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리와 시미코의 밤의 물고기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아가씨, 진본이나 희귀본을 낚으려면 거저먹을 생각은 버려야 해.
자신의 몸을 미끼로 써서 잡는 거야. 자, 보라구. 나는 좋아하는 책을 손에 넣기 위해 이렇게 여기저기 몸을 잘라냈다구..."



2인조 호러개그 걸그룹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의 제4권, 《밤의 물고기》!
주위에 스티븐 킹 작품에 대한 조언을 구하던중 알게 된 작품으로 '모로보시 다이지로'의 별난 공포만화(보통 '모로호시'로 읽기도 하는데 일본어 호(ほ)는 앞에 한자어와 연결되어 연음이 되면 탁점이 붙어 보(ぼ)로 발음한다고 함).
'시오리'와 '시미코'라는 두 여고생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마을에서 일어나는 온갖 기괴한 사건들을 아무렇지않게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이 작품집의 특성은 일상에서 볼 수 없는 비상식/비일상적인 일들이 '일상'으로 그려진다는 점('오늘 왠지 이상한 일이 있어서 말이야...'라는 시오리의 얘기에 '이상한 일이야 늘 일어나잖아'라고 무덤덤하게 대꾸하는 시미코의 대화를 보라!). 그 덕에 공포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무섭거나 잔인하지않고 오히려 코믹스러울정도다(길을 가다 사지가 절단된 시체를 발견하고는 경찰에 신고하기보다 '이런 거 흔히 주울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친구들한테 보여주기위해 이름까지 지어주고는 마치 소장품인냥 가져가는 그녀들을 보라!! -아울러 그녀들의 뒷모습 위로 '이노아타마 마을은 오늘도 평화롭습니다(웃음)'이라는 멘트로 끝을 맺는 작가의 불감증(?)을 보라!!!).
또 한 가지 특성은 주인공중 한 명인 '시미코'가 헌책방 집 딸로 등장하다보니 -진본이나 희귀본을 '낚기'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를 미끼(!)로 사용하는 <책 물고기>와 같은- 책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으로 특히나 눈길이 가는 것은 단연 <헌책 지옥 저택>.
희귀본을 구하기위해 수십 년간을 헌책저택에서 헤매는 사람들과 책과 관련된 이런저런 사연을 지닌 유령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싼 책을 보면 사지않을 수가 없어서 몇 만 권이나 모았지~", "나는 100엔 균일 코너가 너무 좋아서 균일가 책장을 보면 몽땅 사들였어~", "나도 언젠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읽지않는 책을 몇 천 권이나 모았다~", "도망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냐~ 이곳엔 너희들이 미치도록 갖고 싶어하는 책들이 묻혀있다~ 찾아봐라~", "나는 모은 책의 무게에 집이 무너져 그 아래 깔려 죽었다~" 등등의 얘기가 어쩜 하나같이 내 얘기인지 '맞아, 맞아!'하며 혼자 킥킥거리며 공감하게 되었다는...





덧, '우론당_宇論堂' 기서_奇書/ 진서_珍書 목록 4
: 아무 서점이나 있는 책은 없어도, 그 어떤 서점에도 절대 없을 것 같은 책은 무엇이든 있는 우론당의 소장도서 목록.
<꿈꾸는 식인어>
사람만큼 큰 부피에 일본에 단 한 권 밖에 없는 희귀한 물건으로, 겉보기에는 책처럼 생겼으나 실상은 헌책방에 숨어들어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집어삼키는 거대 물고기로 '북 피쉬'의 일종임.
<청동 마인> 에도가와 란포 著.
고서 애호가라면 자신의 신체 일부를 잘라 미끼로 사용해서라도 낚고 싶어할 정도의 희귀본으로, 시미코도 자신의 발을 잘라 미끼로 사용할 뻔 했으나 시오리의 만류로 포기함.
<무로이 교란 전집(전 9권)> 무로이 교란 著.
에도 시대의 국학자 무로이 교란의 저서를 처음으로 체계화한 전집. 위서설도 있는 <신농밀지>를 시작으로 그다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문장도 망라되어 있다.(우론당에 있는 것은 4권이 결본.)
<야마다 사탄의 악마학 시리즈> 야마다 사탄_山田沙丹 著(사바도_Sabbado 출판사).
전 13권. 저자는 자칭 악마주의자로, 사탄의 계시에 근거해 이 책을 썼다고 하지만, 악마학이라기엔 상당히 수상쩍음.
<세계 양말 대도감> H. 삭스 著.
전세계의 양말을 수집한 전 35권의 사진집. 양말 메이커 '앗시시' 사가 창업 100주년을 기념하여 출판한 것으로 '이런 책을 사는 사람도 있을까?'가 의문이지만 12년이라는 세월동안 열여섯 권을 모은 수집가도 있음.
<직립 어류> 류 콘토스 著. 사카나 린 譯.
상,하 권 중 상권만 소장(비매품). 직립하여 진화한 어류라는 가공의 동물의 생태를 상세히 해설한 책. 저자는 프랑스의 그림책 작가이며 어류학자이기도 하다. 하권을 '헌책지옥저택'에서 발견했으나 헌책마니아 원령들한테 빼앗겼음.
(이 책에서 모티브를 따온 아류작 <사가판 어류도감>이 실제로 출간되어 화제가 되었음)
<괴인 고양이 망토>
고양이 마스크와 검은 망토를 걸친 괴인이 등장하는 액션 판타지로, <괴도 루팡>과 <배트맨>에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짐작됨.
<비행류>
<직립어류>와 마찬가지 종류의 책으로, 가공의 동물의 생태를 진지하게 해설한 책.
(이 책에서 모티브를 따온 아류작 <사가판 조류도감> 역시 실제로 출간되어 화제가 되었음)
<평행 식물> 레오 레오니 著.
<직립어류>나 <비행류>와 마찬가지로 가공의 식물의 생태를 진지하게 해설한 책.
<무지개빛 추적>
<무지개빛 도주>의 속편.
<도해_圖解/ 바다의 이상한 생물들>
역시 '북 피쉬'의 일종으로, 전7권 중 제5권만 소장. 자식어_字食漁(=Words Eater)를 잡아먹는 곰치가 살고 있다.
<우주전쟁_The War of the Worlds> H.G. 웰즈_Herbert George Wells 著.
화성인의 지구 침공을 최초로 다룬 SF소설로, '시미코'가 버스에서 분실한 것을 '밤의 바다'의 여왕이 습득해서 읽는 바람에 이노아타마 마을에 위기가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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