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 - 남을 신경 쓰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당신을 위한 자기 수용의 심리학
박예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을 신경 쓰느라 자신에게 소홀한

당신을 위한 자기 수용의 심리학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면서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고 인간으로 성장하는 그 신비로움에 놀랐습니다. 그래서 더 잘하고자 공대 출신 초보 엄마가 보육교사 자격을 취득하였지요. 그 과정에서 심리학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놀랍더군요. 단지 시작은 내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일과 병행하여 잠자는 시간 줄여가며 시작한 공부를 통해 심리학이라는 분야에 눈을 뜨게 되었고,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숨어있던 부족한 마음이 몰래 제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후 뭔가 일을 이루는 것보다는 제 마음을 돌아보고 제 자신을 알아가고 수용하는데 더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는데요. 한동안 좀 평온하다 싶었는데 또다시 마음을 어지럽히는 생각들이 똬리를 트는 것 같아 만나보았습니다. 아들러 심리학에 기반하여 '자기 수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21년 차 아들러 심리 상담 전문가 박예진 씨입니다. 캐나다 토론토의 알프레드 아들러 연구소에서 연수하고 아들러 심리 상담 자격을 취득하여 2008년 (주)아들러 코리아를 설립하였고, 이후 한국에 아들러 심리학을 상담 및 교육에 접목하여 소개해 왔답니다. 오랜 상담 경력만큼 어쩌면 구태의연한 말만 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지만 들어가는 글을 읽고는 우려를 떨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도 자기 수용을 통해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에 진심이 묻어났거든요.


제가 상담을 하고 치유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내담자로 하여금 "지금 나는 내가 선택한 대로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점을 수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을 쉽게 풀어쓰는 류의 책이 아니라, 저자가 그동안 실제 심리 상담을 통해 만났던 분들의 이야기들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내담자들의 사연은 제 이야기인가 싶을 정도로 흥미롭고 공감 가는 사례가 많았는데요. 때문에 공감하며 점점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되었어요.


​일본 애니메이션 쪽 일을 하고 싶어 일본어를 전공하였지만,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마이너 한 문화기도 하고 돈이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망설이는 3년 차 여행 가이드, 유독 실수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완벽주의자·워커홀릭이라는 말을 들으며 살고 있는 직장인, 한 번의 실수로 더 이상 발표를 하지 못하는 대학 졸업반 학생,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안정적인 대기업에 다니지만 원하는 일을 하고 싶은 직장인, 무기력증과 번아웃에 시달리는 분 등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는데요. 언젠가는 혹은 한때 그런 일을 경험해 보았기에, 지금의 나와 가장 관련 있어 보이는 몇 챕터만 볼까 했던 처음의 계획과 달리 어느새 처음부터 끝까지 읽게 되더군요.

자신의 상황에 따라 관심 가는 챕터는 다를 거예요. 지금의 저는 혼자가 너무 편하다는 것이기에 해당 챕터를 가장 먼저 찾아 읽었습니다. 사실 이 상태가 꽤나 오래 지속되었는데요. 사례자도 여러 경험으로 인해 결국 사람들은 자신의 이득에 도움이 되는 사람만 가까이하는 것 같다며, 혼자 지내기를 선택한 분이었어요. 이에 저자는 인간관계란 살면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과제'라며 주변 사람들과 유대감을 느껴보길 권하더군요.


​아들러는 여러 가지 구실을 만들어 인생의 과제를 회피하려는 것을 '인생의 거짓말'이라고 했다는데요.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하다는 사람도 어쩌면 진정한 우정은 이제 힘들어서, 이해관계로 다가오는 게 싫어서, 서로 맞춰 가는 게 불편해서 등의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인간관계를 회피하는 것일 수 있다는 거지요. 또 어쩌면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아 구실을 찾는 것일 뿐 실상은 그 사람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서 한참을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세상은 위험하지만 따뜻한 곳이기도 하다는 저자의 말도 되새기게 되고요. 아무래도 저자의 충고처럼 타인을 '적'이 아닌 '친구'로 보는 연습을 더 해야 하나 봅니다. ^^


​​이렇게 책은 내담자의 사례와 상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Adler's Message 란을 두어 정리를 하고요. 뒤이어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는데요. 확실히 저자의 상담 내용만 읽을 때보다는 사례에 맞는 아들러 심리학이 더해지니 더 마음을 열고 공감하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상담자 입장에서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긴 템포로 의견을 듣는 것이 필요한가 봅니다.


다른 사람과 꼭 깊은 관계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과 함께하는 데서 오는 기쁨과 즐거움을 굳이 마다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인생의 행복을 누릴 수 있으며,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이 외에도 기억에 남는 파트는 '어린 시절 상처로 어른이 되어서도 힘들다면'이었는데요. 이런 사람들이 많구나 싶기도 했고 제가 극복하게 된 그 긴 과정이 떠오르면서 이제는 웃을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던 부분이기도 했어요. 저도 그랬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상처를 받았는데도 상처인 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는 아무 문제 없어'라고 외치는 사람에게조차 자신을 깨닫게 만드는 도움을 줄지도 모르겠어요.


우리의 기억은 불완전하며 선택적이다.


​지인의 멋진 SNS를 보며 마음 한구석 비교하는 마음이 든다면, 항상 위를 쳐다보며 더 높은 무언가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느낀다면, 현재 자신의 모습에 뭔가 불만이 있거나 자신을 바꾸고 싶다면, 열심히만 하려고 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을 돌아보세요. 그럴 때 힘이 되는 책 <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