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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준의 조선왕조실록 1 - 강력한 왕권이 살아있던 조선의 전성기 ㅣ 신동준의 조선왕조실록 1
신동준 지음 / 미다스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한국사가 수능에 들어가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그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많은 드라마와 영화도 많아졌고, 유명한 한국사 강사도 생겼지요.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식을 가지게 된 것은 참 다행스럽습니다.
이런 상황에 자꾸 처하다 보니 저도 최근 역사에 관심이 많아졌는데요. 하지만 요즘 드라마나 영화, 소설 등은 픽션과 논픽션이 마구 섞여있기에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어떤 부분이 픽션인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이나 기타 믿을 만한 역사서에 기록된 정사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신동준의 조선왕조실록>을 보게 되었어요.
이 책의 저자는 고전 연구가이자 역사문화 평론가인 신동준 씨입니다. 저자 또한 최근의 상황에 우려를 표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당시 동아시아 속의 조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조선 27명의 군왕들의 리더십을 분석하여 그 실체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조선왕조실록의 양이 얼마나 방대한지를 알기에 시도조차 못하고 있었던 류의 책입니다. 게다가 책을 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한자어들은 속독을 방해하였는데요. 덕분에 오랜만에 옆에 적힌 한자를 보면서 뜻을 유추해가며 정독했던 책이었어요.
덕분에 위화도 회군, 함흥차사, 정종의 일생, 연산군 등 그동안 생각보다 조선의 역사를 정본이 아닌 흥미 위주로 편집된 정보를 어느새 믿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많은 사실들을 얕게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느낌, 단편적인 사실들이 유기적으로 엮이면서 그동안 이해되지 않던 사실들이 이해가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해 보았습니다.
물론 양이 너무 많다 보니 일독에 모두 기억하지는 못하겠지요. 하지만 앞으로는 역사 관련 드라마나 영화가 나올 때마다 정확한 사실을 구분해 내려고 다시 찾아 읽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역사는 어떻게 보면 지루한 과목입니다. 미래를 꿈꾸며 눈앞의 현재를 살아가야 하기에, 지나간 과거를 돌아볼 여력까지는 없다고 한다면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좁은 시야로는 현재를 보는 눈도, 미래를 꿈꾸는 눈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최신 기술만을 쫓으며 살아가더라도 언제나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과거의 역사는 되풀이되니까요. 또한 이런 지루함은 과거 속에서 현재와 미래를 짐작해 볼 줄 아는 눈을 키우지 않았기 때문이라 여겨지는데요.
이 책을 읽다 보니 좋은 선생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껴졌어요. 정본을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한 과거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당시 주변 시대 상황과 연계하여 그 흐름과 의미를 알려 주는,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