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채우는 인문학 - 문득 내 삶에서 나를 찾고 싶어질 때 ㅣ 백 권의 책이 담긴 한 권의 책 인문편
최진기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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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지식을 전해주는 책,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등 책마다 그 역할이 다른데요. 가장 사람들 마음에 오래 기억되는 책은 아무래도 마음을 다독여주고 위로해 주는 책이지 않을까 해요. 하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인문학 코너는 언제나 책이 가득인지라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돼요.

이런 저에게 백 권의 인문학 책을 소개해준다고 하는 <나를 채우는 인문학>이 왔습니다. 도서 기획 2년, 추천도서 선별 기간만 해도 1년, 집필하는데도 1년이 걸렸다는 꽤 정성을 들인 책이었는데요. 내용이 너무 알차서 이 책을 선택하고 읽은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답니다.

<나를 채우는 인문학>은 쉽게 말하면 마트 전단지 같은 책이에요. 우리가 마트에 가기 전, 빠르게 장을 보기 위해 마트 전단지를 보며 오늘의 초특가 할인 상품을 확인하듯, 이 책은 분야별로 다양한 인문학 도서를 소개하고 추천하고 있어요. 그것도 무턱대고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직장, 마음, 미술, 사랑, 여행, 사회, 음식, 교육, 역사, 인물 등 10가지로 분류하여 각 주제에 맞는 책의 목록과 각각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은 국적에 상관없이 고전 인문학 책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에 화제가 된 책까지 포함되어 있어 굉장히 유용했는데요.

그래서 당장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를 먼저 찾아보셔도 되고, 혹은 책의 목록이 목차로 구성되어 있으니 관심이 가는 책을 찾아서 먼저 보셔도 좋아요. 또는 이미 자신이 읽은 책의 서평을 찾아서 자신의 해석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를 하는 재미도 있고, 읽지 않은 책 중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찾아 어떤 책을 먼저 읽을지 순위를 매겨보아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겠어요.






제일 처음 나오는 분야는 직장~!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분야가 심리, 여행, 교육, 음식 등이었기에 직업 부분이 이렇게 기억에 남을지 몰랐는데요. 다 읽고 난 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우연찮게도 첫번째 글이었어요. 그만큼 첫인상이 인상적이었달까요. 어쩌면 그만큼 관심이 없었기에 몰랐던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

직장 관련분야는 2~30대에 직장에 치열하게 적응하면서 찾아 읽어보거나 혹은 4,50대에 살아남거나 발전하기 위해서 많이 찾아 읽는 분야인데요.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수 있는 권리>로 포문을 열고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부지런함의 미덕을 많이 강조했는데요. 지금은 점차 변화하여 워라벨이라는 말과 함께 일과 노동의 조화를 중요시하다 못해 오히려 여가생활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것 같아요. 또한 여기저기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며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이런 직장생활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심도 있게 그리고 제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그가 사회적 동물이 되기 위해서는 이제는 노동하고 있는 공장이 아니라 퇴근을 해야만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퇴근을 하고 나서 차 한 잔, 소주 한잔 그리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인간관계 속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맘모스와 같은 대형 포유류를 사냥하면서 그 사냥 노동을 통해 인간관계를 맺고 그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을 확인하고 사회생활을 실천했다면 이제 우리는 노동을 벗어난 공간과 시간에서 다른 인간과 만나 아주 열심히, 같이 게으름을 공유하면서 살아가야 할 겁니다.

확실히 일을 통해 만난 사람과는 학교 친구와 같은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과 관련한 대화를 하고 서로 마음 상하지 않도록 선을 지켜야 하며,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은 자제하게 되지요. 

그래서 정말 마음을 어느 정도 터놓는 인간관계는 퇴근 후에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 말이 공감이 갔어요. 

진로를 고민하는 청춘들이 있다면 더욱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시기를 권합니다. 

예전에는 진로가 단순했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대학을 가면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좋은 학벌이 마냥 좋은 직업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아니 이제는 직업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대입니다. 과거에는 웹툰 작가, 쇼핑호스터 등의 직업이 없었던 것처럼, 미래에는 지금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직업이 생겨나고, 또한 사라질 겁니다. 이러니 과거 우리가 믿었던 좋은 직업이 현재도 이어진다고, 미래 우리 아이 세대에도 가장 좋은 직업으로 존재한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또한 부모가 원해서, 혹은 사회가 인정하는 직업라서 선택했던 진로가 자신을 행복의 길로 데려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의외로 많더라고요. 게다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좀 더 책임감도 느끼게 되고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저 또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한 번 사는 인생 행복하게 사는 길이 아닐까 해요.

감정노동은 철학적인 의미에서는 좋은 노동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감정노동은 그 노동을 행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에게나 유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정노동은 사람을 피폐하게 합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어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저 또한 매일 일을 하러 가면서 가면을 쓰고 갑니다. 매일 일을 하면서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로 인해 마음을 다치지만, 밥줄이기 때문에 웃으며 상대를 대하지요. 

처음 일을 할 당시 한 달 만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무게가 10킬로그램이 찌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좋은 노동이 아니라는 말에는 공감하지만, 완전 감정노동을 안 할 수 있는 직업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드네요.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앞으로의 기술적 변화 역시 사소한 변화가 대량실업을 가져올 것이고 그 결과, 혜택은 오롯이 자본가가 가져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처음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이런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할 때 과연 그럴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하지만 책 소개를 읽는 것만으로도 왜 저자가 그런 의견을 내놓고 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렇게 이 책에서는 각 분야별로 3~4권을 심도 있게 소개하고 나머지 책은 간단한 2~3페이지의 서평으로 정리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지만 정작 읽지 못하고 있던 <게으를 수 있는 권리>.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직장, 직업, 진로에 대한 책이었어요. 자세한 책 소개 덕분에 나머지 다른 책에 대한 부분도 이렇게 제 생각을 정리해가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요.






예전에 올리버 색스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이 있었어요. 제목이 너무 재미있다고 여겼지만, 어떤 내용일지 전혀 짐작이 되지 않았죠. 그래서 그냥 소설 정도이려니 했었어요. 또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심리학자 스키너의 이름이 들어가서 관심이 가기도 했지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도 예쁜 제목 때문에 관심을 가지긴 했었는데요. 사실 한번 먹어본 음식에 자꾸 손이 가듯, 처음 본 음식처럼 자꾸 미뤄지곤 했는데요.

사랑은 그러한 마음을 느끼고 나서 프러포즈를 하게 되는 과정과 결단과 그 사랑을 지키겠다는 약속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지켜나가는 과정 전체입니다. 

하지만 <나를 채우는 인문학>을 통해 어떤 내용인지 파악하게 되었고, 꼭 읽어야겠고 읽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은 제목만으로는 무슨 이야기일까 싶었지요. 사실 전 주제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읽다가 알게 되었지요. 박지원의 <열하일기>도 교과서를 통해 알게 되었지요. 그리고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게 중국에 대해 알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등등 이렇게 이미 읽은 인상 깊었던 책은 다시 저자의 책 소개를 통해 내용이 정리가 되었어요. 제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말하기도 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이렇게 읽어본 책이든 안읽어본 책이든, 책 소개 만으로도 책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고, 제목만 봤을 때와 달리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어떤 내용인지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을 내리기가 더 쉬웠는데, 워낙 분야 별로 좋은 책들만 소개하고 있어서 <나를 채우는 인문학>에서 소개하는 책들은 관심 있는 분야라면 다 읽고 싶은 책들이기도 했어요. 

문과라 문송합니다라는 말도 있지만, 그럼에도 인문학을 알지 못하는 공대 출신이 위험할 수 있는 것처럼, 인문학은 삶을 살아가는데 아주 중요한 분야인데요. 그런 인문학에 대해 갈증을 느끼고 계시다면 이 책을 통해 한번 책 추천받아보세요.

각 분야에 대해 해박한 철학을 가진 분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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