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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빠 수업
오광조 지음 / 미문사 / 2018년 11월
평점 :

한 중산층 남자가 쓴 자신의 인생 중반까지의 일대기 같은 느낌의 책이에요. '아빠수업'이라는 제목에 딱 맞게 여자는 쏙 빼고, 아들에서 청년 그리고 아빠로 성장하면서 어릴 때 느꼈던 자신의 아버지와 현재 자신의 아들을 대하는 느낌과 생각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어서 여자인 저에게 남자의 인생을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생각하게 합니다.
사실 여성이 여성으로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어 경험한 엄마의 삶에 대한 생각과 느낌 만큼이나 내용이 방대하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여성의 경우도 전업주부인 경우와 맞벌이 혹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직장여성의 경우 느끼는 것이 다를 수 있듯이, 남성의 경우도 오롯이 혼자 가정의 생계를 짊어지며 한국의 전통적인 아버지 역할을 한 남성과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육아에 참여하면서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남성의 생각도 꽤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예전이 나은지 지금이 나은지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 따라 가정의 모습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 한국의 가정은 많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전쟁을 겪은 아버지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고, 산업화를 겪은 아버지들, 또한 그 아들들이 아버지가 되는 시대, 그래서 한국은 예전에 비하면 전통적인 아버지의 모습에 공감하는 가정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책을 통해서도 산업화의 격동기를 겪은 한국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 자라서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고 자신만의 아버지 모습을 형성해 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해요.
또한 '아빠수업'의 저자 오광조 작가는 결혼생활에 시부모님의 개입을 철저히 막으며 기존의 한국가정과 약간은 그 방식을 달리한 삶을 선택하고 세 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혼초기 일시적으로 맞벌이를 하긴 했지만, 가정 경제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버지, 세 아이를 키우면서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며, 좀 더 나은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깊었고, 이런 모습이 여성이 엄마가 되는 과정과 유사한 부분이 많음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아이는 신이 잠깐 맡긴 보석이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게 되면서 자신의 사춘기 시절과 청년 시절을 떠올리는 부분은 사춘기 아들을 키우는 제가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기도 했어요. 그리고 아이는 '신이 잠깐 맡긴 보석'이라며, 자신이 그렇게 부모에게서 독립했듯, 아이들도 언젠가 그렇게 독립할 것이라고 그게 당연한 자연의 섭리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읽고 또 읽었어요. 알지만 언제나 망각하고 조급하게 잘못된 행동을 하는 저에게 체화시키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거든요.
"그러나 대부분 사람은 인생에 도깨비를 만났고 키다리 아저씨를 만났다. 모르고 있지만 부모다. 생명이라는 기적을 선사하고 성장을 책임지고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준 존재. 기적처럼 지구에 왔고 성장했다. 지금 아이에게 나는 기적을 선사하는 존재다. 내 사람의 한 순간만 가능한 지금 나는 도깨비고 키다리 아저씨다."
그리고 '다시 아빠가 된다면'이나 '내 아이로 태어나 줘서 너무 고맙다', '내 인생 최고의 선택', '나는 아버지보다 아빠가 좋다' 등의 책의 마지막 부분들이 더욱 마음에 와닿고 인상깊었는데요. 아마도 제가 그 동안 제 아버지와 남편을 보면서 느끼고 생각한 모습과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가 아닌가 합니다.

여성과 남성이 생물학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가지는 여러가지 특성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있지요. 그런 성별의 차이는 물론이며 각자의 처한 환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같은 시대를 살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로써의 고민과 생각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부모가 되면서 여자로 태어나 엄마가 되는 과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것처럼, 남자로 태어나 아빠가 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참 많이 생각을 하고 나름 정리를 했었는데, 그런 남자의 인생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를 해 볼 수 있었고, 그러면서 또 다른 형태의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을 일부 찾아볼 수 있어서 한국의 아버지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부모라면 공감할 내용이 많으니 아빠수업이라는 제목인 만큼 이제 중년에 접어든 아버지들이 읽으면 공감할 부분이 많으실 것 같고, 특히 아버지 노릇하기 힘들다고 느껴지는 분들, 혹은 엄마만 이렇게 힘드나 하시는 분들이 읽어보시면 마음의 위안이 어느 정도 되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