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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을 키우는 초등 글쓰기 좋은 질문 642
826 Valencia 지음 / 넥서스주니어 / 2023년 2월
평점 :
책 육아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우리 집은 아이들이 꽤 많은 책을 읽었다고 자부한다. 창작, 전래, 과학, 위인.... 어떤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읽어 대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글을 쓰지만 거침없이 써 내려 가지는 않는다. 왜일까?
책도 많이 읽었는데 말이다. 사람들이 흔히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쉽게 나올 거라고 기대하지만 아이를 키워 본 내 입장에서는 절대 가만히 있다고 해서 글을 자연스레 써 내려가지는 않는 것 같았다.
요즘 학교에서는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일기장을 검사하지 않다보니 아이들은 글을 써서 검사를 받거나, 독후활동등으로 글쓰기를 연습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부모들도 바쁜 생활을 하느라 아이들의 글쓰기를 봐 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자기표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많은 매체가 글로 자기를 대변하다 보니 글쓰기의 능력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들의 글은 축약된 글이나, 은어 같은 그 세대에게만 통용되는 단답형의 글로 적다 보니 글쓰기의 능력은 예전보다 못한 게 현실이다. 이 현실을 어떻게 헤쳐나가 아이들의 글쓰기를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사람들이 대안으로 찾아낸 것이 요즘은 글쓰기 학원이나 논술 교실이다. 하지만 그것도 아이가 책을 읽고 축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다 보니 아이가 재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럼 어떤 방법을 찾아 볼까?
나의 대안은 아이들에게 부담은 덜어 내고 재미와 기발함을 더하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게임처럼 글쓰기에 재미를 맛본다면, 기발함에 흠뻑 빠져 글을 써 본다면 글을 쓰는 어려움보다는 상상력에 날개를 단 기분에 글을 적어 내려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런 나의 생각에 딱 맞는 책을 찾았다. <창의력을 키우는 초등 글쓰기 좋은 질문 642>
이 책은 10여 년 넘게 어린이들과 함께 글을 읽고 쓰면서 수집한 창의적인 글감 642개를 묶어서 우리에게 내놓았는데, 그 주제가 굉장히 다양했다. 잠깐 책이 담고 있는 글쓰기의 주제를 살펴보면,
* 여러분을 위한 새로운 신분, 즉 가명을 만들어 보세요. 새로운 이름은 무엇인가요? 이제부터는 어떤 옷차림을 하고, 어떤 종류의 일을 즐길 건가요? (005)
Make up a new identity, or alias, for yourself, what is your new name? How do yo dress now? What types of things do yo enjoy doing?
*여러분이 사는 도시의 관광 안내 책자를 쓰듯이, 등굣길처럼 여러분이 거의 매일 가는 산책로나 여행에 대해 써 보세요. 사람들이 주목하거나 찾아봤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020)
Write about a walk or a trip you take almost every day- from your house to school, for example-as if it's in a guidebook to your city. What do you hope people will notice or look out for?
*부모님께서 주말 동안 일이 있어서 집에 혼자 있게 되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039)
Your parents go out of town for the weekend and you have the house to yourself. What pappens?
*곰에 대해 시 한 편을 써 보세요. (042)
Write a poem about a bear.
*여러분은 이상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여러분은 코코넛, 오렌지, 수박과 같은 둥근 과일을 특별한 능력만으로 쪼갤 수 있어요. 여러분의 하루는 어떨까요? (399)
You were born with a strange ability, You cam crack open coconuts, ornages, watermelons, and other round fruit using just your mind. What's day in your life like?
'아이들이 가끔 혼자서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어. 내 맘대로 하고 싶어.'라는 마음을 가질 때가 있는데, 이런 주제를 툭 던져 주니 혼자서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마치 '나 홀로 집에'라는 영화에서 보는 재미를 느끼는지 혼자서 행복한 미소를 보이며 글을 적어 내려 갔다. 형식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인지 부담이 없이 술술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시 쓰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끄적끄적 적기는 했지만, '곰에 대해 시를 써 보자'는 주제를 읽고는 곰의 특징을 다시 생각해 보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주제가 굉장히 다양하면서도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주제. 그리고 아이가 혼자서 생각해 봄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글을 쓰는데 부담이 굉장히 적은 듯했다.
글을 쓴다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고 또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하면서도 쉬운 작업이다. '쓰기 위해 읽는다'는 사람도 있지만, '생각한 게 있으니 적는다'는 사람도 있다.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 속할까? 아마 전자보다는 후자 쪽에 가까울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주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어야 쓸 수 있을 것이다.
<창의력을 키우는 초등 글쓰기 좋은 질문 642>는 아이의 상상력을 키운다. 그리고 창의력을 발휘해 자기의 생각을 펼쳐 나가게 만들고 있다. 형식을 떠나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다. 그냥 다이어리에 나의 생각을 하나씩 적는 느낌으로 누군가 재미난 이야기를 생각하듯 툭 던져주는 주제에 대해 아이가 떠오르는 생각을 적었다. 이 책에 하나씩 적어 본 아이는 글쓰기의 재미를 하나씩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무려 642개의 주제를 던져 주는 글쓰기. 처음에는 '이 두꺼운 책을 언제 적어?'라는 아이의 반응이었다면 이제는 자기방에서 심심할 때 적는 게임처럼 가지고 노는 자기만의 다이어리가 된 듯하다. 글쓰기를 해야 하지만 어디서, 무엇부터 해야할 지 막막한 부모나 아이에게 재미는 글쓰기를 시켜보고 싶은 사람은 <창의력을 키우는 초등 글쓰기 좋은 질문 642>를 한 번 적어 보면 신기한 글쓰기의 재미를 맛 볼수 있을것이다.
본 서평은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