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여다보렴
코리 도어펠드 지음, 남은주 옮김 / 북뱅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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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닫은 듯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있는 핀에게 할아버지는 산책을 제안한다. 마지못해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숲으로 나오게 되고, 할아버지는 핀에게 나무와 땅속 등 숲에 사는 동물들의 숨어있는 이치를 들려주며 슬픔 속에서 한 발자국 내딛을 수 있도록 어루만져 주신다.

우울증이 어른들에게만 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도 우울한 날을 겪는다고 한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별일 아닌 것들이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가장 큰 슬픔이고 아픔이지 않을까? 같은 일이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아픔의 정도는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아프다는 결론은 섣불리 내리지 말아야 하겠다.

그림책 속 할아버지의 얘기들은 따뜻하게 다가와 핀에게 닿는다.
나무 밑 땅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단단해 보이는 나무 기둥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고요 해 보이는 물 아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그 속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크다.

[ 겉으로 보이는 것은 아주 작아.
사람은 모두 커다란 세계를 품고 있지.

겉보기와 달리 그 사람만의
특별한 경험이 있고,
어떤 행동을 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까닭이 있고, ]

겉으로 내가 본 것만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게 또 있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동안 내가 봐왔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이해하지 못했던 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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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판다의 마음 쌍둥이 판다 1
니시지마 미에코 지음, 하세가와 유지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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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몽글몽글 해지는 그림과 글로 가득 찬 그림책.
쌍둥이 판다에 엄마 판다까지 귀엽다는 말로도 표현이 되지 않는 느낌이다.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행복해져라~!' 주문을 외우는 듯, 그림과 말로 마음을 무장해제 시킨다.

[ "잘 잤니" "잘 자"
"다녀올게요" "잘 다녀왔니"
아무렇지도 않게 날마다 주고받는 말
이 말이야말로 행복을 부르는 주문 ]

평범한 일상이,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일인지 나이시계의 속도가 올라가면서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해가 된다기 보다 이별의 시간을 미리 상상해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것이다.

아무일 없이 평범한 일상을 보낸 날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은 일이 있는 날
힘이 쭉 빠질 정도로 기분 상하는 일이 있는 날

꿈을 쫓고 있는 우리들에게
판다들은 희망의 메세지를 마구마구 들려준다.

일상에 지쳐 번아웃이 온 우리들에게
그 똥글똥글하고 귀여운 몸으로 데굴데굴 구르며 거부할 수 없는 위로와 격려를 건내준다.

아기들처럼 아주 맑고 순수한 쌍둥이 판다의 마음의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져 와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은 날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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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빌라 미소 그림책 4
변수영 지음 / 이루리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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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봐 온 그림책 중 그림이 가장 독특하다.
호기심에 검색을 해보니 변수영 작가님이 인형으로 만드는 그림책으로 유명하시다고 한다. 한장한장이 인형과 소품들을 실물로 만든 후 사진으로 담아 놓은 것 같다. 책의 겉표지 역시 종이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 듯 쓰다듬으면 촉감이 참 좋다. 등장하는 캐릭터 만큼이나 개성있는 그림으로 채워진 책이라 내용보다 그림을 먼저 훑어보게 된다.

단감이네 집 창문으로 방문한 낯선 손님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말없이 훌쩍훌쩍 울기만하는 꼬마의 집을 찾아주기 위해 단감이는 윗층부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다. 너도나도 꼬마의 집찾기를 도와주기 위해 동행하게 되는데...

똑똑똑 빌라에는 층마다 개성만점 주인들이 살고 있다.
단감이, 양말이, 오이, 불꽃이...
이름과 생김새의 개성이 대문에도 그대로 드러나 있어 누구집인지 나오기도 전에 이리보고 저리보며 생각하게 된다.

집집마다 다양한 모습을 한 친구들이 살고 있음에도 이웃들은 외모에 대한 편견이 없다. 나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든 아니든 개의치 않고 이웃의 어려움에 발벗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우리는 얼마나 남의 모습에 관심이 많은가.. 조금 다른 모습에도 쉽게 경계하고 배척하는 모습들을 반성해본다.

똑똑똑빌라를 보며 예전 우리네 이웃사촌의 모습이 그리워졌다. 그 시절에는 주택이 많아 건너건너에도 왕래가 많았고 그만큼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음식도 나눠 먹고, 필요한 것들도 빌리기도 하고..

이제는 이웃사촌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언제부턴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앞집, 윗집, 아랫집에 누가 사는지 전혀 알지 못 할뿐더러 서로 왕래가 전혀 없다. 그저 소음에만 반응하는 삭막한 모습으로 변해버린건 아닌지 씁쓸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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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지 마, 내 거야! - 울지 않고 다투지 않고 멋진 친구가 되는 법
유희정 지음, 혜경 그림 / 휴먼어린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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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요즘 부쩍 자기주장이 뚜렷해지기 시작한 때라 또래친구들을 만나면 해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는데 때마침 적절한 그림책을 만나게 되었다. 조금 더 자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다니게 되면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샅샅이 알기란 힘들고, 엄마 입장에서 하나하나 일러주는 것도 한계가 있으리라...
무엇보다 이 책은 부모가 이래라 저래라 일러주는 것 보다 훨씬 좋은 방법인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하도록 독립성을 길러주는 책이다.

<만지지 마, 내 거야!>에서는 아이가 만나게 된 여러가지 갈등상황을 보여주며 상황에 따라 아이가 스스로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악마와 천사가 속삭이 듯 처음엔 부정적인 표현과 결과를 보여주고 그 다음엔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현을 바꿔 그에 따른 친구의 반응까지 보여준다.
중간에서 누군가 중개를 하거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보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을 함으로써 친구가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이해하고 의사표현을 말로 전달한다.

🌈 친구사이에 생긴 갈등을 해결해가는 일련의 과정을 보며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여타 그림책 보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아이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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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 천천히
장후이청 지음, 쉬쾅쾅 그림, 박지민 옮김 / 북뱅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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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그림책 번역본이 우리나라에 출판 되었다.
대만 아이들이 보며 자라는 그림책은 어떤 스타일일까 반갑고 궁금해졌다. 운이 좋게 <빨리빨리, 천천히>가 제일 처음 접하게 된 대만그림책이 되었다.

[ 아침에 일어날 때 엄마가 말해요.
"빨리빨리!"
집을 나설 때 아빠가 말해요.
"빨리빨리!"
밤에 자려고 누우면 엄마 아빠가 같이 말해요.
"착하지, 빨리 자렴." ]
나라를 막론하고 부모의 입장에선 똑같은 걸까?
왜 이렇게 얘기하는지, 어떤 상황인지 단번에 공감이 간다. 심지어 옹알이 밖에 할 줄 모르는 우리아이에게 내가 매일 쓰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는 미안해졌다.

[ 밥 먹을 때, 할머니가 말해요.
"천천히."
밖에 나갈 때, 할아버지가 말해요.
"천천히." ]
어쩜, 우리 부모님을 보는 듯 하다. 내가 어릴땐 그림책 속 엄마아빠처럼 "빨리빨리"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부모님은 이제 완전 반대가 되어 계신다. 손주들에게 언제나 느긋하신 부모님.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체감속도가 빨라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책을 덮고 나서 내가 얼마나 짜증섞인 말투로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빨리빨리라는 말로 상대방을 재촉하고, 보기에 너무 급하게 서두를때는 천천히 하지 않는다며 면박을 주는.. 곱씹어보니 나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나의 속도로 아이를 휘두르려하지 말고, 아이 스스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모습을 멀찍이 서서 지켜봐주는 그런 엄마가 되도록 연습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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