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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향신료 세계사
장 마리 펠트 지음, 김중현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10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요즘은 세계 어디에서나 후추, 생강, 마늘 같은 향신료를 손쉽게 접하잖아요. 하지만 인류 역사에서 이 작은 향신료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고 하니 엄청 신기합니다. 식물학 및 약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팡파르 퀘트가 집필했다고 하는데요. 향신료라는 매개체를 통해 고대 이집트부터 대항해시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권으로 쫙 정리했더라고요. 표지에 적힌 “콜럼버스, 바스쿠 다가마, 마젤란이 목숨 걸고 찾아 헤맨 것은 신대륙이 아닌 ‘후추’였다!”라는 문구는 매우 신기하게 다가옵니다. 요즘 흔하게 쓰이는 후추 하나 때문에?

16세기 말 네덜란드는 인도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향신료 무역에 물꼬를 텄다고 하는데요. 1602년에는 최초의 주식회사 형태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는 기존의 해양 강국이었던 포르투갈과 에스파냐를 위협하며 말루쿠 제도와 자바섬을 점령하고, 오늘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거점으로 막강한 식민 제국으로 부상했다고 합니다. 공급을 통제하고 독점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향신료 나무를 자르고 파괴하기까지 했던 네덜란드의 잔혹한 행적은, 인간의 탐욕이 향신료라는 작은 식물 자원을 만나 어떻게 세계를 식민지화하고 비극을 낳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더라고요.

단순한 역사적 사건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약학·식물학적 분석을 곁들인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되었는데요. 앞서 저자분이 식물학과 약학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것을 서평 글의 앞머리에 넣은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페이지 177에서는 생강의 약리적 효능(위액 분비 촉진, 구토 완화, 간 보호 효능 등)을 설명하는 동시에, 생강나무와 개미 사이에 존재하는 기묘하고 절묘한 공생 생태도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아직 봉오리 상태인 생강꽃은 단맛을 내는 밀선을 이용해 ‘보초’ 개미를 유인한다는 거죠. 먹거리를 얻은 개미는 꽃이 피기도 전에 어린 꽃잎을 해치려는 애벌레나 다른 벌레들을 물리쳐 주며 생강을 보호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꽃이 피면 생강나무는 풍부한 감로로 두 번째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분을 매개한다고 하네요. 이처럼 식물이 자신을 지키고 번식하기 위해 진화시켜 온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풍부한 성분들이, 결과적으로 인간의 건강과 문명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더라고요. 음료에 넣는 생강 한 조각에 수많은 항해사들의 목숨을 건 도전과 제국들의 전쟁, 그리고 자연이 숨겨둔 오묘한 생태학적 지혜가 담겨 있었다니 매우 신기합니다. 세계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다채롭게 이해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 그런 호기심을 충분히 채워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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