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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날 그후 - SF거장 14인이 그린 핵전쟁 그 이후의 세상
노먼 스핀래드 외 지음, 마틴 H. 그린버그 외 엮음, 김상온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면 사과나무 한 그루 잽싸게 심어놓고 근처 지하철역 의자에 앉아 은하철도 999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읽어야 할 단 하나의 작품집, <최후의 날 그후>!!
세 발 달린 화성인의 침공이 없는 한 인류 최대/최후의 위협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핵전쟁'이 또 다시 벌어진다면 인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를 놓고 비록 미래학자는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안목이 그들과 남다르기에 더 예리하고 탁월할 수도 있는 SF작가들이 현생인류의 종말을 의미하게 될지도 모르는 '최후의 날' 직전부터 전쟁발발 이후 수일, 또는 수십수백 년에 걸쳐 나타나게 될 미래 인류의 생활상을 다룬 '포스트-홀로코스트_Post-holocaust' 걸작 단편집으로 '고려원미디어'에서 출간됐었던 <시간여행 SF걸작선>과 <코믹 SF 걸작선> 이후 참으로 오랜만에 출간된 일정한 테마가 있는, 그것도 아주 의미심장한! SF단편집인데(아, '도솔'에서 출간된 <휴먼 SF 걸작선>도 있다) 그 이름도 쟁쟁한 작가들이 저마다의 시각으로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행동을 예측/상상하고 있는 한 편 한 편의 작품들이 나름의 재미도 재미지만 가깝게는 27년전에, 멀게는 무려 70년 전에 발표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정도로 새로우면서도 가히 충격적이다.(놋쇠 공을 집어넣은 양말로 머리통을 힘껏 얻어 맞은 기분이랄까?...)
핵을 줄이기위해 핵을 늘리자는, 농담같지만 진지하고 심각한 '월터 M 밀러 주니어_Walter M. Miller Jr.'의 경기규칙과도 같은 '머리말'을 읽고나면 '메가워즈_Megawars' 15라운드의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림과 동시에 '로버트 셰클리'의 가볍고 부드럽지만 정신이 번쩍 들만한 깔끔한 잽에 한 방 맞는 것으로 '최후의 날'을 향한 카운트 다운 단추가 작동, '제길, 방심했어. 2회에는 정신 차려야지.'라며 스스로를 추스리려 해봤자 '노먼 스핀래드'의 초울트라슈퍼메가파워헤비메탈캡숑 록공연에 정신없이 휘둘리다 보면(듀크>함장>제레미>당직장교>듀크>함장>제레미>당직장교>듀크>함장>제레미>당직장교>듀크>함장>제레미>당직장교...) 이건 뭐 거의 돌아버리기 직전! 한 차례 다운 당한 것에 만족하고 3회를 준비했건만 "살고싶으면 숨어있는 SF독자 일곱 명을 찾으라!"는 다소 '창세기'스러운 문제를 풀기위해 두리번두리번 거리다가 여지없이 또 한 방! 다운~ 보다 못한 '존 윈덤'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라며 이제껏 경기내용을 원점으로 돌려 놓았으나 'J. G. 밸러드'의 변칙공격은 나를 다시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매 작품마다 아낌없이 조언을 날려주는 편집자의 날카로운 중계를 훔쳐들으며 버티고 버텼지만 '폴 앤더슨'과 '로버트 애버나시'의 다분히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기만술에 레프트&라이트 어퍼컷을 허용한데 이어 이 바닥의 순수 아마추어 '스티븐 베네'한테마저 스트레이트를 얻어 맞고 맥을 못 추고 비몽사몽하다가('스티븐 베네'는 1929년에 'John Browns Body'로 '퓰리처_pulitzer'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 '레이 브래드버리'를 상대할 즈음에는 완전히 정신을 잃었는지 상대방이 두 명처럼 보이기까지...
이윽고 경기는 종반으로 접어들어 '로저 젤라즈니'한테 귓방망이를 몇 대 얻어맞는 바람에 번쩍하고 잠깐 정신이 들은듯도 하고 '윌리엄 텐'으로 변장한 '필립 클라스'를 보며 킥킥하고 웃은 기억도 분명 있는데 어디선가 들리는 '재니스 조플린_Janis Joplin'의 노랫소리에 다시금 정신을 차려보니 '마이클 스완윅' 앞에서 퉁퉁 부어오른 눈을 하고 엉거주춤 서 있는더라는...
승부는 이미 결정났지만 온화한 미소와 함께 등을 다독거려주는 '아서 클라크'의 격려에 지더라도 판정으로 지겠다는 굳은 결의속에 마지막 라운드를 맞이했건만 오직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는 듯 이전 라운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화끈후끈발끈한' 공격을 펼치는 '할란 엘리슨'의 호쾌맹타에 사정없이 연타!난타! 당하며 大자도 아주 큰 大자로 링 바닥에 나자빠지는 것으로 길고도 긴 15라운드를 마무리!...(아, 졌어도, 아니 죽어도 좋아~ㅠ_ㅜ)
성경에 기록된 인류 최초의 대재앙인 '대홍수'가 세계 곳곳의 창조신화에서도 나름대로의 해석을 통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인류 최후의 대재앙이 될지도 모를 '대화재'에 대한 예언서와도 같은 이 작품집이 후손들한테는 멸종신화처럼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총페이지수 ㅣ 458. 권수 ㅣ 1권 15편
꼭 읽어야 할 사람들 ㅣ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는 핵보유 9개국 사람들.
※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_SIPRI: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lnstitute'에서 '인정'한(2007년 6월 11일 기준) 세계 핵보유국은 다음과 같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읽으면 재미있을 사람들 ㅣ
여자와의 '그 짓'에 환장하는 소년이 '그 짓하기에 이상적인 여자를 만난 뒤의 달콤황홀한 사랑'과, '용감한데다 머리도 지독히 좋은 게다가 말도 하는 개새끼와의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얘기에 은근히 관심이 가는 사람들.
읽지 말아야 할 사람들 ㅣ
살아있는 사람들 중에는 없음.
작품의 끓는점 ㅣ
록그룹 '포 호스멘'의 연주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 "저질러버렷!_Do it!"하는 군중의 호응에 맞춰 '그'가 "앗싸, 1빠!"를 외치는 바로 그 순간!(주의! 결코 식지않음!!)
덧, 번역자는 "핵전쟁 이후 문명의 패러다임 변화라든지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 등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기에 '과학소설_Science Fiction'이라기 보다는 '사변소설_Speculative Fiction'이나 '사회소설_Social Fiction'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글쎄, 그것이야말로 SF만의 '순수한' 미덕이 아닐까 싶다~^^;
아울러 시대에 낙후된 SF란 없다고 생각한다. SF자체가 미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 1984년에 빅브라더가 오지 않았다고해서 '영원히' 오지 않으리라 그 누가 장담 할 수 있는가?('조지 오웰'이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틀린거야!)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얘기가 지금 이 시대에 먹히려나...하는 생각에 출간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출판사가 있다면 '박상준'씨 말마따나 '진취적인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 '최후의 날'은 언제 올지 모르니...(지구상에 출간된 SF는 한 작품도 빼지말고 몽땅 번역되는 그날까지! 국내출간은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