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천천히
장후이청 지음, 쉬쾅쾅 그림, 박지민 옮김 / 북뱅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만 그림책 번역본이 우리나라에 출판 되었다.
대만 아이들이 보며 자라는 그림책은 어떤 스타일일까 반갑고 궁금해졌다. 운이 좋게 <빨리빨리, 천천히>가 제일 처음 접하게 된 대만그림책이 되었다.

[ 아침에 일어날 때 엄마가 말해요.
"빨리빨리!"
집을 나설 때 아빠가 말해요.
"빨리빨리!"
밤에 자려고 누우면 엄마 아빠가 같이 말해요.
"착하지, 빨리 자렴." ]
나라를 막론하고 부모의 입장에선 똑같은 걸까?
왜 이렇게 얘기하는지, 어떤 상황인지 단번에 공감이 간다. 심지어 옹알이 밖에 할 줄 모르는 우리아이에게 내가 매일 쓰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는 미안해졌다.

[ 밥 먹을 때, 할머니가 말해요.
"천천히."
밖에 나갈 때, 할아버지가 말해요.
"천천히." ]
어쩜, 우리 부모님을 보는 듯 하다. 내가 어릴땐 그림책 속 엄마아빠처럼 "빨리빨리"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부모님은 이제 완전 반대가 되어 계신다. 손주들에게 언제나 느긋하신 부모님.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체감속도가 빨라져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책을 덮고 나서 내가 얼마나 짜증섞인 말투로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빨리빨리라는 말로 상대방을 재촉하고, 보기에 너무 급하게 서두를때는 천천히 하지 않는다며 면박을 주는.. 곱씹어보니 나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나의 속도로 아이를 휘두르려하지 말고, 아이 스스로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는 모습을 멀찍이 서서 지켜봐주는 그런 엄마가 되도록 연습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