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tique 판타스틱 2008.10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하마터면 '<판타스틱> 종간호'가 될 뻔했던 <판타스틱> 10월호!(그.러.나...;;)
한여름 밤의 악몽과도 같았던 '<판타스틱> 휴간 소식'에 깜짝 놀라 이러다 자칫 폐간으로까지 이어지면 어쩌나 싶은 우려마저 들었기에, '땡땡이무늬'님의 말씀처럼 '판타스틱 살리기 운동'이라도 해야하나?싶은 고민을 살짝할 즈음(하지만, 내 코가 삼백서른석 자...) 다행스럽게도 말 그대로의 '휴간'일뿐임을 공식 발표하며 안드로메다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깜짝 쑈(?)'였음을 알리기는 했는데 암튼 잠시나마 이 땅에서 장르문학의 위태위태한 현실을 보는듯해 서글픈 시간들이었다...(그러고보니 작년 10월 말에도 초대편집장 '박상준'씨가 퇴사한다는 소식때문에 잠시나마 시끌소란웅성거렸던 기억이 있는데 매년 가을마다 독자들 가슴을 콩닥팥닥 뛰게 만드는 <판타스틱>은 '앞으로' 우황첨심환을 갈아넣은 잉크로 인쇄해주시길~)

10월호의 특집기사로는 언제나처럼 세 가지가 기획되었는데 그중 가장 관심이 갔던 것은 단연 'WWW.GENRE.COM 장르문학과 블로그. 그 판타스틱한 조합'~
블로그 또는 홈페이지를 통한 근황소개 및 신작연재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웹 2.0시대를 사는 장르작가들의 '인터넷 활용법을 공개'한다기에 무척이나 기대가 컸었는데, 싸이트 주소와 타이틀 화면, 그리고 카테고리 중 관심 가질만한 것 몇 가지 소개가 전부로 정작 내용은 그다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내가 뭘 기대했었는지'도 딱히 모르겠다. 그저 블로그 주소 정도를 기대한 건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각 작가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기대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덧글을 통해 독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모습??...(도대체 '뭘' 기대한거야?) 차라리(?) 지난번처럼 작가들의 서재 사진이나 보여줬으면 만족스러워 했을지도...(혹시 이것이 아날로그 인간의 한계?...;;)
다른 두 가지 특집기사 중 '일본 국민 탐정의 아버지, '요코미조 세이시_橫溝正史'는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손자로 설정되어있는 '긴다이치 하지메'가 등장하는 <소년탐정 김전일>이란 작품만 알고있을 뿐(그나마도 이름만 들어봤다;) 완전 생소한 인물이라 크게 관심가거나 흥미롭지는 않았고, 또 다른 특집기사인 '장르 심화 학습 - 하드보일드 탐정은 어떻게 등장했는가'는 틈틈이 구입만 한채 아직 읽지 못하고 있는 추리소설'들'에 제법 오랜만에 호의적인 눈길을 주는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겠다는...

소설은, 필멸의 저주가 내려진 그릇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들의 덧없는 욕망과 '소유하지 않으면서 소유하기'에 대한 비책이 펼쳐지는 '진산'의 <그릇과 시인 이야기>가 서두를 장식하며, 연작을 이룬다는 전작 <두 왕자와 시인 이야기>와 혹시 있을지모를 후속작마저 궁금하게 만들고 있고, '츠츠이 야스다카'의 <꿈의 검열관>은 대뇌 중추 속 세상에서 쾌적하고 지속적인 숙면에 방해가 되는 악몽이나 흉몽 따위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검열관과 서기, 그리고 작업원들이 맹활약하는 모습을 초반엔 우스꽝스럽게 보여주지만 끝내는 잔잔한 감동을 주며 우리의 무의식 세계를 그리고 있으며('어이, 이봐요. 내 대뇌 속의 검열관 나리, 내 꿈은 제발이지 검열하지 말고 무삭제판으로 보여주길 원한다구! 특히 19禁 같은거, 꼭 좀 부탁해!~'), 도입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시골길이 떠올랐는데 난데없이 중세 유럽풍 이름들이 등장한 탓에 잠깐 당황스러웠던 '은림'의 <할티노>는 '그들'과 함께 마차에 올라탄 뒤 시작된 심장없는 괴물 '할티노'와 그 전설에 대한 악사의 입담을 듣고 있노라니 비로소 그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는데, '섭정왕모의 시회'에 나가도 우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을 정도로 탄탄한 구성과 독특한 인물 설정이 어찌나 흥미롭던지 카말란트가 악사의 뛰어난 말솜씨에 찬사를 보냈듯이 나 역시 작가의 뛰어난 글솜씨에 찬사를 보내고 싶어졌다~(그런데, 춘부/춘부장은 '남의 아버지'를 높이는 말이 아니던가?...;)
만화는, '누구'는 교실에 앉아서도 '저 하늘 너머의 깊은 우주'를 바라보며 꿈을 키우고 있는데, '누구들'은 정작 우주에 나가서는 이성_異星을 관찰하기는커녕 그저 이성_異性을 관찰하기에만 여념이 없는 듯 이 가을에도 여전한 외로움과 쓸쓸함 속에 격리 당해 죽을 것만 같은 싱글남 보란듯이 매회 사람 설레이게 만드는 대사나 늘어놓더니 그것도 모자라 새로운(돌아온?) 사랑의 감정을 하나 더 키우고 있는 '권교정'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는 여전히 순항, 아니 연애 중이며, '김성희'의 <우편번호 133-093>은 낮에는 서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고 밤에는 헤어진 남친을 못 잊어 그리워하는 양손잡이 그녀가 사는 서울특별시 성동구 금호동3가의 허름한 옥탑방에서는 밤마다 영화 [토이 스토리]에나 나올법한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잠자다말고 깨어 내 방에 있는 물건들의 위치와 속삭임, 녀석들의 수상쩍은 행동들을 수시로 살펴보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12월호 안내가 되어버린) 11월호 안내에서는 [히어로즈], [새라 코너 연대기], [닥터 후] 등과 같은 '영미권 SF드라마의 세계'가 특집기사로 예고되어 있고, 오랜만의 귀향길에 이야기를 한 편 구입하게 된 사내가 겪게되는 2차세계 이야기가 몽환적으로 펼쳐지는 '전민희'의 <11월 밤의 이야기>와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의 작가 '로렌스 블록'이 만들어낸 성실한 출장전문 킬러 '켈러'가 데뷔하는 단편, 그리고 범죄자들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형민우'의 SF판타지무협물 <고스트 페이스>의 연재가 시작된다고 함.
온라인 서점에는 (진작부터) 절판으로 뜨지만 구하고자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 아직 10월호를 구입하지 않았다면 이제라도 서둘러(그나마 영영 품절되기 전에) 구입하시기를~





덧, PLAY기사로 실린 '야구의 참맛을 누리기 위한 9가지 방법'은 (10월호 출간 당시만해도) 프로야구 시즌에 맞춰 시기적절했으니 야구경기의 진수를 느끼려면 '야구장에 가야한다'는 만고불변의 절대진리를 알리고자 여기저기서 이것저것 끌어다/ 모아다/ 가져다 붙여서는 아홉가지 이유를 만들었는데 어쨌든 결론은 맞는 말이다. '경기를 즐기기위해서는 경기장에 직접 가야한다'는 것은. 내 생각에도 야구를(비롯한 운동경기를) TV로 시청하는 것과 경기장에서 관람하는 것의 차이는, 참치통조림 캔을 먹는 것과 횟집에서 자신이 직접 고른 생선을 회 떠먹는 것의 차이와 다름없을 듯~
(그런데, 뭐가 됐든 그것의 '참맛'을 즐기려면 자신이 직접 하는 것 이상은 없지 않을까? 싶기도...)

덧덧, 몇몇 소설은 아직 '연재 중'이라 읽지 못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도중에 <래비린스>에 실린 삽화를 보고는 잠시 주춤... 마치 아동용 도서에 등장할 법한 수준의 '그림체'가 시선을 사로 잡았기에 잠시 바라보다가 "뭐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체가 원래 저런가보군"하고는 그냥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도저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판타스틱> 홈페이지에 제기된 의혹 때문... 읽어보시랏!
'유쾌후'님의 글을 읽고나니 단지 그림의 수준'만'이 문제가 아니더라는...(저 정도면 '흡사'한 것이 아니라 '베꼈다'고 해도 할 말 없을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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