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마릴리온 1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보원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지지난 주의 SF번개 선물 3탄, <실마릴리온>!!!
일찌기 '다솜미디어'판을 구입했으나 변두리땅의 일개 '멘-족'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놀라운(?) 내용에 기가 죽어 학창 시절의 영어교과서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읽고해석하고읽고해석하기를 거듭하다가 중도포기한 유일한 작품으로, 몇 년 전 '씨앗을 뿌리는 사람'에서 재번역판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기뻐하던 것도 잠시, 가격에 놀라 구입 자체를 포기한 뒤로 유한한 생명의 인간이 소망하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을 '실마릴리온~ 실마릴리온~'하며 지내오다가 얼마전 '가운데땅'이야기 3부작 완전개정판 출간! 소식을 접하고는 "아... <실마릴리온>, 이번엔 정말 갖고 싶다...ㅠ_ㅜ"며 남몰래 눈물 훔치길 몇날며칠, 어느날 갑자기 은하수에서 "너의 소원이 이거냐, 저거냐? 당장 불어랏!"하는 명이 떨어졌고 이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저거요! 저거!!"라며 부르짖었던 바,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정말 기대도 하지 않던 책선물이었기에 그 기쁨은 두배세배네배~ 뭐, 이루 말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우후후후~(책 읽는 것 못지않게 책 사는거 좋아하는 놈이 돈없어서 책 못사자 선물로 생기고, 참 복도 많지~^^)
그러잖아도 '예문'판 <반지전쟁>과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2002년판 <호빗>을 소장하고 있던 터에 개정판 <실마릴리온>이 생기면서 비록 판형은 다 틀리지만 일관된 번역자들의 작품으로 소장하게 되었으니 이것이 '가운데땅'이야기의 또 ㄷ운명인듯, 내 기꺼이 감수또감수하리라!~

뭐 책이 생겼으니 마땅히 자랑질/염장질/부채질을 해야했으나 '가만, <실마릴리온>이 원래가 어려운 내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읽어보기로 했는데...
야~ 정말 재밌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재미있다!!(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하마터면 곁에 두고도 놓칠뻔 했다는 생각에 화가 날 정도로 재미있다!)
놀도르의 요정 '페아노르_Feanor'가 빛을 담아 만든 가장 아름답다는 세 개의 보석 '실마릴_Silmarils'의 소유권을 놓고 벌어지는 '실마릴의 역사'를 다룬 <퀜타 실마릴리온>을 중심으로, ('실마릴리온'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유일자 '에루_Eru'에 의해 존재하는 세상 '에아_Ea'가 창조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아이누의 음악' <아이눌린달레>와 인간들이 신이라 불렀던 열네 명의 '발라_Vala'와 발라의 시종격인 '마이아_Maia', 그리고 그 敵 '멜코르_Melkor'에 대한 해설이 있는 <발라퀜타>, (그리고 <실마릴리온>과는 구분되는 별개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가운데땅'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하는데다 '톨킨'의 확고한 뜻에 따라 포함되었다는) 발라들에 맞서 전쟁을 일으킨 인간들의 왕국 '누메노르_Numenor'의 타락과 몰락을 그린 <아칼라베스>, 훗날 '반지전쟁'을 불러 일으킨 '절대반지'의 탄생과 소멸을 그린 <힘의 반지와 제3시대>까지 네 편의 단편이 함께 실려 있는데, 진정 이것이 한 인간이 홀로 지어낸 이야기란 말인가?싶은 의문이 들 정도로 믿기힘든 어마어마하고 거대한 이야기가 쉼없이 흘러나와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 그 놀라운 상상력(사실 이런 작품에 대해서는 단순히 '상상력이 풍부하다!'라고 말하기도 미안하다;;)에서 나오는 무지막지한 장대함이란 그저 재미난 소설을 읽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세계를/역사를/신화를 만나는 느낌! 그냥 압도당한다...
세 권 또는 예닐곱 권짜리 <반지의 제왕>도 <힘의 반지와 제3시대>에서는 딸랑 두 장으로 정리가 되고보면 "<반지의 제왕>이 나무라면 <실마릴리온>은 숲"이라는 번역자의 농담같은 비유가 정말이지 딱 들어맞는다는...(덧붙이자면 <호빗>은 땅 속에 숨은 한 줄기 뿌리란다...^^;) 비극적이든 희극적이든 예고된 운명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신화적 요소 속에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인과관계의 교훈까지 만끽하기에 더할나위 없는 절대고전!
'다솜미디어'판에 분노하고 '고급양장본'에 눈물 흘린 경험있는 독자라면 질긴 운명처럼 다가온 이번 세 번째 기회를 놓치지 마시랏!~





덧, <반지의 제왕>에서 가운데땅의 절대악으로 등장하는 '사우론_Sauron'도, '불의 재앙'이라 불리는 '발로그_Balrog'들의 왕 '고스모그_Gothmog'도, 이 작품에서는 일반서점에 꽂혀있는 SF정도의 취급을 당한다나뭐라나~(뭐 천하의 '사우론'이 사냥개한테 물려 죽을 뻔했으니 말 다했지...^^)

덧덧, 편집자 서문에는 이 작품의 준비작업에 큰 도움을 줬다는 <티가나>의 작가 '가이 가브리엘 케이'에 대한 고마움이 나와 있고, 번역자 서문에는 초고에서부터 지도 작성에까지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는 '금숲'님에 대한 고마움이 나와 있는데, 이 또한 영광일터 고생한 보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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