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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레 사진관 - 상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네오픽션 / 2018년 9월
평점 :

'고구레 사진관? 이름이 왜 이래? 고구려도 아니고'라며 받아든 책은 주인공 에이이치가 고구레 사진관에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풀어내고 있는 일본장르소설이었습니다.
표지 또한 묘한데요. 옥상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바닥 무늬로 봐서는 옥상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는 장소에 사진을 찍는 그림자가 있고, 공중에 붕 뜬 남자가 있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처참히 무너졌는데요. 어쩌면 아직 고구레 사진관(하)편을 읽지 않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
이 책, 고구레 사진관을 쓴 작가는 일본의 미야베 미유키라는 작가로, 일본 월간지 "다빈치"에서 진행하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순위에 7년간 1위를 차지한, 인기 미스터리 작가입니다.
그녀는 미스터리 추리소설 뿐만 아니라 사회비판 소설, 시대 소설, 청소년소설, SF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서 베스트셀러를 출간하고 상도 여럿 받은 유명한 작가더군요.

그런 그녀의 고구레 사진관은 미스터리 추리소설로,
주인공 혼자서 빠르게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속도를 조절하고 힌트를 주면서 독자에게도 추리를 하게 만드는 즐거운 소설이었습니다.
나오는 등장인물들 또한 따뜻하고, 정감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한명 한명 나름의 특징이 있으면서도 누구하나 싫지 않아 좋았습니다.
어느날 에이이치네 가족은 가게 딸린 주택으로 이사를 합니다. 그곳이 바로 고구레 사진관!
하지만 이곳은 '고가 있음'의 고가였고,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오래된 집이었지요. 그렇게 석 달동안 수리와 보강을 마치고 이사를 하지만, 한 여고생으로부터 기묘한 사진 한장을 받게 됩니다.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사진 속에서 몸도 없이 한 구석에서 울고 있는 여자얼굴. 고등학생 에이이치는 이제 이 사진을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사진 속 사람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하는데...
사진 속에서 울고 있던 여자는 무엇일까요? 장난이나 트릭, 카메라 고장 일지도 모르지만, 유령을 믿느냐 안 믿느냐를 떠나서 이제 사진을 소유하게 된 에이이치는 '영적 장애'를 겪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인 에이이치는 고등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추리력이 뛰어나고 사람과의 대화에서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한 대화술이 뛰어나 놀라웠는데요.
그의 가족들 또한 심령사진에 대처하는 방식이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가 싶더니 또다시 한 학년 위의 선배들이 에이이치에게 사진을 한 장 안겨주고 갑니다. 이번에는 탁자를 둘러싸고 네 사람이 웃고 있지만, 약간 왼쪽 뒤편에 부부와 딸이 툇마루에 앉아 울고 있는 모습이 함께 찍혀있습니다.
앞서 한번의 능숙한 해결로 이번에는 수월하게 사진을 주인에게 돌려주고 불편한 마음을 덜어낼 수 있을까요? 왜 그런 사진이 찍혔는지 이유를 알게 될까요?
흔히 추리소설은 살인, 강도 등의 잔혹한 범죄의 범인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고구레 사진관은 심령사진 속 주인공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의 사연을 알려주고, 그들 마음속에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갑니다.
그래서 잔혹하다기 보다, 우리 곁 보통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슬프거나 안타까운 사연을 풀어내어 화해의 마음을 갖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이상 최근 일본소설 중 가장 흥미롭게 읽은 '고구레 사진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