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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기분 -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나를 찾아온 문장들
이현경 지음 / 니들북 / 2020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고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사람들 속에서 존재감을 찾고, 그 속에서 가치를 찾는다고 했다. 하지만 지내보면 아직 짧은 내 인생 속에서도 그것은 헛소리다!
나보다 어린나이에 반짝반짝 잘나가는 동생들을 보며 사람들은 너는 뭐 했니 달갑지 않은 훈계를 내놓기 일 수였고, 집에서는 사랑하지만 가끔은 빡센 우리 아이와 함께한다. 그러다 눈을 떠보면 ‘음, 나는 어디 있지?’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누구나 ‘아나운서’는 잘나가고, 빛이 나고 성공한 직업이라고 여기지만, 그럼에도 저자는 2진 아나운서의 삶을 담담히 읊는다. 자신에게 따라주었던 직장운은 딱 메이저 방송사의 ‘합격’ 까지. 2진 아나운서로 십여 년간 해오던 스포츠중계와 피겨 중계를 타의 반으로 내놓게 되고, 조직 개편으로 pd까지 겸직하게 된다.
저자 역시 같다. 집에서는 엄마로서의 일상을 살기에 바쁘고, 회사에서는 갓 입사한 반짝반짝 빛나는 후배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존재감이 없을 지라도, ‘나만은 내편’이 되어 준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크게 일희일비 하지 말고 중심을 지키자!
5G 통신시대라지만 사회생활에서는 6G가 요구되는 요즘, 나는 가까스로 3.5G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복직을 앞두고 있는 요즘 입사 동기들이나 동생들의 말만 들어봐도 앞날이 아득하다. 휴직 전만 해도 자칭 ‘조직의 미세먼지’같은 존재라고 자조섞인 농담을 하고 있었는데 이젠 보이지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저자의 말은 나와 같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다.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시간대를 만나 언젠가 기어이 뭔가를 해낼지, 가만히 놔두어도 알아서 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때를 만나게 될 테니까.’p.39
자신만의 속도로, 자신만의 시간대를 만나 언젠가 기어이 뭔가를 해낼지, 가만히 놔두어도 알아서 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때를 만나게 될 테니까.’p.39
'나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p.93
그래 누가 뭐래든 나는 나고, 내가 잘나가든 말은 왈가왈부 하지 말지어다. 그대들이여!
저자가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곱씹은 문장 하나하나도 와닿는다. 누가뭐래든 나는 나고, 아무것도 아닐지언정 나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릴 필요는 하나도 없다.
회사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자신에게, 자신의 존재감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여겨질 때, 팀 왕고 언니로부터 어깨를 토닥거리며 '모든게 괜찮아, 넌 잘하고 있어' 위로를 받고 싶을 때 펼쳐들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