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밑의 개
나하이 지음 / 좋은땅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나하이 작가의 <어린왕자의 재림>이라는 소설을 접했었는데요.


벌써 두 번째 소설이 나왔습니다.


<어린왕자의 재림>은 어른들이 읽는 동화라면 이번 <눈 밑의 개>는 어린이들이 읽는 장편 동화입니다. 


아마도 만화가로 데뷔한 후, 시나리오와 드라마 작가 등으로 활동한 나하이씨의 이력이 융합되어서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눈 밑의 개>는 따뜻한 인성 동화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반달눈을 하고 있는 예쁜 여자아이 미소에게 엄지손가락만큼이나 작은 강아지 엄지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미소가 너무 사랑만 준 탓일까요? 엄마에게 응석 부리는 어린아이처럼 엄지는 버릇없는 강아지로 자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네 강아지 메롱이가 나타나는데,


"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니? 왜 너만 작은지……." (29쪽)


엄지는 메롱이의 시커먼 속셈은 알지 못한 채, 먹지도 못하고 잠도 못 자더니 드디어 집을 나섭니다. 하지만 대문 밖에는 무시무시한 세상이 엄지를 기다리고 있지요. 


아직 어린 엄지에게는 세상이 너무나도 크고 무지막지합니다. 달리는 자동차를 피해야 하고, 세차하는 물줄기에 휩쓸려 겨우 살아났을 때는 생명을 경시하는 성인여자의 귀걸이 신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그나마 다행일까요? 길고양이 고구마를 만나 다시 사랑을 알게 되는데...



미소 없는 세상에서 목숨을 건 사건을 겪는 엄지를 보며 가출 청소년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의 사랑 아래 편안한 삶을 살던 아이들이 잘못된 사춘기를 겪으면서 일탈을 시도하는 모습이 엄지와 닮아있더군요.


언제나 가까이 있고, 무한히 받아서 그 존재를 느낄 수 없는 사랑은 산소와 같습니다. 사라져야만 그 고마움을 느낄 수 있지요. 


게다가 엄지는 출생에 대한 의구심도 가지고 있어서 그 불안이 더 심했을 겁니다. 아직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짓을 할 수 있는지 상상도 못하던 엄지였기에 그렇게 쉽게 메롱이의 꾐에 넘어가기도 하지요.


결국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세상의 무서운 점도 알아가면서 단단해져야만 하겠지만, 가출이라는 잘못된 방법이 아니라 안전한 방법으로 제대로 알아가야하지 않을까요?


요즘은 유독 이른 사춘기 불안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데요. <눈 밑의 개>는 그런 우리 아이들이 티컵강아지보다도 더 작은 엄지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 속에서 언제나 무한한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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