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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1시간 1일 나와 승리 사이 ㅣ 푸르른 숲
웬들린 밴 드라닌 지음, 이계순 옮김 / 씨드북(주) / 2018년 7월
평점 :

표지를 대충보고 읽다가 겨우 1페이지를 넘어가면서 눈물을 참아야했습니다. 울컥하는 마음을 안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전에 표지를 보니, 주인공 제시카의 다리가 없었습니다.
쉴틈없이 읽어 낸 이 이야기는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어느날 학교버스를 무보험 트럭이 들이받습니다. 그 사고로 루시라는 아이가 사망하고, 주인공 제시카는 다리를 잃게 되지요. 제시카는 사라진 다리를 보며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을 하지만 결국은 가족들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이 시련을 이겨냅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그 과정이 쉬울리 없지요.
제시카는 육상으로 대학을 갈 예정이었습니다. 이제 다리를 잃었으니, 대학도 미래도 바뀌어야 하네요. 그래서 사고가 나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것이 슬프고, 짜증나고, 화나는 상황에서는 주변에서 아무리 좋은 말을 하고 격려해도 받아들여질리가 없지요. 그런 상황에서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가 눈에 들어오고, 아빠가 보이고,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자신의 잃어버린 다리에만 집중되었던 시선이 주변으로 향하면서, 치료비로 인해 하루 14시간씩 일하는 아빠가 보이고, 자신의 이전 사진을 보며 밤새 눈물을 흘리는 엄마가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점차 화만 내던 자신의 감정을 추스려 가는데요.
이 소설에서 제시카는 정말 좋은 친구를 가졌습니다. 언제나 제시카를 돌보아주는 단짝 피오나, 짝사랑하던 개빈, 다리를 잃고서야 눈에 들어온 뇌성마비 친구 로사, 그리고 의족 구입 비용을 위해 모금 행사를 벌이는 육상 팀원들까지 많은 이들이 제시카를 응원합니다.
제시카가 너무 오랫동안 사고에 대해 화를 내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타고난 달리기 선수로서의 소질을 버리지 않고 다시 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은 눈물이 흘렀네요.

실존인물 중에서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라는 육상 단거리 선수가 있습니다. 최근 인성면에서 논란을 일으켜 실망한 상태였지만, 그럼에도 그는 장애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일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출전하는 런던올림픽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국가대표였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선수가 모티브가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하지만 그와 달리 이 소설 속의 제시카는 뇌성마비 친구 로사를 위해 장거리 경주에 휠체어를 탄 로사를 밀며 출전할 정도로 독자를 감동시키는 소녀입니다.
그런 제시카를 아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