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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평점 :

어디를 가나 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사람들. 특히 연령이 낮아질수록 그 정도는 심해집니다. 게다가 요즘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도 스마트폰에 열광하는 시대에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과연 이 정도면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포노 사피엔스'라 할 만하지요.
일찍이 '스마트 신인류'라는 단어를 쓰다가 2015년 이코노미스트 특집기사에서 처음 사용되었다는 '포노 사피엔스'. 새로운 단어가 탄생한 만큼 스마트폰과 함께 큰 변화가 인류에게 생겨났다는 의미일 텐데요.
JTBC '차이나는 클라스'의 명강의로 유명한 최재붕 교수는 이 책을 통해 포노 사피엔스의 특징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간의 주목할 만한 변화를 예로 들며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고 선두에 서서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을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간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것인지 잘 안다고 할 수도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자신의 생활 바운더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는지라 어쩌면 모르는 부분이 훨씬 많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생각으로 펼쳐 본 책 <포노 사피엔스>는 저에게 미래에 대해 서술한 어떤 책보다 더 정확히 미래의 생활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줬고, 앞으로 우리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해야 할지 더 명확히 눈앞에 그려줬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었습니다.
세상은 기성세대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적이 역사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세대의 선택에 따라 변화할 뿐입니다.
게임을 통한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자유로운 이동을 경험한 신인류는 현실 세계의 룰까지 바꾸어 놓았습니다. 실생활에 게임과 같은 환경을 도입하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기업이 생겨나더니, 가장 보수적이라는 금융 부문까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포노 사피엔스 세대가 만든 새로운 문명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니, 아주 많이 불편해합니다. 유교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사회 특성상 젊은 세대가 만드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하기보다는 어른 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 체제를 존중하려는 경향이 훨씬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에 기반한 새로운 문명과 변화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도 매우 보수적이고 불만투성이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그 특유의 유교문화로 인해 기존 세대는 새로운 세대를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이 강합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들 또한 그 이전의 세대가 보기에는 되바라진 신세대로 보였을지 모릅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언제나 세상은 변해왔는데요.
그냥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만 여겼지, 우리가 변하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사회가 유독 스마트폰에 따른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 상당히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 초경쟁의 시대에 돌입한 셈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강자가 등장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팬덤의 힘입니다.
기술도 중요하겠지만, 큰 격차가 없다면 그 성공이 팬덤에 달려있다는 저자의 말도 기억에 남는데요. 가끔 접하는 단어일 뿐 그리 강한 이미지로 와닿지 않았는데, 아들에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그 힘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저자는 이 책에서 수많은 기업을 예로 들며 과거 어떻게 비즈니스 생태계가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변할 것인가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마 무시한 숫자와 기업들의 슬로건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가 유독 가슴에 와닿았는데요. 기성세대로써 미래의 변화를 이해하고, 그 변화에 발맞추며 다음 세대를 응원할 수 있다면, 그들이 마냥 부정적으로만 보이지는 않겠지요.
이렇게 찾아본 해답은 '사람'에게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어요. 여전히 그 시대에 맞는 사회성이 필요하며, 세계 최초·세계 최고라는 기술보다는 배려가,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이 오히려 지금보다 미래에 더욱 중요해짐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