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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지인이든 가족이든 가까운 곳에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인생에 있어서 큰 사건인가 봅니다. 베스트셀러 <종이약국>의 작가 니나 게오르게가 갑작스레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난 뒤 '코마'를 소재로 한 책, <꿈의 책>을 세상에 내 놓았습니다.
아직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만나지 못할 것 같아서, 사실 이 책의 첫장을 넘기기까지 상당히 머뭇거렸는데요. 막상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이야기와 그 결말에 반해버렸습니다. 또 니나 게오르게가 표현한 것처럼 코마 상태가 정말 이런 것이라면 좋겠다 싶었는데요. 결코 과학적으로 밝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이런 믿음이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삶에 따스한 빛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꿈 같은 소설을 다 읽고 '깨어난' 독자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게네랄 안차이거
헨리 스키너는 아들 샘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템즈강을 가로지르는 해머스미스 다리를 건너던 중, 마침 그는 물살 때문에 유람선에서 강물로 떨어지는 한 소녀를 목격하게 됩니다. 해머스미스 다리 위에서 키스하던 한 쌍의 젊은 연인, 해진 스모킹 차림의 걸인, 그리고 헨리. 그는 강물로 뛰어들고 기껏해야 네다섯살 되어 보이는 소녀를 구해냅니다. 그리고 쓰러집니다.
헨리는 의식불명 상태, 즉 코마상태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는데요. 운명의 장난인지 그제서야 엇갈린 사랑 에디와 열 세살 아들 샘을 만나게 됩니다. 게다가 병원을 방문한 샘은 우연찮게 의식불명 상태인 또래 여자아이 매디를 만나 첫눈에 반하게 되는데요. 과거 헨리에게 자신의 사랑을 거부당했다고 믿는 에디는 코마 상태에 빠진 헨리와 화해할 수 있을까요. 샘은 태어나 처음 만난 아버지의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요. 그리고 헨리와 매디에겐 기적이 찾아올까요?
"스키너 씨는 18분 동안의 심정지 후 다시 코마 상태로 돌아갔어요. 코마 자체는 병이 아닙니다. 뇌의 보호 반응이죠. 자기 자신에게로 물러나서 고통과 두려움을 안겨주는 이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96
삶과 죽음의 경계를 초월하는
'연결'에 대한
아름답고 가슴 사무치는 이야기
-커커스 리뷰
다른 사람의 영혼을 들여다 볼 줄 아는 샘의 공감각 능력과 헨리의 반복되면서 변하는 꿈, 그리고 매디와 헨리의 경계가 모호한 영혼의 만남이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내심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서로에게 입히는 상처를 그들은 어떻게 아물게 할까 궁금했고,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아름다운 이야기로 남게 될지 궁금했어요.
결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던 헨리가 그의 사랑과 헌신으로 이야기를 완성하는데요. 마치 코마도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하는 듯하여 따뜻한 위안으로 다가오더군요. 한동안 이 가슴 사무치도록 아름답고 몽환적인 이야기에 빠져있게 될 듯 합니다.
"그런 일이 있단다, 샘. 그런 일이 있어. 사랑은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야. 오로지 자기 자신하고 싸우고 늘 패배한단다. 하지만 때로는 반대일 수도 있어. 네가 어떤 사람을 생각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자주 생각할 수 있어. 또는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좋아하든지. 사랑은 미련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