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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의 품격
신노 다케시 지음, 양억관 옮김 / 윌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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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양이 뭐냐고?
아포양은 아포양이지, 뭐.
아포양은 세상을 가르쳐주지 않아. 아포양은 하늘을 날지 않아. 아포양한테서는 돈 냄새가 나지 않아.
아포양은 화를 내. 아포양은 웃어. 아포양은 달려.
아포양은 공항에 있어."

- 본문 중에서.




데뷔작 <8월의 마르크스>로 1999년에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다는 '신노 다케시_新野剛志'의 2008년 작품으로, '나오키 상' 후보에도 올랐다는 《공항의 품격_あぽやん》!

원작의 제목이기도 한 '아포양_あぽやん'은 공항에서 근무하는 여행사 직원을 의미하는데(아포양은 공항_airport을 일본 특유의 말줄임식으로 표기한 'APO_あぽ'와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을 나타내는 'やん'의 합성어) 원래는 공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여행객을 무사히 출발시키는 공항내 일처리의 전문가를 높여 부르는 말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일선에서 물러나 한직으로 내몰린 직원, 즉 달리 오갈데 없는 사람들을 경시하듯 부르는 별칭으로 사용되고 있는, 일종의 업계 전문용어라 함.

주인공 '엔도 게이타'는 해외여행 투어 전문 여행사인 '다이코 투어리스트'에 입사한지 8년이나 되는 경력자로 본사의 수배과와 기획과 등 알짜배기 부서를 거치며 착실하게 근무해왔으나 어느날 갑자기(?) 나리타 공항 근무로 보직이 변경/발령나면서 본의 아니게 아포양이 되어버렸고 이후 공항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사고 때문에 선배와 동료, 부하직원들과 함께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진정한 아포양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공항에서의 소소한 일상과 함께 펼쳐진다.

일반적으로 공항에서 벌어질만한 일상을 떠올려보면 그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코 스튜어디스가 아닐까 싶은데, 대부분 남자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고품격 유니폼을 입은 그녀들이 집단으로 우글거리는 장소라는 점에서 '공항에서 근무하는 남자 직원'이라면 일단은 '꽃밭에서 근무하는 복도 많은 놈'이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며 마치 '홀딱 벗은 여자들이 바글거리는 목욕탕에 들어간 남자'로까지 무한상상이 될 정도지만(...) 정작 주인공의 입장은 6년이나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데다, 여자 사람 특유의 무서울 정도로 정확하고 날카로운 직감 때문에 마음에 드는 이성한테 쉽게 호감을 표현 할 수도 없는 처지일 뿐 아니라, 애당초 시도때도 없이 발생하는 여행객들과의 이런저런요런조런 각종 문젯거리들 때문에 도대체가 한 눈을 팔 시간조차 충분치 못하다는 것!
실제로도 스튜어디스와의 염문은커녕 사랑했던 여자를 떠나 보내고, 사랑하는 여자도 떠나 보내야만 하는 것도 모자라 비행기를 타지 않기위해 비행기 타러오는 노부인, 홀로 남겨진 어린 아들이야 어찌되든말든 해외여행만큼은 떠나야겠다는 부모, 몹쓸 어른들과 은밀한 여행을 떠나려는 소녀, 게다가 무시무시한 조폭까지! 다양한 부류의 여행객들과 티격태격거리는 모습을 보면 공항에서 풍기는 품격 때문에 왠지 그럴싸해 보이는 겉모습이지만 그들 역시 평범한 회사에 다니는 일반 직장인들과 별반 다를 것 없이 치열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 실제로 여행사에서 6년간 근무했었다는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서인지 경험자가 아니면 알기 힘든 공항업무의 세밀하고 세심한 면들이 현실감있게 다가와 마치 하루 일과를 끝낸뒤 퇴근후 동료들과 한잔하면서 "오늘은 말이야, 낮에 이런 일이 있었어..."하며 얘기나누는 느낌이었다.

굉장한 재미나 눈물나는 감동, 우아한 품격을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하지만,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특수한 상황에서 근무하는 아포양의 일상을 통해 세상 어느 직장이나 그들만의 비애와 보람이 있음을 '새삼' 깨닫고 싶은 분들, 특히 그들의 비애마저도 그저 부러울 따름인 세상 모든 백수들한테 기분전환 할겸 왕복 항공권과 더불어 슬그머니 권하고 싶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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