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길 - 나를 바로세우는 사마천의 문장들
김영수 지음 / 창해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기>를 읽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했던 책, <인간의 길>


사마천의 <사기>는 학창시절 인이 베기도록 암기했으나, 그 속의 내용은 알지 못하던지라 궁금해서 읽어보았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에서 '어떤 삶의 진리를 또하나 건져낼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시작된 것이지요.



이 책은 2013년 출간된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의 개정판이라고 합니다. 


책의 서문을 통해서 사마천의 가슴아픈 죽음을 어디선가 들어봤다는 것이 떠올랐을 정도로 평소 접하지 못하던 종류의 책입니다. 그런 <사기>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와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답이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2장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3장 나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4장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유아독청, 곡학아세, 관포지교처럼 들어본 말도 있으나 <사기>에서 나온 말인지는 몰랐습니다. 게다가 생전 처음 들어보는 사자성어와 성어가 많이 나오더군요. 

어디선가 들어본 스토리들이 나오면 친근했고, 그렇지 않은 것들은 새로이 배우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야기와 함께 등장하는 고사성어와 명언을 한번 짚어보고, 그 의미를 살펴보며, 그것이 사마천의 시대와 달리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떻게 적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거세혼탁유아독청(擧世混濁 唯我獨淸)에서는 "개성을 중시하고 남과 다른 생각을 해야 살아남는다고 하지만, 현실은 그 개성과 다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 옳은 길은 한 번도 편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그런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이리라."(18쪽)라고 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개성은 중요한 것처럼 다들 말하지만 사실 속으로는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래서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다른 사람의 개성을 불편해하며 다름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꺼려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그런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는 정치인들이 떠올랐습니다. 답답할 정도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지만 그 변화를 세상이 받아들이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변해가고 있다는 것만은 사실인 듯 합니다. 역사속에서 후일 어떤 가치를 부여받게 될지는 현재는 알 수 없지만요.


그리고 과거에는 없던 독특한 직업을 일구어낸 사람들도 생각났습니다. 그렇게 기성세대의 관념을 뒤집으며 다음 세대는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지요. 



과염선치(寡廉鮮恥)라는 성어는 한 무제가 문장가 사마상여에게 작성케 한 격문에 등장한다고 하는데요. 

"배우기는 쉬울지 몰라도 좋아하기란 어렵고(학이이호난[學易而好難]), 행하기는 쉬울지 몰라도 꾸준히 하기란 어려우며(행이이역난[行易而力難]), 부끄러움을 느끼기는 쉬워도 왜 부끄러운가를 알기란 어렵다(치이이지난[恥易而知難]). … 누구든 언행에 대해 비판과 질책을 받으면 이내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런데 그 부끄러움이 자신의 언행을 바로잡는 것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대개는 나무란 사람을 원망하고 증오하는 적반하장의 반응으로 나타난다.… 염치를 모르는 사람은 죄를 짓고도, 심지어 죗값을 치르고도 뉘우침이 없다." (44쪽)라고 하여 사람들의 내면의 반응이 왜 그러한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배우는 것과 좋아한다는 것의 차이는 당연히 있으며, 배워서 잘 한다고 하여 그것을 좋아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한번 행하기는 쉬우나 꾸준히 하기가 힘들다는 데도 공감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의 습성은 같으니 이런 말이 여전히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비슷한가 봅니다. 


특히 죄를 짓고도 뉘우침이 없음이 염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에 일부 정치인들의 행동에 대한 답을 답지에서 답안을 확인한 듯 하였습니다.


불비불명(不飛不鳴)이라는 말에서 주위를 살피며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일화를 풀어놓는데, 요즘은 워낙 세상이 빨리 돌아가니 요즘 세상과는 맞지 않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는 충분히 가치가 있으니 삼년 혹은 구년이 아니라 일년으로 본다면, 새 직장에서의 일년, 결혼하고서의 일년 정도 주변을 살피고 말을 아낀다고 생각하면 좀 더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외에도 젊은세대가 기성세대를 대하는 시선에 고목후주(枯木朽株)라는 사자성어로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혹여 너무 어려운 책이 아닐까 걱정하였으나 한장 한장 넘길수록 세상살이의 이치가 나와 다음 장이 궁금하여 멈출 수가 없었네요. 제목보다 재미있는 책입니다.^^


한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여러번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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