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적인 엄밀함을 넘어선 저자의 고요한 관조가, 일상을 난동없이 평정하게 살 수 있게 하는 철근 같은 힘이 된다. 무-의식이라는 인식론적 간과나 습벽 혹은 타성이, 우리가 얼마나 나와 사람과 세상에 모욕을 주는지, 이토록 담담하게 보여주다니! 그래. 그건 영혼의 공백일 것이다. 짐승 같은 폭력적 쾌락과 돈돈돈으로 압축할 수 있는 대화의 기원은.우린 도대체 가렵지 않아도 긁고, 고프지 않아도 처먹는 와중이다.빛나는 통찰. 맑고 잔잔한 사색과 문장. 탁월한 감동. 맞다. 다시 장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