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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컨셉이다 - 불황기 10배 성장, 망해가는 가게도 살려내는 아주 작은 컨셉의 힘
정선생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제목의 책 <장사는 컨셉이다>를 만나보았습니다. 예전에는 50~60대 퇴직자들이 치킨집을 냈다면, 지금은 경제 불황으로 20대 취업 준비생이 늘다 보니 20~30대에 자영업, 특히 외식업을 시작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이제는 놀랄 일이 아니지만, 예전에 자주 방문하는 가게에서 만난 20대 직원이 젊은 사장님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놀랐던 기억도 나네요. 게다가 국내 자영업자 수는 600만 명에 육박하고 약 십분의 일인 60만 명이 외식업인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더욱 그 가치가 빛나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 정선생은 10년간 프랜차이즈, 대기업 외식사업부 등 다양한 외식업계에서 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일을 시작했기에 여러 업무를 두루 거치며 외식업의 전반을 다 꿰뚫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Creative lab이라는 외식 컨설팅 업체를 공동 창업하고 지금은 외식 컨설턴트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답니다.
장사의 시작은 나(사장)의 본질을 바로 손님이 원하는 컨셉을 기획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45쪽
저자는 수백 명의 사장님들을 만나며 모든 장사의 성공과 실패는 컨셉으로부터 정해진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1장에서는 카페, 국밥집, 마카롱 가게, 베이커리, 수산물 가게, 족발집 등 다양한 외식업에서 보고 경험한 성공 포인트를 소개하며 컨셉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는지 알려줍니다. 그리고 2장에서는 안되는 가게, 죽어가고 있는 가게를 살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데요. 외식업계의 힘든 일에는 어떤 일들이 있는지, 그 힘듦을 이겨내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현 상황을 직시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지요.
3장에서는 STP 전략, SWOT 분석 기법, 4P 마케팅 기법 등 기초적인 경영 기법을 업장에 적용하며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고, 4장에서는 위생, 비용, 맛, 고객 응대법, 클레임 대응법, 단골 만들기, 직원 교육 등 전반적인 컨설팅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5장에서는 '지속 가능한 성공 프로세스 만들기'라는 주제로 실패, 목표, 리더십 등 힘이 들어 주저앉은 사장님들에게 힘이 될 응원의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사회생활 중 가장 힘든 것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일이 아닙니다. 일 가운데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힘듭니다. 90쪽
학교를 졸업하기도 전부터 일을 시작한 저이지만, 외식업에는 전혀 경험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줄곧 어쩌면 언젠가 외식업에 몸을 담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기 때문에 종종 이런 분야의 책을 보곤 하는데요. 이런 저에게는 다양한 외식업에서도 각각 어떤 컨셉이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아가는 시간이었고,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기초 경영 기법들을 적용해보는 연습의 시간이었고, 주방과 홀에서 그리고 사장으로써 겪는 어려움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업종이나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힘든 일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장사는 컨셉이다>는 예비 창업자와 시작은 했지만 매출을 늘리고 싶은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영을 알지 못하지만 외식업으로 창업을 할 분들에게는 꽤 흥미진진하고 도움이 될 내용으로 보였고, 책 한 권의 가격으로 전반적인 컨설팅을 받는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였는데요. 혹시 경영을 전공한 분들이라면 3장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들이 이론으로는 알 수 없는, 다양한 사례를 듣는 흥미로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줄곧 저자의 이야기에 주변 가게들이 차례로 떠올랐고, 몇 가지 상상의 가게를 정한 뒤 실전에 투입되기 전에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며 업장의 상황을 롤플레잉 하느라 바쁘게 머리를 가득 채웠는데요. 덮는 순간에는 '장사는 컨셉이다'라는 문장의 의미와 저자의 인생 이야기와 인생에 대한 태도가 가슴에 남아서 사실 저 스스로도 어리둥절한 마음이 들었어요. 아마도 저자의 솔직하게 자신의 실수를 밝히는 저자의 모습이나 타인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문장들에서 자신의 인생이든 타인의 인생이든 간에 모든 인생에 대한 존중감이 느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리더십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를 미워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사랑하고 이해하며 존경해야 합니다. 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