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은 끝났다 - 다시 시작한 서울살이
김소망 지음 / 꿈꾸는인생 / 201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은 여행관련 에세이가 참 많습니다. 세계여행을 하는 일부만이 그 신기한 경험담을 책으로 내고 있는데도 시중에 이렇게 많다는 걸 생각해보면 지금 이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전세계에 흩어져있을지 상상도 되지 않습니다. 사실 여행 에세이는 이제 누군가의 말처럼 식상할 만도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까지는 재미있는 분야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세계 어느 한 장소에서의 경험이 모든 사람에게 같을 순 없으니,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고요. 나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삶의 모습은 다양하며 그 어느것 하나 틀린 것이 없다는 것을 매번 되새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책 뿐만 아니라 영상물도 이런 종류를 찾아보는 편이기도 해요.


​하지만 매번 이런 매체를 접하면서 이어지는 생각은 '한국으로 돌아왔을까? 한국으로 돌아와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여행을 떠나기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입니다. 그런 저의 궁금증을 풀어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읽은 책이 김소망 에세이 <세계 여행은 끝났다>입니다.


​이 책의 저자 김소망 씨는 남편과 함께 일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고 서울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책으로 엮었는데요. 일상으로 돌아온 그들에게는 여행에서의 여운과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한 자신들의 모습이 남았고, 돌아온 한국에서 처음 당면한 것은 인간관계와 취업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인간관계 문제는 평소 우리도 느끼는 점들인데요. 아마도 저자는 여행을 통해 느슨한 인간관계에 적응하다보니 좀더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또한 재취업이 힘들어서 부부 중 한 명이 먼저 취업을 하게 되는데요. 그 과정을 보면서 30대 중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꽤 젊은 마인드를 가졌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점점 사람들의 마인드가 워라벨로 많이 옮겨가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어요.


​여름 휴가 정도만 다녀와도 친구들끼리 수다떨거리가 많은데요. 세계여행을 1년동안이나 다녀왔으니 얼마나 이야깃거리가 많을까요. 그러다보니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는 여행이야기가 많았는데요. 가장 놀랐고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육아에 대한 것이었어요. 아이슬란드 공항에서 아이를 엄하게 교육하는 서양여자를 만났던 이야기를 통해 유럽에도 육아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가 의외로 몇 없으며, 우리나라 육아시스템의 점수가 그리 낮은 편은 아니라는 말이 뇌리에 떠다니더라고요.


​"사람 사는 게 어느 나라나 다 거기서 거기지. 그 사람들도 우리랑 다 똑같이 살어"라는 말도 절반만 맞는 것 같다. 다들 밥 벌어먹고 산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그 밥 벌어먹을 때 생기는 고통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일상의 분노를 느끼는 정도도 나라마다 엄청나게 다를 수 있고. 언젠가 외국에서 살게 되는 날이 온다면 여행자로서는 전혀 겪지 않아도 될 고통, 분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누구 말마따나 삶이 원래 지옥이고 고통이라면.

(95쪽)


​여행다녀 온 친구와 카페에서 만나 수다떠는 기분으로 순식간에 읽어낸 책이었는데요. 책 뒷면을 보니 "이제 좋은 시절 다 지났네. 얼른 현실로 돌아와야지?"라는 말이 있네요. 흔히들 많이 하는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좋은 시절 다 지난 것이 아니라, "그 경험으로 더 좋은 현실을 살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명언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이다"가 딱 떠오르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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