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의 시간이 다하더라도 - 같은 시간 속 다른 속도로 살아온 우리의 이별 준비
김유민 지음, 김소라 그림 / 쌤앤파커스 / 2018년 6월
평점 :
같은 시간 속
다른 속도로 살아온
우리의 이별 준비
책을 받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냥 뒀습니다.
제목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보라색
띠지에 적힌 글이 너무 아려서...
고마워, 내 곁에 있어줘서
행복했어, 너와
함께한 시간
결국 늦은 밤이 되어서야 책을 펼쳤고,
내내 눈물을 후두둑 흘리며 1시간도 안되어
다 읽었네요.
슬픈 영화보다 더 슬픈 책 [너의 시간이 하다더라도]
이 책의 지은이는 "김유민의 노견일기"를 연재하고 있는
김유민씨입니다.
어느 날, 인형같이 귀여운 어린 강아지 사진은 많은데,
늙고 아픈 개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글을 남겼는데,
여기저기서 복실이처럼 늙은 개가 있어요라는 답장을
주더랍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위로를 받으면서 따스함을 느끼고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에게 자신이 받았던 따스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며 만든 책!
우리집에도 버려져서 온 하얀 강아지와
어릴 때부터 함께한 검은 강아지가 있었지요.
그 둘은 경험치가 다른 만큼
많은 다른 추억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나갔지만,
둘 다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남겼고,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습니다.
"그래 늙는 건 너희들 잘못이
아니야."
귀가 쫑긋한 작은 체구의 새하얀 강아지는
버려지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 것인지를 알려줬고,
양보다 더 순한 검은 강아지는
나이듦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고 갔습니다.
저자도 복실이와의 추억을 이 책에 실었습니다.
보통은 "이렇게나 귀여워요", "이렇게나 앙증맞아요"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개는 이렇게 늙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괜찮을꺼에요"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 무서워하지말라고 알려줍니다.
그 작은 생명체가 우리에게 준 기쁨을,
추억을 기억하라고 말입니다.
"개는 일곱 살까지는 함께 즐거워하는
존재고
그 후부터는 반려하는 존재가 되고
열 살이 넘으면 봉양해야 하는 존재가 된단다." p.34
아무것도 모른채 찾아온 노화에 한없이 안쓰럽고 미안했다는 저자처럼
온 몸을 덮는 검버섯과 지방종, 뿌옇게 변해버린 눈동자에
세상이 보이지않아 두려움에 수시로 짖던,
제대로 걷지 못해 기다려줘야하고,
제대로 용변을 보지 못해 뒷처리를 해 줘야 하던,
그리고
하루를 잠으로 보내더니
결국 자는 듯 가버린 아이가
생각납니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강아지가 고개를 비틀고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던 모습이 떠올라
한참을
울었네요.
저는 그게 치매 증상인지도 그 때는 몰랐습니다.
그냥 어느날 부터 배변을 잘 가리지 못해 치매가 왔구나
짐작만 했었는데,
한달에 한번 보험도 적용되지 않는 병원을 꼬박꼬박
다니면서도
그런 사실도 몰랐다는게 미안해집니다.
우리 강아지에게는 우리가 세상 전부입니다.
세상에게 버려지면 그것보다 슬픈 일은 없습니다.
몰라도 몰랐더라도 책임질 수 있다면
누구보다 행복한 추억을 간직하게 될껍니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에게
늙은 개와 함께 한다는 것이 슬픈것만은 아니라고
위안을 주고 등을 토닥여주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