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스페셜 에디션) - 그림 시집
정여민 시, 허구 그림 / 김영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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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 같은 가을 날

'푹푹 찐다'라는 표현 말고 좀 더 더위를 나타낼 말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날씨인데요.


다양한 언어를 잘 쓴다는 건 참 매력적인 거 같아요.


매력적인 언어

어떤게 있을까요?


'동시','시'

쓰기는 어렵지만 감동을 주기에는 너무도 좋은 문학의 한 종류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시'.


문학 영재 소년으로 초등 6학년에 동시집을 발간한  정여민 시인의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가


새롭게 재출간 되었답니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에는 총 42편의 시가 실려 있는데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큰 주제로 시를  계절적으로 감상을 하기에도 좋게 실어뒀어요.


힘겹게 투병하는 엄마 곁을 지키기 위해 산속으로 떠나는 가족.

그들이 달려가는 곳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봄.


<산골의 봄>


아침 이슬이 거미줄에 걸려

거미줄이 늘어질 때면

잠을 자던 수탉이 꼬끼오 아침을 깨우고 

산과 숨바꼭질하던 안개는 

꼭꼭 숨어 버린다는 봄.


작가는 돌담 돌아가다 만난 민들레 꽃을 보면서도 시를 노래하는데......


<민들레>


돌담 돌아가는 길 봄  햇살 끝

노란 민들레가 피었다.


중략


사람들이 밟지 않는 거친 땅에서

사랑을 더 받고 싶었던 민들레는

그 키도 땅에 붙었다.


중략


그래도 걱정하지 마

온 대지를 비추는 햇살도 네 것이고

꽃잎 끝에 스치는 바람도 네 친구이니까

그리고 슬퍼하지도 마

슬픔은 꽃을 피울 때부터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어쩜 이리도 잘 표현을 했는지......

산속 깊은 곳으로 엄마를 위해 떠나 사는 

시골 소년의 감성이 너무도 잘 표현된 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여름.


<버스 정류장>


참깨를 짜러 가는 할머니

병원 가는 할아버지

꼬불 꼬불 산길을 따라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소년의 마음이

조용한 시골길에서 만나는 따사로움 같았던 시였어요.


여름에 이어 가을과 겨울에 대한 느낌도 차분히 다가오는데요


엄마가 수술하러 가는 날

소년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시.


<수술하러 가는 날>


내 앞에서 엄마가 멀어지려 할 때

내 눈이 흐릿해서 안 보이는 거라 생각했다

엄마는 다시 돌아올 거니까


그러나 마음속에서 내 손을 잡고 있는 것은

나도 아닌 엄마였다.

<겨울 소나무>


눈에 숨어 버린 마을은

굴뚝만 하늘을 향하고

굴뚝에서 마지막 저녁연기가 피어오르자

소나무는 그 따스함을 그리워했다.


중략


봄이 산을 물들이기 시작하면

춥고 외롭던 소나무의 기억은 잊혀지겠지.


42편의 시 모두가 와닿음이 컸던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너무 뜨거워서 다른 사람이 부담스러워하지도 않고

너무 차가워서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는 온도

따. 뜻. 함.


작가가 말하는 따뜻함이 오로시 담겨 있는 시집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자연과 어우러진 멋스러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집

시를 읽으며 그림을 감상하기에도 너무 좋았답니다.



본 서평은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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