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으로 가는 길 - 역사와 인문학의 세계 정원 순례
질 클레망 지음, 이재형 옮김 / 홍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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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디자이너, 생태학자인 질 클레망의 정원을 주제로 한 역사적, 철학적 사유를 담은 책. 

전문적이고 어렵지만 가끔은 이런 깊이 있는 책을 읽고 싶다. 이해하든 못하든. 

수학, 물리 법칙의 어렵지만 정연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보듯. 

베르사유 왕궁 정원을 보고 싶다. 

그 여름의 꿈같던 소쇄원 생각도 난다. 

현실 저 너머의 정원은 참 좋다. 

in book

유목민들은 정원을 만들지 않는다. 

최초의 정원은 방랑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던 인간의 것이었다. 

... 그러나 정원의 원칙은 언제나 같았다. 즉 낙원에 최대한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다. 

시골에서는 정원jardin이라는 단어가 다름 아닌 채소밭을 가리킨다. 그 나머지는 다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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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초 : 한 남자 사랑의 기초
알랭 드 보통 지음, 우달임 옮김 / 톨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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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의 17년만의 장편소설. 

소설이라고 하지만 일기나 에세이에 가깝다.

결혼 이후 배우자에 대한 느낌, 아이들을 키울 때의 벅찬 행복과 일상의 디테일. 결혼에 바라는 터무니없이 이상적인 목표, 양립할 수 없는 욕망들. 

부모로서, 배우자로서 보여주는 때로 가식적이고 연극같은 모습과 자라지 않는 유아의 마음을 함께 가진, 죽음의 사그러짐을 이전보다는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중년의 상념들. 

언제나 빨리 읽어지고 손에서 놓기 싫은 보통의 책. 

그나저나 결혼은 사랑의 무덤이 될 수 밖에 없나보다. 
현실 저 너머에만 존재하는게 연인이고 로맨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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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 - 시대가 만든 운명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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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가장 총명한 선비가 지극히 곤궁한 지경을 만나서 종일토록 사람 소리나 수레바퀴 소리가 없는 곳에서 외롭게 지낸 뒤에야 경전과 예서의 정미한 뜻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을 뿐이다. 천하에 이런 공교로움이 있겠느냐.'

마음과 뜻이 통하던 정조와의 충만하고 믿음직한 교유, 유일한 독자이자 지기, 형제였던 정약전에 대한 그리움, 두 아들의 교육에 대한 애닯음으로 간절히 보내던 편지, 현세보다 후세를 기약하며 지극한 고요함으로 학문을 이룸, 시대를 뛰어넘는 실용과 평등, 열린 정신. 

언젠가 정약용은 천주교 박해의 시대 분위기 속에서 배교한 인물이라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종교 문제를 떠나 그에게는 어떤 올곧은 신념과 강인한 정신력이 있었던 것 같다. 
지은 저술도 방대하기 이를 데 없다. 

폐족이 된 것이 오히려 학문을 닦고 독서하는 데는 지복이라며 두 아들을 격려하는, 잔소리에 가까운 편지가 참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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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러브
벨 훅스 지음, 이영기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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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 특히 성적인 매력에 기초해 다른 사람에게 아주 깊고 뜨거운 애정을 느끼는 것 

이라는 낭만적 사랑을 강조하는 정의에 반대하고 사랑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면서 논지를 풀어 나간다. 

사랑 :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정신적인 성장을 위해 자신의 자아를 확대하려는 의지

약간의 불친절함과 무시가 뒤섞이고 때로는 극도의 무자비함이 뒤섞인 보살핌과 애정은 사랑이 아니다. 학대는 사랑의 어떠한 측면도 아니며 그 둘은 양립할 수 없다. 

육아에도 적용할 수 있을 듯...
보살핌과 사랑은 다르며, 자녀는 이를 충분히 구분할 수 있으며, 사랑 없는 보살핌과 그로 인한 결핍과 상처는 성인이 된 후에도 늘 그림자를 드리운다. 치유를 갈망하게 되고, 어떤 비뚤어진 못난 행동양식을 되풀이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지나간 일련의 만남을 생각해 보라.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냉정하게 바라보고 만약 사랑이 아니었다면 아니었다고 쿨하게 인정하자. 자기합리화는 마음을 더 병들게 할 뿐.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송혜교의 결정적 아픔은 어린 시절 사랑의 부재에서 오며, 그 인생을 상처로 뒤덮는다. 

논점이 분명하고 예리한 책은 단 몇줄의 논지만으로도 찬사할 만하다. 

순간적으로나마 뇌의 잠자던 부분을 깨우는 듯.

in book

정의는 상상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은 실현할 수 없다. 

어려운 길은 전환의 길, 외로움에서 고독으로 전환하는 길이다. 외로움은 고통스럽지만 고독은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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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는다는 말
김연수 지음 / 마음의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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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중순은 김연수의 산문과 함께 했구나. 

책을 읽고 기록함으로써 사라지는 그 무언가를 편린으로나마 잡아두고 싶은 것일까. 

달리기에 담긴 철학을 주로 말한 하루키의 수필집과 유사하다. 

'긍정적 중독' 이란 말은 긍정적인 말일까 부정적인 말일까. 
아무리 긍정적 가치를 지닌 행위라 할지라도(달리기나 독서 같은) 그게 만약 중독에 가까워진다면, 이미 비뚤어지고 왜곡되어 버리는 게 아닐까. 

김연수의 요는...

현재를 감각하라. 

그러면서도 유년과 청춘의 노스탤지어가 이야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김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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