"혼자 무인도에서 지내기로 하면서
스스로 세운 원칙 중 한가지는 바로
매일 아침 산책이다.
그때 정갈한 옷차림을 갖추고
나가는 것 또한 나와의 약속이다.
혼자 살면서 자칫 내 생활이 흐트러질까 봐서,
그 피치 못할 불안정함을 무엇으로 다잡을까
고민하다가 떠올린 것이다.
내 삶을 바꾸려 찾아온 곳에서
스스로 나태해지고 염증을 느끼고 싶진 않다.
그러니 섬을 잘 가꾸려면
내가 어느 정도는 말끔히 살아야 한다."
- 56, 57면


이 장면이 특히 좋았다. 완벽히 혼자인 시간은 방치되기 쉽기에 매일을 설계하기는 쉽지 않다. 지안은 스스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규칙을 만들고, 정체성을 엮는다.


문득 궁금했다. 하루 24시간을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만 채운다면 어떨까? 내가 시간을 주도하지 못하는 건 바빠서가 아니라, 나를 방치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지안은 무인도에서 자기를 돌보는 방식을 선택했고, 나는 도시에서 나를 흘려보내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흐트러지기 쉬운 일상을 주도하고, 시간을 정성스럽게 가꾸는 지안의 삶에서 자신을 향한 사랑과 삶에 대한 존중을 배운다. 스스로를 존귀하게 대하는 자세와 삶을 가꾸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은 지안이 무인도에서 얻은 큰 선물일 것이다.


자기 자신을 데리고 무던히 살아가는 《나의 완벽한 무인도》는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가’를 비춰보는 깨끗한 거울 같았다. 지안의 하루하루는 특별한 사건 없이도 묵직했다. 어느 때보다도 자기 자신과 가까워졌다. 세상에서 떨어진 것 같지만 오히려 세상의 본질에 더 다가간 것 같았다.


이 소설을 덮고 나면, 어쩌면 당신도 내일 아침의 공기를 조금 더 오래 느껴보고 싶을지 모르겠다. 손에 닿은 물의 온도와 입에서 녹는 밥알의 단맛에 기쁨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생하게 살아 존재하는 자신을 만나는 연습이 우리만의 작은 섬에서 이미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나의완벽한무인도 #창비 #서평단 #협찬 #추천도서 #소설추천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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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
벤 앰브리지 지음, 이지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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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인생은 이야기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저자 밴 앰브리지는 완성도 있는 논문을 썼음에도 주목받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그에게 한 교수가 말했다. "자네에게 필요한 건 이야기야." 논문의 구조와 내용에는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연구의 중심이 될만한 서사가 빠져있었다.


이야기의 구조적 핵심, 즉 마스터플롯에 답이 있었다. 마스터플롯은 반복적으로 소비되며 인간 보편의 정서가 녹아든 스토리텔링의 틀이다. 평범한 인물이 사건에 휘말려 위기를 겪지만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결국 성장해서 돌아오는 이야기나 피해를 입은 주인공이 복수를 다짐하거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결국 응징하는 이야기. 익숙하지만 강력한 이야기의 구조, 마스터플랫이다.


"마스터플롯은 인간 행동의 진수를 뽑아내
초집중된 형태에 담아낸다."
-19면


마스터플롯이 영화나 소설에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인간의 인식 자체가 서사를 통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뇌의 언어이자 작동방식이다. "인간은 모든 경험에 마스터플롯을 입힌다."


뇌는 본질적으로 예측 기계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끊임없이, 0.001초 단위로 예측한다. 불확실성을 줄여 선택에 드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모든 경험을 원인, 과정, 결말이라는 이야기 구조로 짜 맞춰 예측하는 것이 뇌의 생존 전략이다. 기억 역시 편집되고 연결되어 하나의 이야기로 저장된다.


인간은 인생을 '이야기’로 이해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플롯을 따라 세상을 해석하고 행동한다. 마스터플롯은 익숙한 방식이고 사실적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석하기에 알맞은 렌즈다.


낙관적이든, 비관적이든, 무력하든,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든, 각자 고유의 장르에 속해 살고 있다. 심지어 뇌는 이야기의 결말까지 상정해두고, 감정과 행동을 그에 맞춰 조정한다.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인 점이 바로 이 대목이었다.
뇌는 이미 내 인생의 결말을 설정하고, 나는 그것을 향해 살아간다는 것!


"내 삶은 어떤 마스터플롯 안에 있는가.
나는 어떤 이야기 구조를 믿는가."
이 질문은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열쇠다. 자신의 플롯을 인식하는 건 자기 이해를 넘어 삶을 재구성하는 메타인지의 도구가 된다. 이야기 속에서 인생을 바라보면 끝을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라는 ‘과정’을 인식하며 오늘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똑같이 실패해도 ‘퀘스트의 시련 챕터’로 보면 다시 일어서고,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신호’로 보면 침몰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어떤 마스터플롯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은 달라진다.


결국, 인생은 이야기다.
당신의 인생은 어떤 이야기인가?
그 플롯은 당신이 선택한 것인가?
결말은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것인가?


우리는 모두 자기 인생의 작가다.
이 책을 통해 마스터플롯을 이해하고,
인생을 구원할 이야기를 다시 쓸 때다.


#이야기는어떻게인생의무기가되는가 #밴엠브리지 #하와이대저택추천 #서사 #이야기 #스토리 #스토리텔링 #프레임 #뇌과학 #심리학 #마인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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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하는 심리학 - 복잡한 내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마음의 법칙
장근영 지음 / 빅피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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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바다를 잘 아는 분들은 다르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람 마음을 알기 어렵다는 데에는 모든 이가 동의할 것이다. 이 책 《위로하는 심리학》은 복잡한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대표 심리학자들의 마음의 법칙을 소개한다.


"마음의 법칙을 아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선다.
마치 마음을 읽는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
- 프롤로그


우리는 평생 나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수많은 마음들을 끊임없이 경험한다. 마음은 물속처럼 변화무쌍하고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다행히 마음에도 세상의 원칙이 흐르고 있어 언어를 배우듯 공부할 수 있다. 풀리지 않던 감정의 매듭을 이해하고, 이유 없는 불안감과 우울감의 근원을 발견하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반복되는 어려움의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알면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면 대응할 수 있다."
프로이트, 융, 아들러 등 심리학의 대가 25인의 핵심 이론을 바탕으로 알쏭달쏭한 마음을 체계적으로 살펴본다. 생소한 심리학 용어들이 어렵긴 했지만 찬찬히 읽고 나면 확실히 달라진다.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탄탄한 논리가 붙어 생각과 감정이 다시 해석되는 변화가 생긴다.


"왜 열심히 사는데 힘들기만 할까?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왜 지금 해야 할 일을 또 미룰까? 왜 저 사람이 싫을까?" 현실적인 질문을 앞세우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론이 다리로 기능하기 때문에, 심리학이 학문보다는 믿을 만한 해설서로 작용해서 좋았다. 지적 허세와 실용적 팁을 모두 얻으니 꿩도 먹고 알도 먹는 기분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씨실과 날실"에 대해 생각했다.
얼마 전, <여덟 단어>로 널리 알려진 박웅현 작가님은 인터뷰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인생은 씨실과 날실의 직조다." 외부 환경, 사회적 요구 같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씨실과 개인의 노력과 능력이라는 날실이 얽혀 우리 인생이 완성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의 작용만으론 살 수 없다. 통제할 수 없는 시대의 물살을 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삶의 지혜였다.


특히 레빈의 장 이론이 그 말씀과 꼭 맞아떨어져 좋았다. "행동은 사람과 환경의 함수다." 사람의 개인적 특성과 그를 둘러싼 환경을 알면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있다는 "위상심리학" 이론이다.


레빈은 환경을 밀고 당기는 힘의 크기를 환산해 방정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은 자성을 지닌 쇠 구슬이고, 인간 주변에는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자석들이 널려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N극과 S극을 가지고 있고, 주변의 자기장이 나를 어떤 방향으로 밀어내거나 당기고 있다는 것. 그러니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려면 주변의 자기장을 그에 맞게 배열해야 한다는 것. 어떻게 배열해야 하는지 방법들은 책 전체에서 심리학 대가들을 통해 들을 수 있다.


방어기제에 대한 이론도 재미있었다. 방어기제의 핵심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자아가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진짜 욕망을 숨기거나 바꾸는 자동 반응이다. 겉과 속이 다를수록 강하게 작동하는 방어기제는 변명하고 회피하고 합리화하며 마음을 보호하는 수단이 된다.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게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져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방어기제는 나를 ‘지켜주는 기술’이지만, 지나치면 날실을 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방어기제로 깊이 숨긴 내 모습을 타인을 통해 맞닥뜨리니 감정이 튀고 분노가 솟고 불안해지는 것이다. 그럴수록 날실은 꼬이고 굳어진다. 심리학은 날실을 들여다보는 돋보기가 되어 나를 들여다보게 하고 얼마나 건강하게 직조되고 있는지, 인생이라는 직물의 탄탄함과 무늬를 나 자신이 더 관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이 전하는 심리학의 법칙들은 그 씨실과 날실의 작동 방식을 현미경과 망원경으로, 넓고도 세세히 다각도로 정리한 비법서 같았다. 결국 인생은 주어진 씨실 위에 내가 어떤 날실을 어떻게 엮느냐의 선택인 것 같다. 그 사이를 잇는 방어기제는 때로는 보호막이지만, 때로는 마음을 잘못 번역하는 오역의 시작이기도 하다. 그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인생이라는 직물에 나만의 색과 무늬를 입힐 수 있다.

《위로하는 심리학》은 마음의 풍랑을 지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심리라는 유용한 언어와 마음의 구조, 내적 움직임의 원리를 선명하게 알려준다. 모양 없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있는 줄도 몰랐던 날실에 숨을 불어넣는 경험이었다.


나와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내 마음을 어떻게 짜고 있었지? 그 옷감은 내 인생을 따뜻하게 감싸고 있었을까, 아니면 나조차 옭아매고 있었을까?' 이 질문만으로도 이 책은 내게 잊을 수 없는 자아 발견의 강력한 실용서이자 사유의 친구가 되었다.


#위로하는심리학 #빅피시 #장근영 #심리학책추천 #심리학책 #방어기제 #씨실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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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아이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8
김혜정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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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산에서 발견됐다. 기억뿐 아니라 시간도 잃어버린 양 나이도 먹지 않고 60년 전 모습 그대로 돌아온 것이다. 이 사건은 결말에서 다시 연결되어 모든 의문이 풀린다.


<헨젤과 그레텔>을 연상시키는 큰 그림 안에서 판타지 소설만이 줄 수 있는 신선한 감각과 즐거움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상상만 해보던 세계를 직접 경험하듯 인물들을 따라가며, 현실을 탈출한 해방감과 새로운 세계의 규칙과 문화를 체험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엄마를 사고로 잃은 뒤 말을 닫은 아이, 담희.
큰 병으로 생을 잃을 위기 앞에서 시간을 버리고
12살에 멈추었다가 30년 후 돌아온 아이, 민진.
가정폭력을 피해 스스로 기억을 버린 후 다시 돌아온 보경.


세 인물은 각자의 시간 속에서 멈춘 자신과 마주하며, 서로를 통해 멈춰 있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한다. 복잡해 보이지만 조금의 이질감 없이 신비한 설정을 납득시킨다. 몰입력이 굉장한 작품이다. 책을 빨리 읽지 못하는데 1시간 반 만에 완독해버렸다.


오랜만에 판타지 소설을 읽어서인지 정말 즐거웠다. 만약의 세계에서 바라본 현실의 당연한 관계들이 낯설게 보였다. 직선으로 체감되는 시간 구조에서 벗어나 미로처럼 시간을 오가며, 나 역시 시간에 대해 생각해봤다.


시간을 멈춘다? 젊고 아름답게 영원히 살 수 있다는 환상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건 곧 안전지대에 나를 고정시키는 일이란 걸 알았다. 그대로라는 것은 절대적인 안정 속에 묻히고 고여 정체된 상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명의 순리를 거스르는 일이다. 그러한 욕심은 결국 세상과 단절되어 고립되고 비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멈춘 시간에서 돌아온 인물들을 만나며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버티고 기다리며 결국은 돌아갈 선택을 하기까지 어느 때보다도 농도 짙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멈춰있는 동안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를 키우고, 변화의 첫걸음으로 서로와 연결된다. 그렇게 시간이 다시 흐를 때에 삶은 돌아온다.


멈춤은 부정적이면서도 회복을 위한 정지일 수 있으며, 머무를 용기와 변화할 용기 모두가 성장을 위한 걸음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들은 것 같다. 덕분에 알았다. 안전과 성장, 그동안 나는 항상 전자를 택한 아이였지만 이제는 불안하고 두려워도 후자를 선택하기를 바라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음을.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소설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문장이다. 주인공들은 즐겁게 춤을 추던 아이들이 아니었기에 무슨 뜻인지를 한참 고민했다.


즐겁게 춤을 춰야 마땅한 어린 시절이 지나고 "그대로 멈춘 아이들"임을 뜻하는 걸까. 말과 시간과 기억이 멈춰 더 나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다시 춤을 추는 삶으로 돌아가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동시에 일상에서 추던 춤을 멈추고 서서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달라는 독자를 향한 주문으로도 들렸다.


"너는 나의 아미야."
"아미가 뭐야?"
영랑은 아미라는 말이 뭔지 몰랐다.
아미는 마인계 말로 '옆에 서 있는 사람',
친구를 뜻한다.
-71면


멈추어서 옆에 서 있는 사람, 친구. 아미.
같이 멈춰 옆에 있어주고, 또 같이 걷다가 멈춰주는 사람. 그런 친구들이 곁에 있기에 우리는 서로를 구원한다.


"그래도 결국 사람을 구원하는 건
다른 사람이더라고요.
내 손을 잡아주는 이들이 있기에
끝까지 밀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가의 말


곁에 서 있는 사람. 함께 멈춰주는 존재.
재촉하면서도 기다려주던 시간들.
그 속에서 나도 누군가에게 아미였을까? 아니면 지금 내 곁에 묵묵히 서 있는 아미를 몰라보고 있는 건 아닐까? 멈춘듯 닫힌 세상에서 나를 끌어내손 내밀어준 수많은 존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멈춰선 시간도 시간이며, 그 곁에 서 있는 사람 하나가 다시 흐르게 도와주는 기적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 이야기였다. 멈추고, 기다리고, 다시 나아가던 그 모든 시간이 삶이었음을 깨닫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돌아온 아이들》


#도서지원 #김혜정 #돌아온아이들 #소설추천 #현대문학 #현대문학핀장르 #시간 #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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