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들여다보렴
코리 도어펠드 지음, 남은주 옮김 / 북뱅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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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문을 닫은 듯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있는 핀에게 할아버지는 산책을 제안한다. 마지못해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숲으로 나오게 되고, 할아버지는 핀에게 나무와 땅속 등 숲에 사는 동물들의 숨어있는 이치를 들려주며 슬픔 속에서 한 발자국 내딛을 수 있도록 어루만져 주신다.

우울증이 어른들에게만 오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아이들도 우울한 날을 겪는다고 한다.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별일 아닌 것들이 아이들의 세계에서는 가장 큰 슬픔이고 아픔이지 않을까? 같은 일이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아픔의 정도는 다르기 때문에 누가 더 아프다는 결론은 섣불리 내리지 말아야 하겠다.

그림책 속 할아버지의 얘기들은 따뜻하게 다가와 핀에게 닿는다.
나무 밑 땅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단단해 보이는 나무 기둥 속에는 무엇이 있는지, 고요 해 보이는 물 아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그 속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더 크다.

[ 겉으로 보이는 것은 아주 작아.
사람은 모두 커다란 세계를 품고 있지.

겉보기와 달리 그 사람만의
특별한 경험이 있고,
어떤 행동을 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까닭이 있고, ]

겉으로 내가 본 것만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게 또 있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동안 내가 봐왔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고,
이해하지 못했던 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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