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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
조성일 지음, 박지영 그림 / 팩토리나인 / 2018년 10월
평점 :

'차라리, 우리 헤어질까'라는 에세이를 내어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넸던 조성일 작가가 '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라는 두번째 이별 에세이를 냈습니다.
첫번째 책은 읽어보지 않아 어떤 문체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각자의 말로 사랑을 했다'를 보면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글을 쓰지 않았을까하는 느낌이 듭니다.
"너에게 사실인 것이
나에겐 오해이기에
오해를 풀고자 노력했지만
서로가 원하는 것이 달라
우리는 결국 오해라는 단어로
서로를 갈라놓기 시작했다.
서로가 편하기 위해서." /15
이 책은 특정 상황을 나열하기 보다는 모호한 상황 표현으로 누가 읽어도 '내 얘기같아'라는 느낌이 들게끔 합니다. 막 사랑을 시작할 때는 설레고 두근대는 가슴으로 세상이 따뜻해 보이겠으나,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거나 상황과 마음이 변하면 그 때부터는 고민과 방황과 고통이 시작되기 마련이지요. 그 헤어짐의 과정을 책 한권을 통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이별의 과정은 '이제부터 우리 이별이야'라고 시작할 수도 있지만, 만남의 과정 속에서 점차 이별을 겪기도 하는데요. 그 과정속에서의 심경의 변화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솔직한 심리변화가 마음에 와 닿았는데요.
이런 이별의 과정을 친구에게 위로를 받을 수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서 조용히 위로받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자람보다 지나침이 많았기에
해주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 않아야 하지만
못다 한 아쉬움이
나를 호락호락 놓아주지 않는다." /44
나이 마흔을 넘어 이십대의 서툰 설렘과 아픔을 겪은지 오래되어 사실 격하게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한 때 나도 그랬었지라는 느낌으로 찬찬히 읽어 내려갔는데요. 추억처럼 그 과정들을 기억나게 하더군요.
지금 만남을 가지고 있지만 헤어짐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커플이나, 이제 막 헤어진 연인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으며 이별에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오랫동안 위안을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추억을 쌓는 것보다
흔적을 지우는 게 어렵다는 걸
그때 알았다." /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