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적인 그림
우지현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총 80여점의 그림이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화가이자 작가인 우지현씨의 에세이입니다.


표지만 보고 대뜸 유명 화가 작품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가 실려있을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여행에세이가 그러하는 것처럼, 그림을 따라 작가의 생각과 일상이 펼쳐졌습니다.


어찌보면 지극히 사적이지만, 그림을 통해 펼쳐내는 작가의 생각은 우리 일상과도 닮아있습니다. 



후지타 쓰구하루의 "카페에서"라는 작품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제2의 작업실로 여기는 단골카페에 대한 생각을 펼치고,


윌리엄 존슨의 "아이스크림 판매대에서의 어린이들"이라는 작품을 보며 어린시절 즐겨먹던 와삭꽁꽁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코지마 토라지로의 "책 읽는 여인"을 보며, 자신의 길티플레저(죄의식을 동반하지만 했을 때 즐거운 일)가 책을 사 모으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합니다.


윌리엄 헨리 마겟슨의 "주부"라는 작품을 보았을 때 진열되어 있는 접시가 참 인상깊었는데, 작가는 오히려 그녀의 샐러드에 주목하며 샐러드 애찬론을 펼치기도 합니다.


바실리 칸딘스키의 "스카이 블루"라는 작품에서는 플랑크톤 같기도 하다고 하여, 같은 생각을 하는 제가 이상하지 않다고 말해주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그림 한점을 놓고 작가와 저의 생각을 비교해보며 읽는 재미를 주던 책은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꽃 피는 아몬드 나무"를 보여줍니다.


화가 빈센트의 마지막 봄날을 그린 작품으로 눈물이 울컥했는데요.


"고흐가 그린 그림 속에는 화가가 직면한 상황과 마음상태, 소망 혹은 바람, 가족관계, 계절의 변화나 미적기준 등 사적인 요소들이 무수하다. 개인적인 이유로 그려지고 주관적인 마음이 표현되었으며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이렇듯 모든 그림은 사적이다." (273쪽)


그림에 대해 사적인 이야기를 펼치던 작가는 화가의 사적인 이야기가 작품이 되고, 그 작품이 공개되는 순간 공적인 것이 된다고 하며,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은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공존하는 것임을 이 책, <나의 사적인 그림>을 통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