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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평점 :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은 1806년 태어나
아버지의 엄격한 조기영재교육을 받으며 자랐다. 그 결과 3살에 그리스어 8살에 플라톤을 읽고, 라틴어 고전을 읽었으며, 12살 부터 스콜라
철학을 공부했다고 한다.17세에 동인도회사에 입사하여 아버지의 조수로 일하였다. 그러나 20살 무렵 우율증에 빠져 자살까지 생각하였으나, 윌리엄
워즈워스의 작품을 읽고 다시 재기한다.
이때부터 사상이 변하여 행동하는 사상가로 일생을
살게 된다. 밀은 정의로운 민주사회 구현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산업혁명과 계몽주의의 시대였고, 시민 계급이 대두되어 의회 개혁이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그 결과 근대국가와 근대 시민사회가 본격적으로 형성되어
갔다.

1장에서 인간의 자유에는 본성적 자유와 시민적 자유가
있는데, 밀이 주장하는 자유는 시민적 자유이다.
자유론에서 그는
개인의 자유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최대의 효용을 얻기 때문이며, 모든 개개인에게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는 최대한의 자유가 주어져야 하며,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자유도 다르기 때문에 지적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자치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파르타인들과
그들의 노예들 농장주들과 흑인 노예들, 군주들과 신민들, 귀족들과 평민들, 남자들과 여자들 사이에서의 도덕률은 대체로 이러한 계급 이익과
우월의식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41쪽
2장에서는 토론을 제한하는 이유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유용성때문에 사용되고 있으며,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고쳐나가는 특질을 지니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억압하고자 하는 의견이 진리일 수도
있고, 억압받는 의견이 오류일 수도 있고, 사회통념과 반대의견이 모두 올바를 경우도 있다. 각각의 경우에 대해 소크라테스와 예수, 루소 등의
예를 들어 설명을 해 주고 있어서 이해가 조금 쉬웠다. 결론으로 올바른 토론 방법을 정리해 주기도 한다.
3장에서는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일을 통해
그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 자신과만 관련된 일에서 자신의 취향과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책임 아래 자신의 의견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자유가 제약 없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4장에서는 개인의 잘못으로 자기 자신에게만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치는 잘못들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이 그를 징벌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되고, 오직 그의 잘못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저절로 생겨난 결과들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대해서는 규제해야 하는데, 그런 행동을 초래하는 성향에 대해서도 본질적으로 부도덕한 것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고,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이
법적으로 휴일에 의무적으로 쉬게 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주일에 6일
동안 일한다고 해도, 7일의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옳다" 205쪽
5장에서는 앞서 저자가 제시한 원칙이 적용되어 성과를 거두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라는 원칙과 마찬가지로 자유로운 상거래의 경우에도 그 원칙이
적용되며,
다만, 위험한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나 불량품에 의한 사기를 당하는 경우 등은
기타 이유로 통제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한다. 독약 판매의 경우 용도에 따라 규제를 달리해야 하며, 그리하여 사람을 죽이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사고를 미연에 막는 것은 공권력의 고유한 직무라고 말한다.
계약을 맺는 경우에도 "법으로 미리 정해놓은 증거"를
제시하도록 강제하는 등 완전한 자유경쟁이 아닌 적절한 범위안에서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도 않으면서 사회적으로 묵인되는 규제의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교육에 대한 부분은 특히 흥미로웠는데, 자녀들을
의무적으로 교육시킬 것을 법으로 강제하고, 어디서 어떻게 교육할 지는 부모에게 맡겨야 하며, 가난한 계층은 학비를 일부 지원해 주고, 학비를
전혀 낼 수 없는 경우에는 전액을 지원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육내용에 있어서도 다양성이 주어져야 한다.그리고 국가는 주기적으로
시험을 쳐서 국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최소한의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밀은 이렇게 자유가 모든 개인에게 주어져야 하지만, 역사적으로 내려온 미풍양속이나
규범에 반하지 않는 범위여야 하며, 타인이나 사회에 행동으로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개인은 스스로 발전하는 존재이므로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교육은 법으로 강제하며, 가난한 계층에는 학비를 일부 혹은 전액을 지원해서라도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여 그가 말하는 자유는 완전한 방임주의적 자유가 아님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만 해도 이론적인 내용들이 어려운 단어로 잔뜩 나열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자유론의 시작 부분은 그런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아마도 오랫만에 소설이나 에세이가 아닌 글을 읽어서 오는 괴리감이라 생각든다.하지만 곧 기본 용어에 대해 정의하고, 자신의 주장을
말하며, 그에 대한 근거와 반론을 적절히 제시하여 자신의 주장이 옳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근거들은 구체적 예시를 들 수 있는 경우 그러하고 있어서(아버지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가 그렇지 못한 경우, 몰몬교의 일부다처제 등) 점점 생각보다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아져고, 그렇게 한 번 읽고 나니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져서 다시 한 번 읽을 용기가 생겨난다. 위의 내용은
간략하게 밀의 주장만을 나열하였을 뿐 그가 예로 들어놓은 근거들을 읽어보면 그의 섬세함에 책의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특히 놀란 점은 밀의 개인의
사회적 자유에 대한 생각이 현대 개인의 자유에 대한 것과 크게 차이가 없으며, 게다가 국가가 개인의 자유에 어디까지 관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범위가 제시되어 있어서 밀의 사상이 오늘날의 법과 규범에 많은 영향을 끼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고등학교 사회 교과나 국어 교과에 일부 발췌하여 실려도 될 정도로 논설문의 구조에도 충실한
글이었고, 게다가 책의
서문에 실린 그녀의 아내에 대한 사랑은 밀의 자유론을 떠올릴때마다 감명깊게 생각날 듯 하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책이니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면, 정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었고,
우리의 지난 현대 역사를 돌아볼 때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 과제가 남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