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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ㅣ 클래식 오디세이 4
제인 오스틴 지음, 뉴트랜스레이션 옮김 / 다상출판 / 2019년 1월
평점 :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 이미 영화로도 여러 번 보았고, 다른 출판사의 책으로도 접해 본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다상 출판에서 나온 <오만과 편견>을 읽어보았습니다. 검은색 표지에 꽃이 달린 모자를 쓴 여성이 굉장히 인상적인데요. 다상 출판에서 나온 클래식 오디세이 시리즈의 하나로 표지가 검은색이라 뭔가 무게감도 느껴집니다.
<오만과 편견>의 줄거리는 다들 알다시피, 엘리자베스라는 당찬 아가씨가 다아시라는 귀족계급의 청년과 결혼하게 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 로맨틱 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보고 있노라면, 제인 오스틴이 살았던 18, 19세기의 여성들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소설 속의 이름있는 가문, 재력가의 여성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사교계에 진출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문과 상속받을 재산, 미모에 걸맞은 혹은 능가하는 신랑감을 만나기 위해 애씁니다. 당시 경제 활동의 거의 불가능한 여성의 입장에서 그나마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안정된 노후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방법이 결혼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최상위층이 아닌 조금 낮은 귀족층, 우리로 치면 한미한 가문의 재산도 변변찮은 양반 정도되는 집안인 베넷 가문이 나옵니다. 베넷 부부는 아들이 없는 관계로 한정상속으로 땅과 집이 모두 친척에게 넘어갈 예정입니다. 때문에 다섯 딸들은 좋은 혼처를 구할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이 소설에서는 다섯 커플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단짝 샬럿은 상당히 교양이 있는 여성이었지만 현실과 타협하여 자신의 처지보다 좀 더 나은 재산을 가진 남성과 결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친구를 지켜보던 엘리자베스지만, 그녀 또한 그런 친구를 마냥 비난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베넷가의 막내딸 리디아는 어린 나이에 경솔하게 환상을 쫓아 위컴과의 불안정한 결혼을 합니다. 빚만 잔뜩 있는 데다 리디아만큼 사랑의 마음이 있지는 않았던 위컴과의 결혼에 모두가 걱정하는데요. 우스꽝스럽게도 어머니 베넷 부인만이 행복해합니다.
사실 베넷 부부 또한 아주 성공적인 결혼생활은 아니어서,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인 베넷 씨는 아름답고 어린 아가씨와 결혼하지만, 결혼 후에야 자신의 아내가 몹시 어리석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곧 베넷 씨는 행복한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을 접고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갑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그려지는 커플은 엘리자베스의 언니 제인과 빙리 씨인데요. 이들은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물론 여느 커플이 그러하듯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둘 다 분별력 있게 사랑을 지켜 결혼을 하고 이후 바람직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커플을 보고 있자면, 작가 제인 오스틴이 자신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붙인 첫째 딸 제인의 모습이 자신이 가장 바래왔던 사랑과 연애, 결혼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이렇게 다양한 결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인공 엘리자베스 역시 다아시 씨와의 사랑을 완성해 나가는데요. 첫인상에서 다아시 씨가 오만하다고 여기지만 소설의 중반을 지나면서 자신이 얼마나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 알게 되어 부끄러워하게 됩니다. 이런 여러 커플을 보여주며 제인 오스틴은 다양한 연애와 결혼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작품에만 관심을 가졌지만, 이번에는 작가 제인 오스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보았는데요. 작가 제인 오스틴 역시 당시 사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어서, 10대 후반부터 사교계에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결혼에 한동안 적극적이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아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마지막으로 돈 많은 상속자와 결혼할 기회가 생깁니다. 하지만 제인은 사랑 없는 결혼보다는 결국 비혼을 선택하고, 힘든 경제 상황 속에서 여생을 살아갑니다.
책을 읽으며 작가 제인 오스틴과 <오만과 편견>속의 재기 발랄한 아가씨 엘리자베스가 많이 겹쳐 보였는데요. 그래서 더욱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다아시 씨와의 관계가 점차 변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편지를 통해 오해를 푼 뒤 자신의 감정이 사랑인가를 알아가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또한 엘리자베스가 결혼한 뒤 남편 다아시를 대하는 모습이 당시로서는 신선했을 듯하고, 캐서린 여사가 결혼을 반대할 때는 자신의 경험을 보여주는 듯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는데요. 언니 제인과 엘리자베스의 결혼이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을 때에는 당시 판매량을 고려한 마무리 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바램을 투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게가 더 실렸습니다.
<오만과 편견> 읽고 또 읽어도 매번 조금씩 느껴지는 것들이 달라졌는데요. 10대 때 처음 읽을 때는 단순히 연애소설로만 다가오던 것이 이제는 왜 고전인지 알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