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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7.11 - Vol.7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잡지가 출간됨과 동시에(아니 그보다도 더 먼저?) '편집장이 나갔다!'는 장르민심 흉흉해지는 소문이 떠도는 가운데 구입을 잠시 주춤주춤 했더니만 어느새 하루이틀 흘러가버리면서 구입시기를 놓쳤고 결국엔 빌려서 읽게된 <판타스틱> 11월호~
누구나 두 번이상 들어봤을 (아마도 한번은 봤음직한~) '홍콩 할머니'라든가 '빨간 마스크'따위의 소문은 차라리 애교에 속할만큼 잔인하고 끔찍한 실제 사건들이 도시 곳곳(시골이라고 예외는 없다!)에 숨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요즘, 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목적인냥 도시에 떠도는 온갖 괴담들을 총망라한 "믿거나 말거나 '도시괴담' 박물지"가 첫 번째 특집기획 기사로 준비되어 있고(수위 아저씨 이야기는 처음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정말 오싹...-_-),
두 번째 특집기획에서는 다음달 19일에 대선이 있어서인지('사소한 것들의 역사'에서도 '대선 구호의 변천사'를 다루고 있다) 21세기의 정치판은 'SF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는 내용과 함께 지난 20세기의 사회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친 SF걸작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대권에 관심있는 사람, 또는 집단이라면 한 100,000 부 정도씩 단체구입해서 읽어보기를 권장함~(황당코믹한 살인쇼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죽음의 경주]와 미디어를 통제/조작함으로써 대통령을 뽑는 <돌의 후계자_Le Successeur de pierre(초판본 제목은 <2032년>)>가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다행?...^^;)
소설은, '노리즈키'경시와 아들 '린타로'의 활약상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며 가족간의 대화가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대화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노리즈키 린타로'의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도시전설 퍼즐>이 "불을 켜지 않아서 살았다."라는 유행어를 어둠속에 새기며 '도시괴담'특집을 뒷받침하고 있고, 별도로 진행되던 두 가지 이야기가 결말에서 하나로 맞물리는 '컷백_cutback'구성의 일인자라는 '빌 밸린저'의 <기나긴 순간>이 무려 6회 연재라는 '기나긴 연재'를 시작하며 <다이디타운>의 훈탐정 '시그문트 챈도 멀랜드리 드레이어'에 이어 두 번째로 목이 잘린 '나'를 등장시키고 있다.('북스피어'에서 '빌 밸린저'의 <기나긴 순간>, <이와 손톱>, <연기 속의 초상화>등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함)
그리고 읽고있노라면 어느새 겨드랑이가 가려워지기 시작하는 이번 호 최대의 기대작 '어슐러 르 귄'할멈의 <기의 비행자들>은 털 대신 깃털이 자라는 '기' 사람들을 배경으로 천혜/천벌과도 같은 '날개'를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아르디아디아' 등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같은 종족한테까지 업신여김을 받는 그들의 처지가 'SF'를 운명처럼 읽어야하는 우리(!)의 이야기같아 강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특히 그 결말에선 찌릿한 전율을 느끼게까지한 까닭에 그로부터 마흔두 장 전에 읽었던 '신정아 학력위조사건 총정리'따위가 기꺼이 용서(!)되는 작품이었다.
그외 거울 트릭(?)을 이용한 마술사의 이야기를 다룬 '캐럴 넬슨 더글라스'의 <오늘의 깜짝 손님은 바로…>도 판타지라기보다 호러에 가까운 섬뜩한 자기반성적인 재미를 주고 있고,
생선 역할을 직업삼아 해안가를 전전하는 '고등어'아버지와 외딴 항구 카페 주인의 잠꼬대 같은 대화가 싱싱한 회 한 점 연상케하는 '조성희'의 <고등어 아빠>도 나름 재미있게 읽힌다(어머니가 내일 아침에 요리하려고 냉장고에 넣어둔 고등어는 혹시 아버지?...;)
이외에도 언제나처럼 지름거리 가득가득한 Trend기사로도 모자라 '10만 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핸드 드립 커피 예찬론'까지 등장하며 허기에 시달리는 빈 지갑을 농락하고 있다...ㅠ_ㅜ
덧, 도시의 괴담(이라기보다는 마을의 괴담이지만)을 다룰 때 절대 빼 놓을수 없는 작품이 '모로보시 다이지로'의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 이 참에 한 번 읽어보시기를~
덧덧, 혼자만 간직하기엔 아까운 죽이는 SF 또는 판타지의 설정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싶어하는 은둔 작가들을 위한 가이드, '장르소설 출판시장을 기웃거리는 신예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안내서'가 실려있는데 "장르소설, 어떻게 쓸까?"보다는 "장르소설, 어떻게하면 팔릴까?"가 더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싶다.(인구 1억이 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잖아...^^;)
덧덧덧, 이번호는 오자가 너무 많다. 어지간하면 넘어가려 했는데 많아도 너무 많다...-_-;
(CF과 각종 쇼/ 귀여운 생김새과/ <1984> 1949./ 작읍을 위해서/ <얼음의 불의 노래>/ 스크림>>/ 버전이 시용되었습니다/ 룸메이트의 죽음는/ 지독한 애기군요/ 동정을 살쳤다/ 밤을 지세며/ 만알 영화가/...)
덧덧덧덧, 오자도 오자이지만 그보다 더 큰 실수(?)는 '다음 호 안내'가 빠져있는 것. 비록 홈페이지에서 뒤늦게나마 "전체 페이지 맞추는 문제로 불가피하게 다음 호 안내가 빠졌습니다."라고 공지하기는 했으나 이는 잡지를 구입하는 독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원래 실수라는게 처음이 힘들지 일단 한 번 하고나면 '뭐 처음하는 실수도 아닌데...'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다음 호에서는 한 번 더 두 번 더 세번 더 신경 써주길 바라는 마음 크다.
암튼 다음호에는 미스터리에서 SF, 판타지까지 모든 장르를 종횡무진한다는 '온다 리쿠_熊谷奈苗' 특집기사가 실릴 예정이란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남김없이 파헤치는 코너도 준비되어 있다니 관심있는 독자들은 일단 기대하시랏! 하나 더, <샌드킹_Sandkings>으로 <판타스틱>을 한 번 찾은 적이 있는 '조지 마틴'이 1989년 세계환상문학상을 수상한 호러물 <스킨 트레이드>를 들고 돌아온다니 이 역시 무조건 기대할수 밖에. 뭐 국내에도 한 번 오려고 했었다는데 '다시' 돌아오기를!~(참고로, <얼음과 불의 노래> 4부 번역판이 내년 1월 출간 예정이란다~)
아, 다음달이 12월인 관계로 그에 걸맞는 특집 '사랑하는 이들의 날 크리스마스를 위한 소설과 만화'가 별책부록으로 준비되어 있다니 나와 같이 외로움에 벌벌 떠는 싱글들은 염장 터지지 않게 잘 꼬매놓을 것~
덧덧덧덧덧, 사실 이번 11월호와 관련해 가장 '공포'스러웠던 소식은 괴담 기사도 아니요, 신정아 기사도 아닌, '박상준'씨의 월간 <판타스틱> 사퇴소식!
'편집장이 나갔다!'는 한 마디에 그야말로 장르민심이 동요할 지경에까지 이르렀었는데 <판타스틱> 홈페이지에서 박상준씨 본인이 직접 밝혔듯이 "이후에도 판타스틱의 편집기획위원으로 계속 기여할 예정"이라하니(관련내용 참고) 그저 믿고믿고또믿고 응원하고응원하고또응원하는 수 밖에 없을듯.(뭘 응원하냐고? 그야 물론 월간 <판타스틱>과 더불어 '박상준'씨가 새로이 준비하는 바로 '그것'!)
이쯤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자면 박상준씨가 '편집장'으로 <판타스틱>의 출범에 참여하기는 했으나 이미 지난 7월경부터 '편집주간'의 자리로 한 걸음 물러났다는 것.(잡지의 '판권장'이나 '편집자의 글'을 유심히 읽은 독자들이라면 진작에 눈치 챘을 듯~) 국내 출간된 추리소설의 80%이상을 읽지 못한 독자들일지라도 이쯤에서 나름대로의 추리력을 발휘해자보면 박상준씨의 일보후퇴(?)는 백보전진(!)을 위해 수개월(또는 수십년) 전부터 준비되어 온 '장르잡지사 출범!'과 더불어 '장르출판사 출범!!'계획의 일환이 아닐까 하는 것이니 장르, 특히 SF독자들은 "우리 <판타스틱>이 달라졌어요!"하며 불안(?)해하지 말고 내년 봄, 또 다른 무언가를 들고 귀환(!)할 박상준씨를 차분히 기다리시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