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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세일 따윈 필요 없어 ㅣ 다림 청소년 문학
클로에 콜스 지음, 여채영 옮김 / 다림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내가 나를 믿고 나자
사람들도 나를 믿었다.
저자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굿바이 세일 따윈 필요없어>의 저자 클로에 콜스는 영국 출신으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습니다. 열여섯 살부터 학업이나 또 다른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틈틈이 서점 일을 계속해 왔습니다. 영국의 여러 서점에서 근무하였다는 그녀는 친구와 결성한 밴드의 보컬이기도 합니다.

소설의 주인공 페이지 터너는 직원교육이 있다는 토니의 전화를 받고 서점으로 출근합니다. 베넷 서점은 밀턴킨스에 하나밖에 없는 서점입니다. 서점의 직원이 모두 모인 직원사무실에서 이 지역 담당 매니저인 믹 모건씨로부터 폐점 결정을 듣게 됩니다.
서점이 있는 곳에 문화예술 복합 상업 지구가 들어설 예정인데, 실적이 저조하여 그곳의 고가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이지요.
"우린 베넷이 폐점되는 걸 막아야 해요!"
길 건너편 브릿지 카페에서 어떻게 폐점을 막을 것인지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서점의 셔터를 내리는 순간, 서점안에 남아있던 남자아이를 발견하게 되고, 페이지는 그 소년에게 한눈에 반해버리고 맙니다.

페이지는 방학동안 학교 미술 수업 과제로 누드 드로잉 작품을 제출하기 위해서 매주 화요일 '포저'라는 수업을 듣게 됩니다. 그곳에서 누드 모델을 하는 수를 통해 온라인 청원 사이트를 알게 됩니다. 단짝 홀리와 함께 수업에 참석한 페이지는 그 수업에서 소년을 다시 만나기도 합니다.
본사에서는 "굿바이세일"포스터가 도착하고, 페이지는 서둘러 청원사이트에 올립니다. 서명 인원 100명을 달성한 청원에 대해 의회가 답변을 주기까지 평일 기준으로 5일에서 7일이 걸립니다. 서점이 문을 닫기까지 4주! 생계가 걸린 베넷 서점을 살리기 위해 16세 소녀 페이지와 홀리는 포스터를 돌리고, 수에게서 스탠실을 배워 '베넷을 지키자'는 티셔츠를 만들고, sns로 사진을 올리기도 합니다.
어느날 온라인 청원사이트의 모자란 서명을 오프라인 서명으로 보충하기 위해 페이지는 홀리를 찾아가지만, 홀리는 데이트가 있다고 함께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혼자 나선 페이지는 오프라인 서명을 받기 위한 준비물인 클립보드를 사러 문구점에 가는데, 그곳에서 그 소년, 블레인을 만나게 됩니다. 블레인은 페이지에게 함께 해 주겠다고 하고 둘은 오프라인 서명을 받지만,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페이지는 소매치기를 당하고, 분수에 빠져서 물에 흠뻑 젖어버린 가방과 청원서를 건져내는 페이지를 홀로 두고 블레인은 가버립니다.

"책은 우리가 꽤 괜찮은 사람이란 걸 드러내는 수단, 그 이상이야. 책은 해방구이면서 안식처야. 우리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 우리가 오로지 자기만의 감정일 거라고 여겼던 걸 글로 옮겨 놓은 사람과 우리를 이어 줘. 책은 우리가 이곳보다 좀 더 넓은 세상을 원할 때 그곳으로 가는 길을 열어줘. 책은 바깥세상으로 통하는 터널, 그 너머 밝은 빛이 비치는 터널이야. 우리가 베넷을 잃으면, 이 터널이 모두 꽉 막히는 거야. 세상과 통하는 문이 전부 닫히는 거라고." 207쪽
작가 자신이 16세부터 서점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굿바이 세일 따윈 필요없어>는 16세 소녀의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16세 소녀 페이지의 순수함과 이성에 대한 호기심,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우리에게 현실감있게 다가옵니다. 또래 10대 소년에게 한눈에 반해서 두근거리는 가슴을 숨기지 못하는 페이지의 모습에서 함께 두근거림을 느끼고, 직장을 잃어 대학에 가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하는 주인공이 안타깝기도 하지요. 페이지는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을지 의심을 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조금씩 주변의 도움을 받아 실행해 나갑니다. 온라인으로 방법을 찾고, 주변사람들에게서 조언을 들으며 청원사이트에 올리고, 전단지를 만들고, 티셔츠를 만들면서 사실 페이지는 불가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행동합니다.
앞머리가 이상한 10대 소녀 혼자라면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할 테지만, 여러 사람이 함께 부당한 상황에 처했음을 알린다면 무시하지는 못할 테니까요. 소리 높여 밝히면 서점과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가 10대 특유의 감성으로 밝고 유쾌하게 그려지는 이 책은 앞으로 사회에 나가 살아갈 우리의 아이들이 위험에 당면했을 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상업 젠트리피케이션, 온라인 청원사이트, 시민불복종의 의미와 책임, 공개서한에 대해서도 알아가며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용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와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뜻깊은 소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