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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책꽂이 - 건축가 서현의 인문학적 상상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2018년 5월
평점 :
어른들을 위한 상상력 교과서
책에 대한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는 상태로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표지에 적힌
건축가 서현의 인문학적 상상이란 단어를 보면서
‘아, 작가가 건축가인가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건축가의 상상은 뭘까?
아마도 ‘신기한 건축물을 만들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쯤 인가보다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펴 들어 첫 글을 읽는 순간
아, 건강검진을 하러 갔고,
의도치 않게 의사의 중학생 딸 입시상담을 할 정도면
그 직업에서도 꽤 알려진 사람인가 보다 했습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슥’이라는 글자를 모으다가 벌어지는 일이 펼쳐지더니
다시 너무 흔해져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뭐지?’ 라는 기분으로 세 번째 글을 봅니다.
이번에는 어느 날 고물상에 들어온 일기장에 대한이야기로 이어집니다.
그러더니 시계이야기를 하는데,
여기까지 보고 나니 살짝 어떤 책인지 감이 옵니다.

말 그대로 상상하는 겁니다.
무언가를 보고 모든 것을 초월하여 상상한 다음
그걸 글로 적어놓은 듯한 책입니다.
그런데, 그 상상력이 기똥찹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 싶습니다.
우리 아들이 유치원생일 때 이 정도였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 속에 나름의 논리도 있습니다.
‘슥’이라는 글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경제학이 스며들고,
일기장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온라인 공간이 떠오르고,
질주본능이라는 글에서는
서로 다르게 살아가는 인생이 떠오릅니다.
그러니 유치원생의 감성을 지닌
어른이 상상한 것이 맞나 봅니다.
우물 안 개구리 사회가 나오고,
외교안보수석 거북이가 나올 때쯤엔 아예 웃음마저 터집니다.
그리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신을 상상력의 대가로 인정합니다.
한번쯤, 한 토막쯤 상상해보던 것들이
스토리가 되어 펼쳐지는데,
그 속에 있다 보면
나도 이런 상상하며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독자를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게 만드는
책입니다.
그러다 책을 덮으니 머릿속에는
책 속의 웃겼던 상상의 장면과 스토리가 맴돌기 시작하다가
저도 모르게 눈앞에 놓인 물티슈를 가지고 상상하게 만들고
머그잔을 보고 상상하게 만듭니다.
말도 안되는 상상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