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 집회의 수행성 이론을 위한 노트
주디스 버틀러 지음, 김응산 외 옮김 / 창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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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주차

젠더 정치와 출현할 권리

 

기존의 사회 메커니즘은 흔히 말하는 메이저집단의 특성을 띄지 않는 이상 쉽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젠더 정치는 어느 문제를 접하더라도 쉽게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이에 다른 소수의 집단과 연대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촛불집회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처음 촛불의 시작은 소수였으나, 대다수의 연대로 인해 촛불여론은 메이저로 등극하였고, 나중에는 한국 정치사의 한획을 긋는 동력으로 작용하였다. 그 중심에는 인민이 있다.

해석의 잣대에 따라 범위가 달라질 수는 있으나 인민은 뜻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신체를 움직여 거리로 나간다.

 

2주차

연대하는 신체들과 거리의 정치 - ‘출현할 권리

출현할 권리라 함은 결국 인민은 거리에 나옴으로써 자신들의 뜻을 펼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고, 그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말에 따라 결국 어ᄄᅠᆫ 색을 띄는 집단이 거리에 나오더라도 궁극적으로 그들이 말하는 것은 평등한 삶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해석에 따라 주장하는 평등의 정의는 달라질 것이다. 결국은 살만한 삶을 위한 평등적인 사회를 요구하는 것이다.

 

3주차 불안정한 삶과 공거의 윤리

함께 모여서 침묵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버틀러의 생각은 아렌트의 공거와 맥락이 닿는다. 내용 중 p.177장의 말들이 제일 와닿는다.

첫째, 우리가 모르는 이들,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던 이들의 생명을 보존해야 할 책무를 지켜야 한다.

둘째,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셋째, 다른 선택옵션이 없기에 우리는 함께 사는 것이다.

 

4장 신체의 취약성, 연합의 정치

오늘의 사회는 신체의 취약성이 전략으로만 볼 수는 없다. SNS를 통한 연대와, 국민청원 등 인터넷 상을 통한 대중의 연대는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 여론 형성의 큰 역할을 하고 있기에.

 

우리인민” / 그릇된 삶에서 올바른 삶을 영위할 수 있을ᄁᆞ?

 

내 것인 이 삶은 삶의 가치를 차별적으로 할당하는 경향이 있는 세계, 나 자신의 삶이 다른 사람들의 삶보다 어느정도 더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세계로부터 나에게 반사되어 온 것이다.

p.283

 

사회가 발전하고 계급간 격차가 줄었다고 하나 보이지 않는 신분은 존재하고, 목소리의 크기또한 다르다. 그러한 사회속에서 나는 나름 인정받는 직업을 갖고 있다고는 하나, 내가 이 자리에 있음으로 누군가는 내가 갖는 목소리를 갈망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특히나, 오늘날과 같은 사회에서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정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 어떤 유명한 고전에서도 옳고 그름을 논하는 기준은 상이하다. 오늘날의 여러 법전들도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그렇다면 올바른 삶이란 무엇일까? 해결되지 않는 난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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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사이드 - 인종과 계급을 뛰어넘은 기적 같은 만남
마이클 루이스 지음, 박중서 옮김 / 북트리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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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산드라블록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애초에 영화로 접했던 이야기이기에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집을 수 밖에 없었다. 애초에 미식축구는 우리나라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이기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처음은 무슨용어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나, 읽으면 읽을수록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마이클 오어, 미식축구를 대표한 한 선수의 성장소설을 읽다보면, 가족의 중요성을 또한번 느끼게 된다. 마약중독자인 엄마와, 누군지도 모르는 아빠 사이에서 태어나 가족의 정이라고는 느낄 수는 없던 세월을 보낸 그에게 리앤은 엄마의 존재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

                            

잘 곳이 없어 이 곳 저곳 떠다니는 오어에게 첫 침대가 생기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체육관을 떠다 쉼터가 주어진다. 그러나 오어에게 주어지는 것은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사랑’이 필요했던 그에게 리앤가족은 오어가 한 사람으로서 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정을 나누어 준다.

서로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뜨거운 그들. 그렇기에 오어는 받은 사랑을 나눠주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책은 끝난다. 무엇보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으로서의 ‘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게 더 와닿는 그들의 이야기에서, 오늘 아침 또다른 총격사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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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 9 체인지 나인 - 포노 사피엔스 코드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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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집안에서의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생활 속에 스마트폰은 우리의 생활이 아니라 거의 한 몸이 되어가고 있다. 최재붕 교수의 전작 포노 사피엔스가 말했던 바와 같이, 우리는 이제 어디를 가든 스마트 폰이 없어서는 안 되는 문명으로 발전해버렸다.

 

특히나 사회 전반에 대한 발전 기조도 이와 같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많은 문화콘텐츠들은 개인이 접속할 수 있는 채널, 즉 유튜브, 넷플릭스 등에 맞춰져서 개발이 되고 있고, 이는 단지 젊은 세대가 아니라 전 연령을 아우르고 있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의 사회를 맞이하기에 앞서 새로운 포노 사피엔스시대의 문화 코드를 읽어내고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의 코드를 9가지로 꼽고 있다.

1.메타인지

2.이매지네이션

3.휴머니티

4.다양성

5.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6.회복탄력성

7.실력

8.팬덤

9.진정성.

9가지를 관통하는 것은 디지털플랫폼의 다양화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메타인지, 대규모 팬덤화가 일상이 된다 하더라도 인간에 기반을 둔다는 것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책에서도 모든 사람들은 포노 사피엔스라 정의하고, 그 기반으로 설명이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첫 챕터 메타인지에서도 모든 것은 검색하면 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대상에 대한 정의가 이루어진다.

 

메타인지로 인한 정의와 사고 범위가 달라지면 상상의 범위(이매지네이션)도 달라지게 되며, 특히 포노사피엔스는 인간성(휴머니티)의 정의가 기존의 인류와는 확연히 다르다. SNS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회적 관계망은 예전 사회가 한 국가 내의 관계에서 지구촌으로 범위를 넓혔던 글로벌 시대에서처럼 지리적, 물리적 거리의 제한을 넘어선 인간관계망을 형성하게 한다. 특히나 개인의 대한 개성이 존중받는 사회인 만큼 통일적인 개성을 강요받지 않는다.(다양성)

이렇게 각 챕터별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이어보면 확실히 사회가 스마트 폰의 등장이후로 많은 변화를 이룬 것 같다. 중세시대 르네상스를 통해 인간성에 대한 주목이 이루어졌다면, 근대사회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오히려 획일화된 단체문화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바뀌었다고 본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가, 우리의 자녀들이 살아남으려면 많은 정보를 접하고 시도해봐야할 것이다. 한 권의 책으로 모든 것을 정의내릴 수는 없겠기만, change 9는 적어도 앞으로의 미래에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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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어서야 딸이 되었다
소효 지음 / 필름(Feelm)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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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관계 중에 단연코 으뜸은 엄마와 딸의 관계일 것이다.

시집가서 너 같은 딸 하나 낳아봐야 내 맘을 알거야라는 문장 한마디로 모든 것이 정리되는 엄마와 딸의 관계는 사전적 정의로든, 학술적 정의로든 무엇으로도 정의 내릴 수 없는 관계이다.

 

사랑하기는 하지만 때로는 무례하기도, 때로는 어렵기도, 알 수 없는 엄마, 나의 엄마, 우리의 엄마. 이 책은 그런 엄마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은 총 4가지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딸이었던 주인공이 가족을 만나서 엄마가 되고, 숨겨져 있던 엄마의 마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는 부모가 되어야만 엄마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그 유명한 명제를 입증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굳이 엄마와 딸의 이야기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작은 사회집단이라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성장하고, 이해하는 모습에 우리의 일상은 어땠는지 생각하게 한다. ‘엄마라는 이유로 언제나 내편에 있을 것만 같고, 언제나 함께할 것 같아 무의식적으로 소홀하게 대한 적은 없는지, 그림과 함께 한 장씩 넘겨가면서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 보게 한다.

 

그렇기에 엄마에 대한 생각이 들 때 읽으면 눈물이 돌 수도 있다. 읽는 이가 그랬다면, 그림을 통해 엄마를 이해하고 잠시나마 반성을 했기에 흘리는 행복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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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끌어당기는 프로의 언어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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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언어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고 한다. 다른데서 꿀리지 않는 말발의 소유자라 칭해지고 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공포증을 갖고 덜덜 떨거나, 에둘러 말한다. ‘문과감성의 소유자라고 핑계는 대지만 사회가 그런 핑계를 허락해주는 호락호락한 곳이던가.

 

그러기에 복직을 앞두고 최대의 고민은 간결하게 보고하는 법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보면 팀장들과 그렇게 말을 잘 나누던데 나는 왜 안되는것인지. 부럽기만 하지말고 책읽고 바꿔보기라도 할테다 다짐하던 찰나에 만나게 된 책.

 

저자인 사이토 다카시는 교육자의 면모를 곳곳이 보여준다. ‘프로의 책답게 언어에 대한 저자의 가르침이 간결하다. 앉은자리에서 가볍게 읽어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이렇게 말해야 하는지 와닿는게 읽음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고, 실천력을 높여준다. 특히나 여러 연설문 샘플을 함께 싣고 있어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현실감이 있다.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챕터의 제목 자체가 프로의 언어.

 

1장 논점을 분명히 한다.

2, 마음에 다가간다.

3,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4,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5, 강한 인상을 주는 훅이 있다.

 

저자가 다작으로 유명하다더니, 책을 써왔던 경력, 교직에 있던 세월이 느껴지는 것 같이 제목을 깔끔하게 지었다.

 

읽고 나서 각장의 타이틀을 업무수첩에 적어두었다. 아직은 프로의 언어를 구사하진 못하더라도 준프로, 이과감성의 간결한 말을 해볼 수 있을 듯하다. 저자가 제시한 5가지 장, 26가지의 방법은 아무리 비슷한 문화권의 나라라도 우리나라와 차이가 있는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모두 따라할 수는 없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여 실천한다면, 확실히 지금보다는 더 매력적으로 말을 하는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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