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엔도 슈사쿠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8년 5월
평점 :
"엔도 슈사쿠"는 프랑스에서 현대 가톨릭
문학을 공부하고 폐결핵으로 일본으로 귀국한 뒤 본격적으로 작가가 된
사람입니다.
아쿠타가와상, 다니자키준이치로상, 국제다그함마르셀드상 등 수많은 상을 받은 그는
"침묵"이라는 작품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까지 올랐습니다. 그
"침묵"이라는 작품이 작년에 개봉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사일런스(Silence)"의
원작입니다.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라는 이 책의 목차를 보니,
"개는 인생의 짝꿍", "고양이는 흥미로워", "원숭이는 연인", "내 전생은 너구리", "내 대신 죽은 구관조", "외로운 새들", "삶을 채색하는 생물", "식물도 마음이 있다"순으로 이 책은 엔도 슈사큐가 쓴 여러
동물과 식물에 대한 에세이와 산문들을 모아 문고화한 것입니다.
엔도 슈사쿠는 어린시절, "검둥이"라는
만주견을 키웠고 수많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일본으로
돌아오면서 검둥이와 헤어진 것이 인생의 첫 이별이라는 글에서 저는 어린시절 길렀던 하얗고 귀가 쫑긋한 우리집 강아지가 생각났습니다.
다른 집에서 버려져 우리집에 온 그
강아지는 우리가족과 함께 행복한 기억을 많이 만들고 10여년을 함께하다가 어느
날 겨울 감기에 걸려 별이 되었습니다. 그게 제 인생의 첫 이별이니 엔도
슈사쿠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동질감이 들더군요.
이렇게 저의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어
친밀감을 가지게 만들던 작가는 원숭이와 며칠간 생활한 이야기, 산속 오두막집에서 살면서 생긴 너구리와의 추억, 병실 베란다에서 구관조를 키운 일
등과 함께 말, 판다, 송사리, 여러가지 식물에 대해서까지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이야기합니다.
동물을 키워본
사람에게는 친밀감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안내서 역할을 하는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동물을 키워본 사람과 안 키워본 사람의 지식과 경험은 다르지요. 개든 고양이든 누가 가장 지위가
높은지 바로 알아내서, 가장 말단(어린아이)을 동료로 삼습니다. 또는 다른 집에 처음갔는데, 개가 많으면 가장 지위가 높은 개를 먼저 쓰다듬어야
합니다. 아니면 그렇지 않은 개는 다른 개들에게 괴롭힘을 당합니다.
엔도 슈사쿠의 동물에 대한
문학적이고 유쾌한
글을 모아놓은 문고
이렇게 엔도 슈사쿠는 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수많은 경험과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그로 인해 동물을 키워본 사람들에게는 동물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한편, 앞으로 동물을 키울 사람에게는 미리 알아두면 좋은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동물에 관심이 없던 사람은 "한번 키워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어떤 기억으로 인해 다시는 동물을 키우지 않겠다던 사람들은 다시 동물을 키우게 될 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