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식과 부끄러움 - 현대소설 백년, 한국인의 마음을 본다
서영채 지음 / 나무나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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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고등종교별로 왜 사랑실천의 차이가 있는지궁금했다. 그래서 명상이니 마음챙김이니 하는 대승의 소승적 적요를 회의했고냉소했다. "나는 명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술담배를 즐겼던, 호스피스의 창시자 퀴블러로스가 성직자들에게한말이다. 이책 332쪽에서야 비로소 나의 의문이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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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사회학 -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
김덕영 지음 / 길(도서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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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를 시작하면서>에서 저자는 "내가 이 책에서 논증하고자 하는 바는 이른바 한국 사회학 이론은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 사회학 이론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천명한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이 서론이 가장 인상 깊었다. 설득 당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책을 통해서 얻은 수확이 있다면, 이런 저런 비난으로 '갖다 버린' 오귀스트 콩트와 허버트 스펜서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된 것이다. 


내가 아는 그 콩트와 스펜서가 아니었다. 콩트는 사랑이 넘치는 재야학자였고 스펜서는 다학제적 독학자의 전범이었다. 나는 두 사상가에 특별히 몰입했다. 하여, 이들의 국역본을 찾아봤다. 스펜서의 책은 거의 없어서 구할 수 없었지만, 콩트의 <실증주의 서설>은 간신히 득템.  


늘 믿고 보는 일급의 이론사회학자 김덕영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큰 숲을 보여주면서도 거의 모든 디테일들을 놓치지 않는 실력은 과연 절륜했다. 향후 지성사/사상사 작업에 대한 계획에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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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숨겨진 이야기 - 돈키호테에서 해리포터까지, 지적 장애를 표현하는 방식에 관하여
마이클 베루베 지음, 방진이 옮김 / 이론과실천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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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달장애인을 모르면, 마치 소크라테스가 설한 검토되지 않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지식인들의 주둥이를 그래서 나는 오래 쳐다본다.

 

(얼마전 한 방송에서 소설가 장강명이 21세기 최고의 책이라며 가지고 나왔다. 앤드류 솔로몬의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 그것이다. 장강명은 그 실태에 충격받았고 대안 없음에 혼란한 침묵을 보였다)

 

발달장애인은 맞아도 이유를 모르고 개선되지 않으며 신고할 줄도 모른다. 아기처럼, 식물인간이나 치매환자처럼.(정신장애인의 지능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 이들 앞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와 방식을 묻지 않는 게 불가능하다. 어쩔 줄 모르게 된다, 아토 퀘이슨 말한 미학적 불안감이다. 장애와 비장애의 만남의 생기-사건. 특별히 사회 뒷문으로 추방당한 발달장애인들과의 만남에서.(나는 다른 장애인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 참고로, 언젠가 나는 뇌성마비장애인이 장애인활동지원사에게 개만도 못한 갑질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왜 왜 왜.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내 생이 부정당하는 충격과 살 떨리는 혼란은 수년간 지속된다.

오죽했으면 그 민감한 시몬 베유는 aesthetic nervousness를 넘어 발달장애인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을까!!!

 

이 책은 지적 장애를 통해 우리의 읽기의 방식을 바꾸게 한다. 발달장애인은 그냥 등장하는 불쌍한 인간이 아니라 우리의 상식적인 세계관, 인과관계, 정체성, 윤리적 판단 등을 따져 묻게 하는 내러티브 전복 장치로 매복돼 있다.

 

요컨대 발달 장애인이 서사의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도/않더라도 윤리적·정치적 핵심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실증하고 있다.

 

예로, 해리 포터시리즈에서 덤블도어의 여동생 아리애나는 전체 플롯에서는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천재적인 오빠의 인생 방향을 결정짓는 윤리적 축으로 기능한다. (이것은 마치 우리의 상식합리적 생활어떤 믿음에 기반한 감정을 무의식적 토대로 하고 있어, 감정이 모든 이성적 판단 근거에 '앞서 있음'을 모르고 있다고 간파한 마사 누스바움을 환기시킨다, 내게는)

 

그놈의 마음이론과 진화생물학도 장애 앞에서는 한계가 드러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도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나 이상의 <오감도> 앞에서는 지적 장애를 겪는다는 것이다.

 

(왜 나브코프의 창백한 불꽃읽기에 실패했는지 알게 되어 좋았다. 돈키호테해석은 선을 넘은 듯도 같으나 신선한 일리(一理)의 해석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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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funeral 2026-02-07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사 누스바움의 <형오와 수치심>에서 이분과 이분의 아들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특히 6장
 
권력의 심리학 - 누가 권력을 쥐고, 권력은 우리를 어떻게 바꾸는가
브라이언 클라스 지음, 서종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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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잡은 이들이 부패하는 것이 아니라 부패할 만한 이들이 권력을 잡는 것이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의 대답은 ‘둘 다 맞다’이다.

절대권력이든 그냥권력이든 똑같다. 히틀러든 엄석대든 똑같다. 스탈린이든 양진호든 노가다판 청소반장이든 똑같다. (마사 스튜어트가 The Sociopath Next Door에서 말했듯, 소시오패스들도 각자 처한 위치와 지위에 맞게 패륜의 규모와 심도를 가늠한다)

희망?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비세습적 방식으로 평화롭게 이양한 경우는 없다. 있었다. 극히 희귀하게.

저자가 말하는 희망이 하나 있긴 있다.
저자가 강력히 제안하는 바, 권력을 가진 자들만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는 권력을 가진 자들 스스로가 그런 자기감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것이다.(내가 아는 유일한 사례는 성남 시장 시절 자신의 집무실에 CCTV를 설치했던 어떤 분 이야기뿐이다)

여하간, 결론은 이렇다.
힘을 가졌다는 것은 심각하게 이기적이고, 동정심 없고, 위선적이고, 비열하고 잔인하게 힘을 남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을 가능성은 애시당초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격을 시험해보고 싶다면 그에게 권력을 주어 보라. 링컨의 말이다. 링컨 할아버지가 말했다해도 그럴 필요 없다. 뻔하다. 검사까지 갈 것도 없다. 시골 이장만 봐도 알 수 있다.

읽으면서 계속 나는 감사하며 해방신학의 대표 명제를 읇조렸다. '엑스트라 파우페레스 눌라 살루스(Extra pauperes nulla sa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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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과 부끄러움 - 현대소설 백년, 한국인의 마음을 본다
서영채 지음 / 나무나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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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은 다음에 감상을 쓰는 편인데, 이 책 5장 그러니까 <가난과 부끄러움의 윤리>는 읽으면서도 그리고 읽고나서도 솟구치는 과잉 열기를 진정시키지 못해 써버린다.

가난하게 태어나 가난하게 살면서 수없이 숙고했을 부끄러움과 부끄러움의 부끄러움. 가난한 나, 편재하는 타인의 시선, 감출 수 없는 속물적 인정욕의 갈망 등으로 점철된 서글픈 인생을 거쳐 봤다면, 그렇지만 전염되지 않으려고 타락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쳐 본 이라면 이에 대한 숙고를 피할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이 탁월한 에세이에 나는 한가지 더 첨가하여 숙고해본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 꽤나 숙고해봤기 때문이다. 복수욕망이 그것인데, 이 자본주의의 근본정념 같은 것이 윤리적 부끄러움을 무기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원한감정은 속물적 부끄러움에 머물게 한다. 초월적 윤리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

'맵시 곱고 정갈스런 누님'(243쪽)에 대한 증오가 왜 없었겠는가.

속물적 윤리, 즉 가난해서 부끄럽다는 그 마음은, 억울하면 출세하라(240쪽)라는 복수욕과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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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funeral 2026-01-21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뒤를 이어 읽어보니, 복수와 복수심, 증오 등에 대해 정치하고 격렬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