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의 결심 - 2018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은모든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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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같은 그림의 가벼운 느낌의 표지에 선뜻 책을 펼쳐드니,
예쁜 작가의 얼굴이 보입니다.
81년생 동덕여대 문창과를 졸업했다는 그녀의 타이틀에
나와 몇살 차이인지 뺄셈부터 하게 되네요.




 

 


30대의 그녀가 술과 관련하여 책을 낸 것을 보니
아직 술을 즐길 수 있는 몸을 가진 것 같아서
'아직 한창이구나'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먹방 방송만큼, 술맛을 상상하게 만드는 소설"


 

 

쉽게 읽어낼 것 같았던 [애주가의 결심],
이 책을 읽는데 한참이나 걸렸습니다.
"까라마조프네 형제들" 같은 소설만 아니면
왠만한 소설책은 앉은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고 읽어내는데,
이 책은 읽어내는데, 이틀이나 걸렸으니 말입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술을 좋아해서 술주희라는 애칭이 붙은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그녀가 하던 일을 접고
사촌언니집에 얹혀 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길어야 1년만 쉬자고 생각하며
지내는 그 일
년동안의 일을 단백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힘들어하고, 직장에서 짤리거나, 사업이 망해서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20~30대 젊은이들.
저 또한 그리 잘나가는 인생이 아니어서인지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아서 몇번이나 울컥해서 눈물이 앞을 가렸네요.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보는 듯, 그러면서도 가볍지 않은,

                             현재를 사는 젋은이들의 이야기"


한창 술을 즐길때의 술맛도 떠올랐고,
대학에서 떨어지고 그 해 여름 한달을 집안에서만 지냈던 일도 떠올랐고,
꿈이 없어서 그냥 담임이 써주는데로 진로가 정해졌다는 주희의 사촌언니 말에도 공감하고,
그럼에도 마지막에는 우리 술주희가 의지할 만한 사람하나 만나나 싶은 상상의 나래도 펼치게 되더라구요.





 

 

소설 내내 사촌언니의 금주 이유가 궁금했는데,
책의 절반 정도 진행되니 빠르게 이유가 나와서 답답하던 마음도 풀리더라구요.
망원동의 여러 술집을 술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술주희가 내심 부러웠고,
그런 망원동의 맛집, 술집들이 어느새 사라지기도 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고,
사람도 그렇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하게 만들더군요.


다 읽고 나서 하루정도는 술주희와 그 주변인들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맴돌더니
jtbc에서 방송했던 청춘시대가 학생이야기라면,
애주가의 결심은 그 학생들이 10년쯤 사회생활을 하고 난
다음의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병때문에 술한잔 하러가지 못하는게 아쉬운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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